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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몸과 마음의 문을 여는 음악치료...양봉가가 된 웨스트버지니아 광부들


음악치료사 딕시 메이저 씨가 루카스를 상대로 음악치료수업을 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흔히 듣고, 부르고, 연주하는 음악. 그런데 이 음악은 치료의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음악치료는 하나의 전문적인 영역으로 자리 잡았죠. 음악치료는 특히 자폐 환자나 발달장애인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또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요. 미 동부 버지니아주의 음악치료사들을 만나서 음악 치료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확인해보죠.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몸과 마음의 문을 여는 음악치료...양봉가가 된 웨스트버지니아 광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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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닫힌 몸과 마음의 문을 여는 음악치료”

버지니아주 섄틸리의 케이티 헤르난데스 씨의 집은 장난꾸러기 두 아들로 늘 북적입니다. 그런데 첫째인 루카스는 자폐아라고 하네요.

[녹취: 케이티 헤르난데스] “루카스는 민감성이 특별히 발달했습니다. 큰 소리나 밝은 빛에 특히 민감하고요. 어디서든 뛰어내리려고 하고, 몸을 흔들거나, 높은 데로 기어오르는 등 굉장히 활동적입니다.”

산만하고 통제가 잘 안 되는 루카스에게 집중력을 길러주기 위해 케이티 씨는 올해 초부터 루카스에게 1대1 음악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음악치료사 딕시 메이저 씨가 일주일에 한 번씩 루카스를 만나러 집으로 온다고 하네요.

[녹취: 딕시 메이저] “오늘은 루카스를 위해 피아노 건반을 가져왔어요. 피아노는 누구에게나 활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악기이거든요. 또 북도 가져왔는데요. 북은 사람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데 참 좋아요. 또 어떠한 행동을 수정해야 할 때도 북을 활용하죠. 저는 늘 다양한 질감을 가진, 여러 종류의 악기를 가져옵니다.”

[녹취: 케이티 헤르난데스] “일상의 대화가 힘든 루카스를 위해 딕시 선생님이 노래로 대화를 유도하는데요. 이런 훈련이 루카스의 대화 능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음악치료는 이렇게 집으로 찾아가는 1대1 치료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서 집단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음악 치료사 조이 글리슨 볼즈 씨는 기타를 치며 발달장애 환자들과 그룹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이 글리슨 볼즈] “저는 음악을 통해 참석자들이 그룹 내 다른 사람들과 긍정적으로 교류하도록 돕습니다. 물론 치료를 진행하는 저 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도록 유도하고요.”

조이 씨는 음악이 환자들의 감각과 근육을 자극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이 글리슨 볼즈] “우리는 다양한 장애를 가진 분들을 만납니다. 사회 부적응자부터 신체마비환자들, 발달장애인들까지 다양한데요. 이런 환자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또 자가 치유를 하는데 음악이 도움이 됩니다.”

음악치료사 켈시 잉링 씨는 북버지니아 지역에서 ‘뉴로사운드 음악치료’라는 기관을 세워 음악 치료사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녹취: 켈시 잉링] “우리는 음악 치료사를 뽑을 때 음악적 실력은 물론이고요. 대인관계 기술이나 환자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지도 보고 있습니다. 우리 음악치료사들을 다들 열정이 넘칩니다. 인내심도 많고요. 치료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또 환자들이 보이는 행동을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어요.”

조이 씨는 기타를 치며 발달 장애인 한 명 한 명에게 안부를 묻기도 하고, 환자들이 직접 기타 줄을 튕겨 보도록 권유하기도 합니다.

잉링 씨는 미국에서 자격증을 갖춘 음악치료사가 6천여 명 정도 된다고 설명했는데요. 더 많은 사람이 음악치료에 관심을 갖고 자격증을 취득해서 음악을 통해 치유받는 환자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제임스 사이퍼스 씨가 양봉 작업을 하고 있다.
제임스 사이퍼스 씨가 양봉 작업을 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양봉가가 된 웨스트버지니아 광부들”

미국 동부의 웨스트버지니아주는 한때 광산업이 주 경제를 책임지는 핵심 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광산업이 쇠퇴하고 탄광이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많은 광부가 실직자가 되고 말았죠. 이렇게 직장을 잃은 광부들 그리고 소득이 낮은 웨스트버지니아 주민들을 위해 양봉 산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애팔래치안 산맥을 끼고 있는, 야생 그대로의 자연환경 덕분이라고 합니다.

[현장음: 양봉장]

능숙한 손놀림으로 벌을 치는 제임스 사이퍼스 씨는 양봉가가 되기까지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군을 제대한 후 건축업을 거쳐 16년을 광부로 일했는데요.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를 잃었다고 합니다. 제임스 씨는 이제 딱딱한 광부 모자 대신, 그물로 된 벌망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녹취: 제임스 사이퍼스] “광부로 일할 땐 늘 어둡고 축축한 지하 갱도에서 작업했습니다. 때때로 정말 끔찍한 기분이 들 때도 있었죠. 하지만 양봉 일은 정반대예요. 야외에서 정말 유쾌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일하면서 지난 수년 동안 쌓였던 빚도 갚아가고 있고요. 우리 가족 특히 손주들을 위해서도 돈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여왕벌을 보여주며 흐뭇해하는 제임스 씨. 광부였던 사람이 이렇게 양봉가 된 건 ‘애팔래치안 양봉 공동사업(Appalachian Beekeeping Collective)’이라는 민간단체 덕분입니다. 이 단체는 실직자나 소득이 낮은 지역 주민들이 부가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양봉기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5주간의 무료 수업을 마치고 나면, 벌집과 꿀벌들 그리고 필요한 모든 장비를 지원해줍니다. 양봉 전문가인 마크 릴리 씨는 지원자들에게 양봉 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녹취: 마크 릴리] “직업상 웨스트버지니아 지역을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한 30년을 돌아다니면서 탄광 산업이 쇠퇴하는 걸 봤고 사람들이 절망하는 것도 봤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양봉 기술은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어요. 양봉을 하면 3천에서 5천 달러의 추가 소득이 생기거든요. 만약 1년에 3만 달러 정도 버는 가정이라면,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는 겁니다. 생활의 질을 크게 높일 기회가 생기는 거예요.”

양봉가인 마크 데이비스 씨는 양봉을 통해 경제적인 이익 외에 다른 여러 가지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마이크 데이비스] “이 일을 하면 기대를 갖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매일 벌집이 얼마나 자랄지 기대하게 되죠.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는 거예요. 또 벌을 치면 마음이 평온해지고요. 또 일을 계속하다 보면 벌이 마치 반려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도 그래요. 벌들에게 얼마나 큰 애착을 갖고 있는지 모른답니다.”

마이크 씨는 그러면서 웨스트버지니아는 양봉을 하기에 이상적인 곳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마이크 데이비스] “웨스트버지니아 남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야생 목초지가 형성돼 있습니다. 상업용 농사를 안 지으니까 농약도, 살충제도 치지 않죠. 나무도 많고, 물도 좋죠. 벌을 치기에 최상의 환경인 겁니다.”

이런 최적의 환경에 더해, 웨스트버지니아주엔 워낙 다양한 식물과 꽃들이 있다 보니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꿀은 최상의 품질을 자랑합니다.

이렇게 양봉산업이 새로운 일자리와 더불어 지역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면서 ‘애팔래치안 양봉 공동사업’ 측은 다음 세대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역 젊은이들이 양봉 산업이 주는 혜택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애팔래치안 사업 측은 이를 통해 과거 석탄으로 융성했던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이젠 환경친화적인 산업을 통해 다시 부흥기를 맞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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