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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내부 현안 집중...대선까지 현재 분위기 이어갈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 등에 관한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주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 등에 관한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주재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부적으로 직면한 위기 극복에 주력하기 위해 대외적인 언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최대 행사인 당 창건 기념일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대선 전까지는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북한은 선군절 60주년을 맞은 25일에도 어떤 대외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초대형 방사포 등을 선 보이고, 과거 선군절에 맞춰 핵 무력과 국방력 강화를 언급했던 때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지난 18일,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한 연합훈련이 시작된 가운데, 다음날 열린 전원회의에서도 미국이나 한국을 겨냥한 메시지는 없었습니다.

다만, 북한은 내년 1월 노동당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당분간 북한이 내부적으로 직면한 과제 해결에 집중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연구소 IISS 연구원은 2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내부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분명 있는 것 같으며, 이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연구원] “There could be some dissatisfaction with the regime, when the economy is impacted people…”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북한의 국경봉쇄 정책이 북-중 교역 규모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려, 이에 영향받은 주민들이 정권에 대한 불만을 느끼게 됐을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대한 `민심 달래기’ 등 내부적인 위기 극복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지난 13일 북한 평양 기차역 입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승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지난 13일 북한 평양 기차역 입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승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또 대외 메시지를 줄인 북한의 최근 행보는 공을 미국 측에 넘긴 이전 입장의 연장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연구원] “It’s a continuation of their belief that the ball is on US’s court and it’s up to US to make a significant concession in order to resume a negotiation and meanwhile, North Korea will continue to improve their nuclear arsenals.”

미국이 확실한 양보를 하기 전에는 협상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며, 그동안 핵무기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캔 고스 미 해군연구소 국장은 올해 북한은 대외 행보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As we’ve seen the recent politburo meeting and the decision that to have a congress in January.”

지난 19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내년 1월 노동당 대회 소집을 결정했다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따라서 북한은 미국 대선 승리자가 확실해질 때까지 침묵이 최선책이라 보고 상황을 그저 관망하며, 이후 일정에 맞춰 새로운 방향을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고스 국장은 또 북한이 여러 도전을 한꺼번에 겪고 있다며, 당면과제부터 해결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 여파와 제재에 따른 경제난, 최근 홍수 피해에 이어 태풍의 영향권에까지 들어 있다는 겁니다.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에 북한이 과연 어떤 언급과 행동에 나설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 행사를 위해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형 공사를 진행하고, 학생들을 기념행사 준비에 동원하는 등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I think that the October 10th celebration, I think that it is the next big event to really watch and what they do.”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4주년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4주년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따라서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이 과연 75주년을 맞는 이날 기념행사에서 무엇에 주목하며, 어떤 대외 메시지를 보낼지 관심이 쏠린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한편 적어도 11월 대선 전까지 북한의 대미, 대남 메시지는 제한적이며, 큰 도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담당국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성과로 내세우는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발사 중단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Kim Jong Un will also hold on any nuclear or ICBM tests for now. Kim does not want to become a U.S. presidential issue as it will force Trump to go back to the days of fire and fury rhetoric.”

카지아니스 국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이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화염과 분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모두 북한에 누가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지를 두고 경쟁하게 될 것이고, 이는 북한도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는 설명입니다.

고스 국장 역시 북한이 미국과의 합의는 지키는 등 ‘레드라인’은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대선 전 중거리 미사일과 잠수함발사 미사일 시험, 단거리 탄도미사일, 또 오는 10월 당 창건 기념일

행사에서 새로운 무기를 선보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미국과의 합의를 깨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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