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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반려동물들을 위한 애견 호텔...중세 전투 재연 게임


호텔 방 침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불도그. (자료사진)
호텔 방 침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불도그. (자료사진)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는 반려동물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동물을 데려갈 수 없는 곳으로 여름휴가를 가야 할 때. 반려견은 어떻게 할까요? 이럴 때 반려견은 자신들 나름의 여름 휴가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주인들이 집을 비우게 될 때, 반려견들을 맡아주는 일명 '애견 호텔'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여름 휴가철인 요즘, 고급 호텔처럼 각종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애견 리조트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반려동물들을 위한 애견 호텔...중세 전투 재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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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반려동물들을 위한 애견 호텔”

미 동부 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한 건물. 겉으로 보기엔 사람들이 묶는 호텔처럼 보이는데요. 하지만 ‘올드타운 펫리조트’라는 간판이 말해주듯, 이곳은 반려견들을 위한 휴양시설입니다.

호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직원들이 반려견들과 주인들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녹취: 마리아 바르가스] “우리는 고객들은 물론, 고객과 함께 오는 주인들도 리조트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5성급 최고급 호텔의 서비스를 경험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고객은 당연히 네 발 달린 반려견들이죠.”

고객지원 담당인 마리아 바르가스 씨의 설명을 들으셨는데요. 올드타운 펫리조트는 워싱턴 D.C. 인근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애견 호텔 3곳 가운데 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개들을 서로 어울리기도 하고 각종 호사를 누릴 수도 있습니다. 일반 객실의 경우 하룻밤 묶는 비용이 55달러 정도 되는데요. 창문과 TV를 갖춘 특별실의 경우 하룻밤 묶는 비용이 120달러에 달합니다.

[녹취: 마리아 바르가스] “우리는 객실 정돈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밤마다 개의 잠자리를 봐주고요. 간식도 가져다줍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서 개들이 호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주인들이 손전화로 24시간 언제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이언트 슈나우저 종인 제우스는 주인이 며칠간 여행을 떠나면서 애견 호텔에서 지내게 됐습니다.

제우스를 데려온 돈 씨는 자식처럼 여기는 제우스를 ‘올드 타운 펫 리조트’에 숙박시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데이캠프(Day Camp)’가 마음에 들고, 또 언제든 손전화로 제우스가 어떻게 지내는지, 방에서는 뭘 하고 노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데이캠프는 조련사의 지도 아래 개들이 일종의 훈련과 놀이를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데이캠프 담당자인 에린 스펜서 씨의 설명을 들어보죠.

[녹취: 에린 스펜서] “반려견 주인들은 개가 주인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데 대해 불안감을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자신의 개를 잘 보살펴 주기를 원합니다. 저희는 주인들의 그런 바람을 아니까 개들과 함께 놀아주면서 개들이 최대한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애견 리조트는 일반 고급 호텔들처럼 수영장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개들을 위한 수영장이죠. 다니엘라 로즈 씨는 개들과 함께 수영하며 놀아주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모든 개가 다 처음부터 수영을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물속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재미있게 해주면 수영도 무척 좋아한다고 하네요.

벤 이라는 이름의 블랙 래브라도는 따뜻하게 데운 소금물 수영장에서 아기오리 장난감을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벤의 주인인 버나데트 씨는 이렇게 벤에게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수영하는 개들도 즐겁지만, 그걸 지켜보는 엄마, 아빠 그러니까 개 주인들도 편안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몸집이 아주 큰 개인 그레이트데인을 리조트에 데려온 케네스 씨는 반려견을 가족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녹취: 케네스] “저는 이 애견 호텔에서 일하는 분들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우리 ‘픽시’를 정말 잘 돌봐주고요. 또 우리가 픽시를 사랑하는 것만큼 여기 직원들도 픽시를 사랑해 주신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녹취: 에린 스펜서] “반려견 주인들이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자신의 반려견이 보살핌을 잘 받으며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는 걸 알게 된다면, 가치 있는 투자를 했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두 번째 이야기, 테네시주의 중세 전투 재연 게임”

미국에선 과거의 역사적인 전투나 사건 등을 재연하는 행사가 종종 열리곤 합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재연 소재는 미국의 남북 전쟁인데요. 유적지 같은 곳에선 남북 전쟁 당시의 옷을 입고 당시 전투를 재연하는 행사를 쉽게 접할 수 있죠. 그런데 요즘엔 취미로 이 재연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역할수행’ 게임, 영어로 ‘Live Role Playing’, 줄여서 ‘랄핑(LARPing)’이라고 부르는 이 새로운 게임은 미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미 남부 테네시주에서 열린 랄핑 현장을 찾아가 보죠.

