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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한 남포 석탄·유류 항구 드나든 선박 최소 100여 척


175m로 추정되는 대형 선박이 올해 2월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에 정박한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이 선박의 적재함 위로 크레인이 뻗어 있으며, 적재함 안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물체로 가득하다. 출처: 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175m로 추정되는 대형 선박이 올해 2월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에 정박한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이 선박의 적재함 위로 크레인이 뻗어 있으며, 적재함 안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물체로 가득하다. 출처: 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유엔 안보리 대북 금수 품목인 석탄과 유류를 운반하는 선박들이 올해 100여 차례 북한 남포 항을 드나든 것으로 민간위성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북한에 반입되는 정제유의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를 촬영한 24일자 위성사진에 대형 선박 2척이 정박한 모습이 찍혔습니다.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포착된 이들 선박들은 길이가 각각 약 150m와 130m로, 며칠 전까지 해당 지점에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정박이 이뤄진 시점이 최근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들 선박 2척은 모두 선박의 적재함 덮개가 열려 있는 상태로, 정박 지점이 석탄 항구인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석탄을 싣거나 내리고 있는 상황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를 촬영한 올해 12월과 11월, 9월, 8월, 4월(위에서 아래로) 위성사진. 대형 선박이 정박한 장면이 확인되는 가운데 대형 선박이 소형 선박에 의해 이동하는 모습도 일부 사진에서 확인된다. 출처: Planet Labs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를 촬영한 올해 12월과 11월, 9월, 8월, 4월(위에서 아래로) 위성사진. 대형 선박이 정박한 장면이 확인되는 가운데 대형 선박이 소형 선박에 의해 이동하는 모습도 일부 사진에서 확인된다. 출처: Planet Labs

같은 항구를 촬영한 다른 날짜의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이런 방식으로 12월 한 달 동안 최소 5척의 선박이 이 항구를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시간을 되돌려 올해 1월부터 살펴보면 이달 24일까지 해당 항구에 정박한 선박은 최소 71척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월별로는 11월 9척이 해당 항구에서 포착돼 가장 많은 선박이 드나든 시점으로 기록됐고, 이어 8척씩이 확인된 2월과 5월, 8월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1월과 3월, 7월 등은 단 3척씩이 발견돼 평소보다 정박한 선박의 숫자가 적었습니다.

위성사진이 촬영되지 않거나 구름으로 인해 촬영이 불가능한 날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해당 항구에 정박한 선박은 71척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2017년부터 북한 석탄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 선박들이 석탄을 실어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로 향했다면, 이는 명백한 대북제재 위반입니다. 올해 2월 촬영된 또 다른 위성사진 서비스의 사진을 살펴보면, 좀 더 자세한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된 해당 위성사진에는 길이가 175m에 이르는 대형 선박이 석탄 항구에 정박한 모습이 확인됩니다.

특히 이 선박의 적재 공간 위로 석탄 등을 옮기는 대형 크레인이 뻗어 있어 당시 석탄을 싣는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선박은 최근 미국 정부가 대북제재 위반 등을 이유로 압류해 매각 처리한 와이즈 어네스트 호(177m)와 길이가 비슷합니다.

앞서 와이즈 어네스트 호는 이곳 남포 항에서 석탄을 실은 뒤 인도네시아로 향했다가 억류됐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포의 해상 유류 하역 시설에서도 유조선으로 추정되는 선박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올해 남포의 해상 유류 하역 시설에 정박했던 선박은 최소 47척이었습니다.

올해 7월1일부터 나흘 동안 남포 해상 유류 하역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대형 유조선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출처: Planet Labs
올해 7월1일부터 나흘 동안 남포 해상 유류 하역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대형 유조선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출처: Planet Labs

구체적으로는 올해 4월을 제외하고, 매월 2~6척의 유조선들이 해당 시설에 1~2일간 머물다 떠나는 형태를 보였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은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약 150~200m 떨어진 해당 지점이 수중 파이프로 연결된 ‘해상 유류 하역시설(offloading buoys)’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유조선들은 외부에서 확보한 유류를 이곳 하역시설을 이용해 내륙으로 운반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에 반입될 수 있는 정제유의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북한이 매년 연간 상한선을 크게 넘어서는 유류를 반입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올해 7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선박이 실을 수 있는 유류의 양을 33%와 50%, 90%로 가정해 이 기간 최소 40만 배럴에서 최대 100만 배럴의 정제유가 북한에 반입됐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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