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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사 자산이 북한 군사력과 기술의 핵심”


북한이 지난 10일 '기존 무기와 다른 우월한 전술적 특성을 가진 무기 체계'를 실험했다며 공개한 사진.
북한이 지난 10일 '기존 무기와 다른 우월한 전술적 특성을 가진 무기 체계'를 실험했다며 공개한 사진.

러시아의 군사 자산이 현재 북한 군사 장비와 기술의 핵심이라고, 미국의 안보전문 매체가 밝혔습니다. 북한이 최근 개발을 주장한 신형 미사일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으로 완성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보도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무려 다섯 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잇따라 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발사체가 기존 무기체계와는 다른 우월한 전술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시험사격 결과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하여 새 무기체계의 우월하고도 위력한 설계상 요구가 완벽하게 현실화되었다는 것이 확증됐습니다.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당에서 구상하고 있던 또 하나의 새로운 무기가 나오게 되었다고 못내 기뻐하시며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었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와, 발사 횟수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성공률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직접 기술을 지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러시아가 비슷 미사일의 개발부터 실전 투입까지 15년이 걸렸던 것과는 달리, 북한은 턱없이 적은 실험 횟수로 성공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안보전문 매체인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러시아가 지난 반세기 동안 북한에 직접 군사 기술과 무기를 이전해왔다며, 러시아의 군사 자산이 현재 북한 군사 장비와 기술의 핵심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선군’으로 표방되는 북한의 군 우선정책과 전쟁 중심 경제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원조 없이는 현재의 군사력을 지탱할 수 없다면서,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 원조와 러시아의 국방 원조를 북한 국방산업의 중심축으로 지목한 것입니다.

이 매체는 북한 군 창설 초기 단계부터 옛 소련이 깊숙히 관여했다고 소개했습니다.

1949년 당시 스탈린이 북한에 파견한 특별군사고문단이 북한 정규군의 편성과 전투훈련을 지원했고, 1950년대 초 무기와 지상군 10개 사단 증편에 관한 김일성의 지원 요청을 모두 승인함으로써 북한이 6.25 한국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북한 군은 사단급 이상 대규모 작전을 치른 고위 장교가 없었지만, 2차 세계대전을 치른 노련한 소련 군사전문가들에 의해 남침 작전계획이 수립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1949년 6월부터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2년 6월까지 3년 간 소련이 차관 형식으로 빌려준 2억 루블로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37대의 T-34전차와 수 만대의 소형화기, 박격포를 비롯해 전투기를 도입함으로써 단기간에 군사력을 급성장 시켰다고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 군 창설 초기 소련의 지원이 무기와 군사력 같은 직접적인 지원 중심이었다면,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까지는 군사 기술 이전을 통한 북한의 자체 무기 개발 역량 확보 시기로 분류됐습니다.

이 시기에 북한은 T-55 주력전차와 T-62 전차 1천여 대의 생산 허가를 러시아로부터 받아냈고, 이후 천마호로 알려진 5종의 자체 개발 전차도 생산했습니다.

소련이 붕괴되고 러시아가 들어선 이후에도 양국 간 군사 교류와 기술 이전은 계속돼왔습니다.

현재 북한의 주력 전차인 폭풍호가 러시아 T-72의 설계를 그대로 따랐고, 최근에는 이라크와 이집트 등이 운영 중인 러시아제 개량형 T-90 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58식 보총과 68식 보총 등 소형화기도 소련제 AK-47과 AKM의 기술 지원을 기반으로 자체 생산했고, 최신형 88식 보총도 소련의 AK-74를 모델로 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미그 29, 수호이 25 등을 포함한 200여 대의 러시아 전투기가 북한 공군의 주력을 이루고 있으며, 방공시스템은 소련과 러시아의 S-200, S-75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는 등 전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최근 북한이 무기의 자체 개발과 생산을 위해 러시아의 직접적인 군사 기술 이전 관행에서 서서히 벗어나려 하고 있지만 국방 분야 전반에 여전히 러시아의 DNA가 스며있다고 밝혔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도 신형 미사일을 포함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교류 정황이 냉전 시절부터 수 차례 포착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re has been some indications technology for the missile may have come from Russia at some point same with the Iskander but it is very hard to tell how much North Korea’s missile technology has been acquired from Russian scientist or engineers at the end of the cold war”

한편 `내셔널 인터레스트’ 최근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교류 빈도와 협력 수준이 과거보다 줄거나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역내 군사력 강화를 노리는 중국이 러시아를 대신해 북한의 새로운 군사 지원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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