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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동네 주민들을 위한 작은 무료 도서관...변호사가 된 자폐 소녀


언론인 캣 라자로프 씨가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Little Free Library)’에서 책을 꺼내들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요즘 미국에선 독서를 한다고 하면 판형 컴퓨터나 기능형 손전화인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자책, 일명 e-book을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종이책도 여전히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책을 교환하고 빌려볼 수 있는 작은 무료 도서관들이 마을 곳곳에 세워지고 있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동네 주민들을 위한 작은 무료 도서관...변호사가 된 자폐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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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동네 주민들을 위한 작은 무료 도서관,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Little Free Library)’”

5살 소년 에이버리는 책 읽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엄마 손을 잡고 지역 도서관을 찾아 읽고 싶은 책을 빌려오죠. 하지만 엄마가 많이 바쁘면 에이버리는 동네에 세워져 있는 작은 무료 도서관에 가봅니다.

작은 무료 도서관은 책을 읽고 새로운 걸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에이버리. 책에서 읽은 뱀에 대한 지식을 쏟아 놓습니다.

작은 무료 도서관이라는 뜻의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Little Free Library)’는 비영리 단체로, 사람들에게 독서의 기쁨을 주기 위해 마을 곳곳에 작은 도서관을 세우고 있습니다.

나무로 만든 우체통 크기의 도서관은 자그마한 책장같이 생겼는데요. 누구나 와서 책을 기증할 수도 있고 또 책을 빌려 갈 수도 있습니다.

언론인 캣 라자로프 씨는 5년 전, 미 동부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 있는 자신의 집 근처에 무료 도서관을 하나 세웠습니다.

[녹취: 캣 라자로프] “다른 동네에 세워져 있는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Little Free Library)’를 둘러봤어요.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책을 빌려 읽는다는 아이디어가 참 신선하게 다가오더라고요? 물론 많은 책이 구비돼 있는 지역 도서관도 좋지만, 바로 집 밖에 도서관이 있다는 점. 반납일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만큼 읽은 후 돌려줄 수 있다는 점. 또 다른 이웃들과 책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는 장점이 참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자로프 씨는 사람들이 책을 좀 더 쉽게 접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리틀 라이브러리를 세웠다고 했는데요. 라자로프 씨 집 앞 도서관엔 선반이 빌 때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들이 책을 상자에 한 가득 가지고 와서 집 앞에 두고 간다고 하네요. 라자로프 씨는 사람들이 책을 기증하고 이웃들과 나눠보는 것에 아주 열심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캣 라자로프] “한번은 동네 주민이 저한테 와선 자기 아이가 생일 파티를 할 예정인데 아이들에게 책을 한 권씩 가져오게 할 테니, 그 책을 무료 도서관에 기증하면 안 되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당연히 좋다고 했죠. 그 아이 생일 파티는 아이들이 분장을 한 채 모이는 코스튬 파티였는데, 각기 다른 분장을 한 아이들이 도서관 책장에 책을 꽂고 가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그런가 하면, 여학생들의 훈련 단체인 ‘걸스카우트’는 학교 안에 작은 무료 도서관을 세웠습니다. 걸스카우트 성인 지도자인 제니퍼 콘래드 씨의 설명을 들어보죠.

[녹취: 제니퍼 콘래드] “독서를 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됩니다. 걸스카우트는 여학생들을 미래의 지도자로 세우기 위해 지도력을 배우고 훈련하는 단체이거든요. 그런 훈련의 일환으로 무료 도서관을 세우게 됐습니다.”

작은 무료 도서관은 독서를 통해 지역 내 다양한 연령과 취향의 독자들을 하나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요.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 측은 지난 10년 간 전 세계 85개국에 작은 무료 도서관을 세웠다며 더 많은 지역으로 퍼져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자폐증을 이기고 변호사가 된 헤일리 씨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자폐증을 이기고 변호사가 된 헤일리 씨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변호사가 된 자폐 소녀”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여러 가지 장애물과 난관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 아무래도 더 많은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 게 사실인데요. 자폐증이라는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앞에 놓인 수많은 난관을 이겨낸 끝에 변호사가 된 여성이 있습니다. 미 남동부 플로리다주에서 최근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 헤일리 모스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플로리다 주에서 최초로 자신의 자폐증을 공개한 변호사라고 합니다.

헤일리 씨가 자신의 집 벽에 걸려 있는 커다란 그림을 보며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유명인들이 서명을 남긴 이 그림은 헤일리 씨가 직접 그렸다고 하는데요. 커다란 눈을 가진 소녀가 주인공인 그림은 밝고 화려한 색채로 시선을 끕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헤일리 씨. 현재 헤일리 씨의 작품은 각종 행사에 전시되기도 하고 또 판매도 되고 있습니다.

미술 작품은 헤일리 씨가 이루어낸 많은 성취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이 자리에 오기까지, 헤일리 씨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는데요. 어릴 때부터 자폐증을 앓았기 때문입니다.

[녹취: 헤일리 모스] “저는 4살 때까지 말을 전혀 못 했습니다. 그런데 말은 못 해도 100개 조각 퍼즐은 척척 맞췄어요. 또 어릴 때 굉장히 많이 울고 소리도 많이 질렀습니다. 식당에 가서도 제가 너무 소리를 지르며 우니까 식당 직원한테 나가 달라는 말도 많이 들었고요. 비행기에서 우리가 내릴 땐 승객들이 손뼉을 치기도 했습니다.”

자폐증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잘 안 되는 발달장애의 하나로 의사소통이 어렵고, 한정된 활동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헤일리 씨의 부모님은 딸이 자폐 진단을 받으면서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렵고, 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아버지 릭 씨와 어머니 셰리 모스 씨에게 딸 자폐 진단은 큰 도전이었다고 하네요.

[녹취: 셰리 모스] “우리는 그 도전을 정면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자폐에 대해 알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어요. 시중에 나와 있는 자폐증과 관련된 책은 모두 사서 읽었고요. 여러 가지 활동을 시도해 봤습니다. 딸에게 딱히 적용이 되지 않는 것까지도요. 자폐가 무엇인지, 자폐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고 노력했습니다.”

언어 치료사와 부모님의 도움으로 헤일리 씨는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끊임없는 도움과 열정으로 헤일리 씨는 이후 대학교까지 졸업하게 되죠. 마이애미 법률 전문대학원을 나온 헤일리 씨는 현재 마이애미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헤일리 씨는 자신이 이룬 이 같은 성취가 자폐증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녹취: 헤일리 모스] “사람들은 보통 자폐증이라고 하면 개구쟁이 소년을 생각해요. 아이들에게만 있는 질병으로 생각하죠. 어른들도 자폐증이 있다는 걸 잘 몰라요. 아니면 자폐증이 있는 사람은 과학이나 기술 분야 등에서만 일할 거로 생각하고요. 그런 사람들에게 자폐증이 있는 장애인도 그림을 잘 그릴 수 있고, 여성일 수 있고, 변호사일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는 자폐인이라고 하겠습니다.”

헤일리 씨는 몇 권의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자신과 같은 자폐를 가진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혹은 대학에서 맞닥뜨리게 될 어려움들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하네요.

[녹취: 셰리 모스] “저는 제 딸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사람들이 제 딸을 보고 자폐를 가진 사람도 꿈을 이룰 수 있고 희망이 있다는 걸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헤일리 씨는 자신의 미술 작품과 책을 통해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좋은 표본이 되어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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