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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연장 촉구하는 미 의회… 트럼프 행정부 한-일 갈등 ‘중재’역 주목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미 의회는 오는 23일 종료를 앞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연장을 촉구하는 기류가 강합니다. 특히 하원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야 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맞서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종료를 결정한 지난 8월 23일.

미 하원에서는 한국 정부의 결정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은 바로 다음날 성명을 내고, “지소미아는 역내 안보 위협에 대한 미 동맹국들 간 공동의 이해에 기여하는, 어렵게 체결된 중요한 합의”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엥겔 위원장은 특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정당성이 한국과 일본의 오랜 역사적 문제와 별개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문제가 된다”며, “고조되는 한-일 갈등이 두 나라뿐 아니라 역내 전체에 영향을 주는 실질적인 국가안보 협력을 방해하도록 두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맥카울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일 간 정보 공유의 미래가 안개 속으로 빠진 데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의원들의 이런 우려는 악화된 한-일 갈등 전반에 관한 우려가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상하원이 미-한-일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결의를 잇따라 채택한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입니다.

상원의 결의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초계기 위협 논란 등으로 한-일 갈등이 불거진 지난 4월 채택됐습니다.

또, 하원의 결의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이어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지 한 달 뒤인 지난 9월 말 채택됐습니다.

맥카울 의원은 당시 본회의 연설에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물론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등 악화된 한-일 갈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녹취:맥카울 의원] “Japan has now banned certain products to be exported to South Korea, which are used by South Korea, and Samsung…”

맥카울 의원은 “일본이 특정 품목의 한국 수출을 금지해 미국의 최대 해외 투자업체인 삼성이 반도체 칩을 만들어 미국에 보내는 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일본의 조치로 미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원 외교위 아태 소위원장인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의원은 VOA에,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학물질 수출 규제 조치가 당혹스럽다”며, 양국 갈등은 미국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셔먼 의원] “It's really bad for America and really unfair for America to have to defend two countries that will not coordinate in defense of each other and of the region…”

일부 의원들은 미국이 정상급에서 한-일 갈등을 적극 중재할 것을 트럼프 행정부에 촉구해 왔습니다.

엥겔 위원장은 지난 7월 VOA에, 미국이 한국과 일본 중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외교를 북한이 아닌 한-일 갈등 해소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엥겔 위원장] “I really don't want to take a side on the trade issue, other than to say that I would hope the United States could use its good offices to help mediate any difficulties…”

엥겔 위원장과 맥카울 의원은 지난 9월 말 유엔총회 개막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고위급 지도력을 통한 한-일 갈등 중재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셔먼 의원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출신 민주당 하원의원 14명도 지난달 말 한-일 갈등 중재를 촉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며,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이을 다리를 재건하도록 도울 시기가 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중재 역할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제임스 리시 의원은 VOA에, “미국은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한다”며 “결국은 주권을 가진 두 나라가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리시 위원장] “The US plays a role as a catalyst, … but it's really up to the two sovereigns to resolve…”

한-일 양국이 스스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생산적인 경우에만” 한-일 갈등 해소에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루비오 의원] “Only if it's productive. That's a long and historical friction that we might end up making things worse, not better. So we have to be very careful…”

한-일 문제는 오랜 역사적 갈등이기 때문에 미국이 문제를 더 악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이 미-한, 미-일 이중 정상회담 또는 각 정부 당국자 간 직접 회동을 통해 한-일 양국에 ‘서로를 존중하고, 지금은 싸울 시기가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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