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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절충점 찾기 쉽지 않을 듯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5월 한국 외교부를 방문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5월 한국 외교부를 방문했다.

북한이 9월 하순 경 미국과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비핵화 실무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 계산법을 가져오라는 북한과, 전면적인 핵 폐기가 먼저라는 미국의 입장이 팽팽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 1부상은 9일 발표한 담화에서 “9월 하순 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앉아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6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강연을 통해 “바로 지금이 대화를 시작할 때”라며 북한에 실무 협상 재개를 촉구한 지 사흘 만에 나온 반응입니다.

최선희 부상은 협상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거래는 그 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새로운 계산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동안 미국이 주장해온 ‘빅 딜’식 일괄타결 대신 자신들이 주장해온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최근 대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압박을 병행하고 있는 미국에 강도 높은 비난을 해왔습니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담화에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에 대해 “조-미 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라며 “미국 외교의 독초”라고 비난했습니다.

최선희 부상도 지난달 31일 발표한 담화에서 “폼페오 장관이 불량행동 딱지를 붙여가며 모독한 것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라며 “도를 넘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동안 미국이 협상 재개를 촉구하면서도 자신들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 해제’에는 부정적이고, ‘선 비핵화, 후 안전보장과 상응 조처’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해온 것입니다.

실무 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은 사실은 미국 측 실무 협상 대표인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최근 발언에서도 확인됩니다.

비건 대표는 지난 6일 강연에서, 북한이 원하는 방안들은 이미 지난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녹취: 비건 특별대표] “The Hanoi summit was an opportunity where North Korean side brought their ideas directly to those to the President's meetings. And unfortunately, it illustrated the challenges of reaching an agreement running the research agreement because we hadn't done.”

실무 협상에서 논의될 방안들은 양측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비건 대표는 그러면서 그간 실무 협상에서 비핵화 검증과 관련해 제대로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비건 특별대표] “We haven't got to quite in negotiations, where we have discussed in detail in agreement on verification measures. But suffice to say, meaningful and verifiable steps are going to be necessary for us to be convinced. It's not going to be easy. Again, it's going to be another issues. That's going to be a challenging for us to resolve.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확신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검증 과정이 필요하지만 북한과 제대로 논의할 수 없었다면서, 검증은 협상에서 미국이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차기 협상에서도 이 부분이 쟁점이자 난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폼페오 장관이 지난 8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계속 추구하고 있는 목표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라고 역설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입니다.

비건 대표는 또 미국이 재무부와 국방부를 비롯해 관련 분야 전문가를 총망라한 협상팀을 구성했지만, 북한은 그에 걸맞은 협상팀을 꾸리지 않아 좌절감을 느꼈다며 북한의 실무 협상 의지에 회의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비건 특별대표] “We've invited them to engage us with the same level of expertise in the same breath. And today, I will tell you one of the frustrations that the North Koreans have not brought the same level of expertise to the table and its consequences.”

이처럼 미-북 양측의 비핵화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달 하순 경 실무 협상이 재개된다 해도 양측이 절충점을 찾고 극적인 타협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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