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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뭄 경미한 수준…피해 우려는 여전”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지난 2015년 6월 북한 남포의 옥수수밭.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지난 2015년 6월 북한 남포의 옥수수밭.

북한의 현재 가뭄 상태는 경미한 수준이라고 유엔과 유럽연합 산하 국제기구가 밝혔습니다. 그러나 강수량이 여전히 예년 수준을 밑돌고 토양습도 측정치도 갈수록 악화돼 가뭄으로 인한 피해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과 한국, 중국 등 황해를 둘러싼 지역의 가뭄 상태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글로벌 재난경보 조정 시스템(GDACS)과 유럽연합 산하 국제가뭄관측소(GDO)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과 한국, 중국 모두 8월 1일 현재 GDACS 가뭄경보 지수에서 0.7을 기록해 경미한 수준으로 파악됐습니다.

GDACS 가뭄경보에서 0~1는 가뭄이 확인되지만 경미한 단계, 1~2는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만 생명에 위협적이지 않으며 원조를 고려해야 하는 단계, 2~3은 매우 심각한 가뭄으로 기아가 발생하고 이주와 국제 원조가 필요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1981년부터 2010까지 평년 강수량을 조사한 결과에서 북한은 2018년 9월 이후 평년 대비 강수량을 밑돌면서 심각한 가뭄을 보였습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평년 강수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가뭄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년간 북한의 월별 강수량. 올해 강수량이 1981~2010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자료제공: 유엔 글로벌 재난경보 조정 시스템(GDACS), 유럽연합 산하 국제가뭄관측소(GDO).
지난 2년간 북한의 월별 강수량. 올해 강수량이 1981~2010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자료제공: 유엔 글로벌 재난경보 조정 시스템(GDACS), 유럽연합 산하 국제가뭄관측소(GDO).

4월과 5월에도 각각 67%와 40% 수준에 머물렀던 평균 강수량은 7월에 85% 정도까지 회복하며 다소 해갈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는데, 매년 여름 한반도에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많은 비가 내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평년 대비 각각 204%와 100%를 기록했던 지난 2년 간 7월 강수량에 비하면 올해는 여전히 예년에 비해 비가 적게 내리고 있습니다.

강수량은 다소 회복됐지만 북한 내 일부 지역은 토양습도 측정치가 더 악화됐습니다.

평양을 중심으로 황해안을 따라 넓게 분포된 곡창 지역에서 주로 토양의 습도가 평균보다 매마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올해 8월 기준 북한 전역의 토양 습도 분포를 보여주는 지도. 짙은 흰색은 정상 상태, 갈색으로 짙어질수록 건조한 상태를 의미한다. 자료제공: 유엔 글로벌 재난경보 조정 시스템(GDACS), 유럽연합 산하 국제가뭄관측소(GDO).
올해 8월 기준 북한 전역의 토양 습도 분포를 보여주는 지도. 짙은 흰색은 정상 상태, 갈색으로 짙어질수록 건조한 상태를 의미한다. 자료제공: 유엔 글로벌 재난경보 조정 시스템(GDACS), 유럽연합 산하 국제가뭄관측소(GDO).

조사에 따르면, 정상보다 낮은 토양 습도를 기록한 곳이 지난 4월 말에는 1곳에 불과했지만 7월에는 최대 47곳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당장 심각한 가뭄이 우려되지는 않지만, 경미하게 지속되는 가뭄이 해갈되지 않으면 전체 농작물 작황과 식량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가뭄관측소는 보고서에서 가뭄 상태가 북한의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인구 약 850만 명과 국토의 약 36%가 낮은 단계의 가뭄으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고, 약 650만 명과 국토의 약 27%가 중간 수준의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작황 부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국토의 63%와 전체 주민의 65% 가까이가 가뭄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도 올해 북한 곡물 수확량이 불리한 기상 여파로 평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미 농부무 역시 올 상반기 북한의 가뭄 상태가 지속돼 곡물 생산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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