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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조폐인쇄국에서 되살아나는 훼손 지폐...LA 파티의 인기 스타, 꼬마 염소들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조폐인쇄국에서 직원이 훼손된 미국 지폐를 복원시키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늘 사용하는 지폐. 여러 사람의 손을 오가다 보니 뭐가 묻거나 찢어지기도 하고, 너무 낡아 너덜너덜해질 때도 있는데요. 불에 타거나 물에 완전히 젖어 도무지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게 훼손됐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국 달러화일 경우 미 연방 조폐인쇄국에 가져가면 새 돈으로 바꿔 준다고 합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조폐인쇄국에서 되살아나는 훼손 지폐...LA 파티의 인기 스타, 꼬마 염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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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조폐인쇄국에서 되살아나는 훼손된 지폐들”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조폐인쇄국(US Bureau of Engraving and Printing). 연방 재무부 소속인 이곳엔 매일 같이 훼손된 돈이 들어옵니다.

[녹취: 에릭 월쉬] “시중에서 쓸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미국 지폐를 받아주는 유일한 곳이 바로 우리 조폐인쇄국입니다.”

미 조페인쇄국 훼손통화부의 에릭 월쉬 부장의 설명을 들으셨는데요.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다들 숙련된 기술자들로 웬만한 돈도 다 복원해 낸다고 합니다. 직원 마블 언더우드 씨는 종이 분쇄기에 딸려 들어가 갈기갈기 찢어진 지폐를 복원하고 있는데요. 이쑤시개처럼 찢어져 있는 조각이라도 다 맞추는 방법이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마블 언더우드] “지폐에 인쇄된 인물을 중심으로 맞춥니다. 입과 코, 눈 등을 차례로 맞춰가며 이어 붙이는 거죠.”

대부분의 지폐는 불이 나거나 홍수로 훼손된 경우라고 합니다. 하지만 좀 특이하게 돈을 못 쓰게 된 경우도 있다는데요. 월쉬 씨는 한 가지 예로 은행을 믿지 못한 사람의 예를 들었습니다. 미국의 주택시장이 붕괴하자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게 불안해 무려 200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집 창고에 보관한 사람이 있었다는데요.

[녹취: 에릭 월쉬] “돈을 종이 가방에 넣어 뒀는데 가방에 물이 샌 겁니다. 오랜 시간 젖어 있던 지폐들은 서로 엉겨 붙어서 딱딱하게 굳어버렸죠. 다시 복원해 달라고 돌처럼 굳어버린 그 많은 돈을 저희에게 가져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집에서 키우는 동물이 지폐를 훼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반려견의 밥이 될 뻔했던 지폐를 복원하기 위해 직원들은 오랜 시간 사투를 벌인다고 하네요.

[녹취: 에릭 월쉬] “한 번은 2만 달러를 식탁에 올려 뒀는데 반려견이 다 물어 뜯어버린 경우도 있었고요. 심지어 반려견이 돈을 삼켜버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럴 경우 며칠 기다리라고 조언합니다. 돈이 배설물에 섞여 나오면 그걸 물로 씻어서 보내라고 하죠.”

월쉬 씨는 이런 개인적인 사고 외에, 지난 2001년 미국이 대규모 테러공격을 받았던 9/11테러 때나,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난 이후,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등 대규모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었을 때도, 상당수의 훼손된 지폐를 복원했다고 합니다.

월쉬 씨는 조폐인쇄국에서 일하면서 기억에 가장 남는, 아주 특이했던 경우도 있었다고 했는데요.

