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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 국제행사에서 지속적으로 ‘인권개선’ 목소리 높여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미국과 한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 협상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탈북민들이 국제행사에 계속 참석해 인권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를 외부 세계와 비교할 수 있도록 외부 정보 유입을 통한 지원이 이뤄져야 비핵화도 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번 주 노르웨이에서 사흘간 열린 오슬로자유포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28일 연사로 나와 “자유를 위해 북한을 탈출했다”고 증언합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I defected North Korea for freedom……as a father, I think it is my last mission to cut the chain of slavery.”

지난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태 전 공사는 아버지로서 두 아들을 노예의 사슬에서 끊어주고 싶었다며 북한은 특권층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이 사실상 김 씨 일가의 노예로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 씨 일가는 기독교의 삼위일체와 십계명을 모방해 김일성과 김정일,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의 10대 원칙 등을 내세워 당과 헌법 위에 신처럼 군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 가족은 신이 아니라 그저 인간”이라며 세뇌된 북한 주민들을 외부 정보 유입을 통해 깨워 외부와 자신의 삶을 비교하는 분별력을 갖도록 할 때 북한을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Kim family is not the God! They are just human being.”

이 행사에는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국정연설에서 직접 소개하고 백악관에도 초대했던 탈북민 지성호 씨도 참석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나우 대표] “여러분들 이제 로비에서 독재자 김정은의 사진을 보셨나요? 그가 행복해 보였나요? 저는 그 땅에서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지 씨는 그러나 북한에서의 슬픔을 딛고 일어나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위해 일하고 있다며 이 투쟁에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나우 대표] “정의는 악을 이긴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그것을 믿으시나요? (박수와 환호 소리) 북한 주민들의 정의를 위해 함께 일해 주십시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월 백악관에서 개최한 성탄절 연회에 지 씨를 초청해 그와 탈북민들의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들도 15호 요덕관리소 출신인 정광일 ‘노 체인’ 대표와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등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탈북민들을 잇달아 면담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14일에는 서울을 방문한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이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등 탈북민들을 만나 북한의 인권 상황을 듣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국무부가 개최한 국제종교자유 행사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소개를 받았던 탈북민 지현아 씨도 여러 국제행사에 초대받아 인권 개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 씨는 30일 타이완에서 개막된 타이완 국제종교자유포럼에 북한 대표로 유일하게 참석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직접 연설한 이 행사에서 지 씨는 기독교를 반체제 적대세력으로 규정해 박해하는 김씨 정권의 행태를 폭로하고 신앙의 자유를 강조할 예정입니다.

지 씨는 앞서 지난주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서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증언해 큰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지 씨는 행사 후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회복을 위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씨] “옥스퍼드 유니언 학생들에게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와 행복, 인권, 사랑은 북한의 누군가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자유의 소중함, 인권의 소중함을 깨닫길 바라고 무관심이 아닌 관심을 가져 주셔서 북한의 자유와 인권을 해결하는 데 우리가 같이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에는 한국 내 탈북민 20여 명이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에 참석해 북한 여성과 군인들이 겪는 인권 실태 등을 증언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국제 행사에 참석한 탈북민 대표들은 북한에서 직접 살았던 탈북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입니다.

[녹취: 김흥광 대표] “탈북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겁니다. 북한 정권의 속성이 독재 체제이고 그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실을 가려야 하고 자기들이 자행하는 반인륜적, 반인권적인 것들을 덮으려고 합니다. 결국 비핵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안에서 (주민들이) 외부가 왜 압박하고 우리가 왜 고생하는지를 알도록 내부 주민들의 의식을 깨우는 노력을 동시에 펼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8일 성명에서 “핵 문제에만 지속적인 초점을 맞춰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겪는 심각한 인권 침해 상황에서 주의를 분산시키는 상황에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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