[현장음: 랄핑 현장]

테네시주 내슈빌 교외의 조용한 공원에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남성들이 모여듭니다. 약 400명의 전사가 모인 이유는 바로 중세시대 전투를 재연하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고무 재질로 만든 방패와 창을 사용한다고 해서 ‘폼파이팅(Foam Fighting), 즉 ‘폼전투’라고도 부르는 랄핑은 여름의 인기 행사라고 합니다. ‘밴더(Vander)’라고 부르는 전투에서 싸우고 있는 네이든 라킨 씨는 폼전투에 여러 번 참석해 전문가다운 모습을 보였는데요. 폼전투는 역사적 사건보다는 공상 소설에 더 가까운 전투를 한다고 했습니다.

[녹취: 네이든 라킨] “우리가 벌이는 전투 중엔 ‘반지의 제왕’ 같은 소설의 한 장면에서 따온 것이 많습니다. 책을 읽으며 실사로 만들어보고 싶었던 전투를 끄집어내어 재연을 해보는 거죠.”

‘탤런(Talon)’ 전투를 이끄는 이언 니콜스 씨는 참가자들이 싸울 때 쓰는 무기들이나 전투복이 안전규정에 맞는지 확인하는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녹취: 이언 니콜스] “사람들이 들고 오는 무기를 보면, 큰 거는 2m 50cm에 달하는 창도 있고요. 1m 정도 되는 칼도 있습니다. 화살도 있고 돌멩이도 있죠. 물론 이것들은 다 진짜가 아니고 고무 재질로 만든 모형입니다. 하지만 모형이라도 해도 싸우다가 다칠 수 있으니까요. 무기가 사람 몸에 닿는 부분이 안전한지, 그걸로 사람을 때렸을 때 다칠 위험은 없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이날 탤런 전투에선 화살을 쏘지 않기로 했습니다. 보슬비가 내려서 화살이 물에 젖게 되어 그런 건데요. 물에 젖어 탄성이 떨어지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하네요.

경기 시작 전, 각 팀은 작전을 세웁니다. 새로 게임에 가담한 사람은 긴 경기 규정을 외워야만 하는데요. 폼전투는 처음 해볼 때가 어렵지, 하다 보면 규정을 익힐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장음: 폼 파이팅]

중세 복장을 한 사람들이 무기를 손에 들고 전투를 시작합니다. 전사들은 칼을 휘두르며 싸우고 동료를 방어하기 위해 창, 활과 살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녹취: 네이든 라킨] “같은 편 전사들과 함께 싸우려면 방패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같은 편을 더 쉽게 보호할 수 있어요. 또 나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선 칼로 싸워야 하죠. 최대한 우리 편이 많이 살아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편을 많이 무찌를 수 있으니까요.”

‘네슈빌 중세 전투 협회’는 지난 1989년부터 고대 켈트족 축제에서 이름을 딴 ‘벨테인 축제’를 매년 개최해오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중세 시대 복장을 하고 나타나 재연 게임에 참가하는 등 중세 시대로 잠시 돌아가 보는데요. 현장에선 중세 시대 옷이나 무기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녹취: 네이든 라킨] “’폼전투’에 참가하면, 야외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운동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요. 또 친구들을 사귀는 기회도 됩니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이미 중세 재연 공동체의 일원들이 됐어요.”

올해 테네시주 폼전투에는 미국 내 12개 주를 비롯해 캐나다에서 참가한 전사도 있었는데요. 현재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호주에서도 중세 시대로 돌아간 폼전투가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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