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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북단체 설립한 태영호 전 공사 방미...북한 변화 위한 국제사회 지원 호소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최근 새 단체를 설립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미국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해 북한 주민들이 변화의 역량을 갖도록 국제사회가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워싱턴 행사 뒤 VOA에, 북한 당국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통보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로 막힌 돈줄의 숨통을 트려는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영호 전 공사가 최근 민간단체인 ‘남북함께시민연대’를 설립한 뒤 노르웨이와 일본, 호주, 타이완, 미국 등 외국을 잇달아 방문해 북한의 변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주 뉴욕과 워싱턴에서 연 비공개 강연에서 ‘정권교체’와 같은 외세의 직접 개입을 통한 변화가 아닌 북한 주민들 스스로 정권을 바꿀 수 있는 역량 강화를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 정부가 10~20년 사이에 해묵은 이념 세대가 아니라 정보·컴퓨터·물질주의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 관리들로 교체된다며, 북한의 변화를 적극 주도할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한국에서 북한 문제는 좌우 정권에 관계없이 너무 정치적 논리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고, 북한 인권 단체들에 대한 한국 사회의 기부와 모금도 최근 들어 너무 힘들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자신과 남북한 젊은이들이 함께 설립한 ‘남북함께시민연대’가 수백만 명에 달하는 북한 내 휴대폰(손전화기) 사용자들과 해외 파견 북한인들에게 외부 정보를 보낼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북한 정권을 맹목적으로 비난하기보다 노동신문 기사를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북한 정권이 왜 기독교를 모방해 주민들을 세뇌하는지, 헌법에 대한 개념이 국제사회와 어떻게 다른지 등 북한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보 전달 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워싱턴 행사 뒤 VOA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고 남측과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상황을 갈아엎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믿고 미국과 대화를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현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적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도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이런 일방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그럴 바에는 싹 갈아엎자. 갈아엎고 다시 그걸 개발해서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여서라도 좀 벌어야겠다. 이렇게 작전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돈줄이 죄이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통해 숨통을 트겠다는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관광밖에는 외화를 벌 대안이 없기 때문에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거기서 큰돈은 나오지 않지만, 그렇다고 김정은은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까 그런 식으로 관광업을 발전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최근에 관광업에 올인하잖아요. 모든 투자를 관광에 하고. 이게 유엔 제재 밖에 있으니까 그래도 어려운 경제난을 해결해 보자.”

이 때문에 원산갈마-금강산 관광지구와 삼지연 관광특구, 양덕온천지구를 통해 현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중국인 관광객을 최대 40만 명까지 유치하기 위해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겁니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하겠다면 선택할 옵션이 많겠지만, 핵을 틀어쥔 상태에서 옵션은 당장 관광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금강산 남측 시설에 대한 일방적 철거는 국제규범 위반으로 북한의 국가 신용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북한 정권이 인민을 위한 경제 논리보다 정치적 논리를 항상 앞세우기 때문에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국제 시스템이나 민주화된 사회에서는 정부가 국민의 변화 요구와 입장을 반영한 정책을 만들지 않으면 정부가 지탱하기 힘든데, 북한은 그것이 아니라 체제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에 따라 정부의 정책이 결정됩니다. 그러면 북한의 견지에서 외부에 문을 열어놓고 경제 발전을 시키는 것이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데 이로울 것이냐, 아니면 지금처럼 외부와 격리해 놓고 약간의 조그만 방도만 있으면 되는지, 김정은은 체제 유지에 집중하지요.”

아울러 북한은 ‘소유권’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어 남측 시설에 대한 일방적 철거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이동통신업에 투자한 이집트 통신업체 오라스콤이 수익을 한 푼도 외부로 반출하지 못해 절절매는 것처럼 북한 내 재산권 행사는 아주 어렵다는 겁니다.

태 전 공사는 25일 워싱턴에서 가진 비공개 행사 강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현 대북 제재가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을 변화시키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현 대북 제재는 핵·미사일 문제를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방패막이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겁니다.

태 전 공사는 이런 자세는 비핵화와 김 위원장의 셈법을 바꾸기에는 부족하지만, 당장 미국이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할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세 차례 미-북 정상 회동에 관해서는 북한 당국이 수령 우상화와 체제 결속에 이를 유리하게 활용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우리 수령을 만나기 위해 더 먼 곳에서 판문점과 싱가포르, 베트남으로 올 정도로 김 위원장의 영도력이 대단하다며 체제 선전에 적극 활용했다”는 겁니다.

태 전 공사는 VOA에, 앞으로 더 많은 나라를 방문해 북한의 변화를 위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협력과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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