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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완성한 과학자 승진…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대미 협상력 차원의 단계적 카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 단거리 발사체 장면을 지켜보는 모습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1일 공개했다. 수행 간부들 사이에 전일호(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자리해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 단거리 발사체 장면을 지켜보는 모습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1일 공개했다. 수행 간부들 사이에 전일호(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자리해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무기체계를 연구개발한 과학자 103명에 대한 군사 칭호 상향을 명령했습니다. 계속되는 미사일 시험발사는 미-북 실무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위력한 새 무기체계들을 연속적으로 개발, 완성하는 위훈을 세운 과학자 103명에 대한 군사 칭호를 한 등급 올리라는 명령을 하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번 인사의 핵심은 국방과학원 당 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전일호라는 인물입니다. 이번에 상장(한국군의 중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그는 올해 들어 김정은 위원장 참관 하에 이뤄진 신형 무기체계 공개 현장에 대부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또 앞서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 시험발사 때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주요 무기 개발 현장 시찰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외에 김용환에게 소장(한국식 준장)의 군사 칭호를 수여했으며 대좌 12명, 상좌 32명, 중좌 29명 등 상당수가 승진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습니다.

북한이 군사 칭호 부여 소식을 전하면서 승진자 명단까지 공개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는 한국보다 군사력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과 함께 국방력 강화에 의미를 부여하고 내부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임재천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임재천 교수] “단거리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에 대우를 해주는 거죠. 김정은 시대 때는 확실히 관련된 엘리트들에 대한 대우가 좋아진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그런 게 다 전략적인 이유가 있는 거죠. 처음에는 경제-핵 병진 노선에 의해 핵미사일 관련된 기술에 자원이 투입되면서 핵 국가로 가겠다는 전략 하에서 나온 것이고, 이 단거리 미사일도 핵탄두를 실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까지 다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무기체계가 완결되는 그런 것으로 볼 수 있겠죠.”

임 교수는 단거리 미사일이라 하더라도 한국뿐 아니라 주한미군도 타격이 될 수 있는 만큼 대외적으로도 상당한 위협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최근 미-한 연합연습을 구실로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초부터 이스칸데르급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동체가 미국의 ‘에이태킴스’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판 신형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 등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북한연구소 정영태 소장은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미-북 실무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과 주한미군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는 해석으로, 뜻대로 안될 경우 결국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정 소장은 분석했습니다.

[녹취: 정영태 소장] “실무 협상을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려고 공을 던져놓은 상황이라고 봐야겠죠. 또 실무 협상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는 볼 수 없잖아요. 그렇게 되면 또 중거리 미사일 발사로 간다는 거죠.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 9, 10월입니다. 그 때 자기들 뜻대로 안된다 그러면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갈 수 있는 거죠. 단계적으로 대미 위협 카드를 던지는 하나의 수단이 이번의 단거리 각종 미사일 발사라고 볼 수 있죠.”

정 소장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더이상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만큼의 보상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미-한 연합지휘소연습 이후 미-북 간 실무 협상 재개 가능성은 높게 점쳐집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실무 협상 재개 의사를 전한 만큼 재개될 것이라는 겁니다.

다만 관건은 협상 재개 자체가 아니라 어느 정도 수준의 협상이 이뤄지냐 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위성락 전 대사] “실무 협상이 재개되기는 해도 성과를 기약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그간 밝혀온 입장에 따르면 미국이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되어 있어요. 그런데 미국이 자세 전환을 할 것 같은 정황은 별로 없습니다. 그 입장을 갖고 비건 대표가 실무 협상에 나간다고 하면 북한도 바뀐 게 없다고 판단할 테고 그러면 또 반발할 것이고 1 라운드에서 성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위성락 전 러시아주재 대사는 비핵화에 관한 미국의 입장이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협상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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