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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O "북한 작황 조사 무산"...6년째 현지 실사 못해


FAO/WFP 조사팀이 지난 4월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에서 식량 안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WFP/James Belgrave.
FAO/WFP 조사팀이 지난 4월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에서 식량 안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WFP/James Belgrave.

유엔의 북한 현지 농작물 수확량 조사가 올해도 무산됐습니다. 6년째 북한 주민들의 정확한 식량 사정을 파악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정보.조기경보국 GIEWS의 마리오 자파코스타 국장은 19일 VOA에, 올해 북한 현지에서 유엔의 작황 조사가 실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 WFP는 북한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작황 조사를 위해 북한에 실사단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FAO관계자는 VOA에, 현지 조사 문제와 관련해 북한 당국과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3월 WFP와 FAO가 북한에서 긴급 식량안보 평가(Rapid Food Security Assessment)를 실시한 이후 조사의 연속성을 위해 10월에 작황 조사를 실시할 것을 유엔이 제시했지만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파코스타 국장은 북한 현지 조사 없이는 구체적 현황을 아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자파코스타 국장] “Between not going and relying on some remote sensing information, we have to make our best estimates using what we have.”

원격탐사 장비와 고해상 사진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는 현지 활동을 통해 교차 점검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들어가지 않고는 가용한 자료를 이용해 최선의 추정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1995년부터 매년 한 두 차례 실사단을 북한에 파견해 작황과 식량안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방북 조사는 2000년대 들어 4차례 중단되기도 했지만,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3년 연속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올해까지 북한 당국의 요청이 없어 조사가 무산됐습니다.

작황 조사는 일반적으로 본격적인 추수 직전이나 추수 시기에 실시됩니다. 실사단은 현지 관리들과 협동농장 관계자들을 만나고, 수확 또는 재배 중인 곡식을 점검해 수확량과 식량 부족분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아울러 식량 사정이 취약한 지역을 선정해 병원과 개별 가구 등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주민들의 식량 섭취량과 확보 경로,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합니다.

다만, 작황 조사는 6년 간 중단됐어도 올해 3월 29일부터 보름 간 긴급 식량안보 평가는 실시됐고, 유엔은 이 자료를 토대로 국제사회에 대북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한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북한이 올해 수확량 조사는 거부했지만 식량안보 조사는 내년에도 허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권태진 연구원장] “내년에 북한 작황이 전반적으로 나쁘다면, 주로 식량 소비 측면에서 한 번 북한에 들어가서 조사를 하는 그런 과정을 거칠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결국 생산 관련 자료는 북한 당국이 준 자료를 쓰고, 소비 측면에서는 FAO가 어느 정도 현지 조사 형태..”

국제기구들은 북한의 올해 수확량이 예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FAO는 ‘식량안보와 농업에 관한 조기 경보’ 4분기 보고서에서 2019년 상반기 내내 극심한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9월에 태풍 ‘링링’ 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북한의 올해 농작물 생산량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지구관측 국제 농업 모니터링 그룹’도 ‘조기경보 작황 모니터’ 11월호에서 올해 불규칙적인 강우량과 낮은 저수율 때문에 곡창지대인 황해북도, 황해남도, 평안남도 지역의 곡물 수확량이 예년 평균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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