[녹취: 에릭 월쉬] “8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한 농부가 밭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자기가 키우던 소가 지갑을 삼켜버렸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거예요. 우리는 사람들한테 돈을 보낼 때 돈이 들어있는 상태 그대로 보내라고 하거든요. 억지로 돈을 꺼내다 보면 돈이 더 상할 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농부는 우리 말을 듣고는 소의 위를 통째로 보냈더라고요. 당시 직원들은 동물 해부를 하듯 소의 위를 열어서 지갑을 꺼내야 했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조폐인쇄국은 의뢰인들을 위해 좀 더 구체적인 지침을 만들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에릭 월쉬] “우리 부서로 매년 약 2만4천 건의 신청이 들어오고요. 상환해 주는 금액은 연간 4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훼손된 돈은 우편으로 보내거나 사람들이 직접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직원들이 지폐의 51%만 복원할 수 있다면, 그 금액만큼 새 돈으로 돌려준다고 합니다.

새끼 염소가 LA의 한 가정집에서 열리는 가족 파티애 초대받은 후 사람들과 놀고 있다.
새끼 염소가 LA의 한 가정집에서 열리는 가족 파티애 초대받은 후 사람들과 놀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LA 파티의 인기 스타, 꼬마 염소들”

요즘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대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파티가 열릴 때 자주 초대받는 동물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난쟁이 염소라고 부르는 작은 염소들입니다.

[현장음: LA 파티 현장]

새끼 염소 ‘기즈모’와 ‘닥’이 차에서 내립니다. LA의 한 가정집에서 열리는 가족 파티에 초대를 받은 건데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파티에 온 사람들과 같이 사진도 찍고, 사람들 품에 안기기도 하고, 사람들의 등에 올라타 등 마사지를 해주기도 하는데요. 따뜻한 캘리포니아의 햇살이 가득한 파티는 새끼 염소들로 인해 더욱 포근함이 넘쳐납니다.

파티를 주최한 마리아 씨는 염소들을 초대한 게 정말 잘한 일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녹취: 마리아] “염소들이 정말 귀여워요! 또 염소들이 얼마나 기쁨을 주는지 몰라요. 처음엔 2시간 동안 염소들을 빌려서 뭘 하나 싶었는데, 염소들이 워낙 귀엽고 재미있게 해주니까요. 좀 더 오래 데리고 있으면 좋겠다...그런 생각이 들어요.”

염소들의 엄마 노릇을 하는 스카우트 라스킨 씨는 지난 2017년, ‘LA 파티 염소들(Party Goats LA)’이라는 회사를 차렸습니다. 시간당 99달러를 내면 파티나 행사에 염소들을 데려간다고 하네요.

[녹취: 스카우트 라스킨] “전 염소들이 귀엽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귀엽고 재미를 줄지는 몰랐어요. 저는 염소를 키우면서 너무 즐거웠거든요. 그래서 내가 느끼는 이 즐거움을 LA에 사는 다른 사람들도 느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염소 대여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라스킨 씨의 판단은 옳았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염소 대여 사업은 크게 인기를 끌었고요. 결국 라스킨 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염소 대여 사업에 집중하게 됐는데요. 많을 땐 하루에 8개의 파티에 초대될 때도 있다고 합니다.

[녹취: 스카우트 라스킨] “염소들은 사교성이 아주 좋아요. 사람들 사이에 둘러 있는 걸 좋아하죠. 또 염소는 사람의 감정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밝고 행복한 기분에 아주 긍정적으로 반응을 해줘요.”

라스킨 씨는 난쟁이 염소들은 돌보기가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고 했습니다. 염소들은 항상 기분이 좋고, 길들이기도 쉽고, 기르는데 돈도 별로 안 든다고 하네요.

염소들은 요즘 파티뿐 아니라 요가 수업을 할 때도 자주 초대된다고 합니다.

[녹취: 스카우트 라스킨] “우리 염소들은 사람들과 함께 요가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 등에 올라타는 훈련이 다 돼 있고요. 또 사람들이 서 있는 자세를 할 때는 앞발굽을 들어서 사람들의 중심 잡기를 돕기도 해요.

염소들은 암과 같은 아픈 사람들을 위한 파티에도 자주 초청받는다고 합니다. 염소들이 주는 긍정적인 기분이 아픈 환자들에게 힘을 주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꼬마 염소들은 LA 파티장의 인기스타가 되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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