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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농무부 "북한 식량 상황, 아시아 최악"...전문가들 "국가자원 우선순위, 군사력 아닌 민생에 둬야"


지난 2010년 9월 서울 전쟁기념관에 북한 식량난을 소개하는 사진이 전시됐다. (자료사진)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이 아시아에서 예멘 다음으로 최악이며 10년 뒤에도 비슷할 것이라고 미국 농무부가 새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부가 국가 자원을 곡물 생산에 필요한 비료와 농기구 등 물자 공급이 아닌 군사력에 계속 집중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농무부 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연례 ‘국제 식량안보 평가 2019-2029’ 보고서에서 현재는 물론 10년 뒤에도 북한의 식량 상황이 암울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올해 북한 인구의 57.3%인 1천 460만 명이 식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추산하면서, 10년 뒤인 2029년에도 41.6%인 1천 110만 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한 겁니다.

또 인구 1인 당 건강한 삶에 필요한 하루 기본 열량인 2천 1백 칼로리를 기준으로 북한은 올해 1인 당 평균 414칼로리가 더 필요하고, 10년 뒤에도 356칼로리가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아시아에서 내전으로 국가 경제가 파탄난 예멘에 이어 두 번째로 열악한 것으로, 세계 최악의 빈곤 지역인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농무부는 전 세계 식량 상황이 가장 열악한 76개국을 분석하면서, 앞으로 국제 식량가격 하락과 가계 수입 증가로 식량 부족 인구는 현재의 19.3%, 7억 8천 200만 명에서 10년 뒤에는 9.2%, 3억 9천 900만 명으로 45%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5년 간 국내총생산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앞으로도 10년 간 1.1%의 성장이 예상돼 개선이 느릴 것이란 전망입니다.

[버지트 미트 농무부 경제연구소 국제담당 조정관] “But to put it simply, per capita income growth is the most important driver in this model for future food security improvements.

미 농무부 경제연구소의 버지트 미트 국제담당 조정관은 26일 VOA에, 국제기구들의 1인 당 GDP 전망치가 북한의 식량 평가 전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식량 부족 인구가 10년 뒤 350만 명이 감소해 전체 인구의 41.6%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농무부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쌀 수확량을 지난 10년 새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슷한 136만t(도정 후 기준)으로 전망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에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21일 VOA에, 북한 정권이 국가 자원의 우선순위를 식량 등 민생이 아닌 군사력에 계속 두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Food production is an important goal for the North Korean government but it's not enough of a priority that it could do better in terms of their own national investment.”

식량 생산이 정부의 중요한 목표라고 선전하지만, 핵·미사일 등 군사력 증강에 국가 자원을 과도하게 투입해 식량 증산에 필요한 비료와 트랙터 등 물자를 원활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포전담당 책임제, 즉 개인에 대한 생산 인센티브, 분조와 개인에 대한 경영관리 권한 등을 더 부여한 제도를 추진했지만 매우 제한적, 시범적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You do not have enough private incentives to make the farmers interested in growing more.

식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의 우선순위를 군대 등 특수 기관에 두기 때문에 농부들이 인센티브를 받기 힘든 구조란 겁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비핵화보다 비집단화”라고 강조합니다.

협동농장이나 기업소의 집단화를 시범적 포전제에서 개인화로 바꾸고 정부 할당량을 크게 줄이는 등 집단적인 조직체계를 개혁하면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신형 무기 개발과 지속적인 식량난을 볼 때 북한 정부의 근본적인 개혁 움직임은 아직 없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부가 곡물 수확에 필요한 물적 공급을 확대하고 분배제도를 명확히 한다면 아시아 바닥권인 식량 부족 상황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농무부 보고서는 대륙별로 식량 상황이 최악인 나라로 아프리카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에리트리아 남미는 아이티를 꼽았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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