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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연합훈련,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줄곧 축소된 형태로 진행


지난해 4월 포항에서 미한연합훈련인 독수리 훈련 중 한국 해병들이 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포항에서 미한연합훈련인 독수리 훈련 중 한국 해병들이 행진하고 있다.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비난한 미-한 연합군사훈련은 지난해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중단 또는 축소된 형태로 실시돼 왔습니다. 북한이 연합훈련을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와 연계하고 나선 배경이 주목됩니다. 김카니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가장 가시적인 결과물이었습니다.

훈련 중단은 두 정상이 합의한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4개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단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Under the circumstance that we’re negotiating a very comprehensive and complete deal. I think it’s inappropriate to be having wargames.”

북한과 매우 포괄적이고 완전한 합의를 위해 협상하는 환경에서 전쟁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신뢰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단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훈련이 북한에 매우 `도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 정부가 미-한 연합훈련을 방어적 성격의 투명한 연례 훈련이라며, `북침전쟁 연습’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설명이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북한에 대한 중대한 양보’ 또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엄청난 정치적 혜택’ 등으로 평가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여전한 상태에서 미-한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대비태세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훈련에 따른 비용 문제까지 지적하며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지 엿새 만인 6월 18일, 그 해 8월로 예정됐던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을 위한 모든 계획의 유예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나흘 뒤에는 2018년 말까지 두 차례 열릴 예정이던 미-한 해병대 연합훈련 (KEMP)도 유예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후에도 미국과 한국은 미-한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는 등 대부분 훈련을 크게 축소하거나 중단했습니다.

[녹취: 매티스 전 장관] “And on the military side, there are some suspended exercises but training goes on, the rotation of forces goes on. And collaboration, military-to-military between U.S. and R.O.K., continues.”

짐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은 미-한 양국 군대의 연합훈련이 중단됐지만 일상적인 훈련과 병력 순환은 계속되며, 군사 협력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직후에도 키 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 미-한 연합훈련의 중단을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령인) 괌에서 한국으로 가서 폭탄을 터뜨리는 데는 수 억 달러가 들기 때문에 예전에 이를 포기했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미국과 한국은 새로 마련된 연합지휘소 연습과 조정된 야외기동훈련 방식을 통해 군사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미 국방부는 미-한 연합훈련 축소가 준비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일축하며, 확고한 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녹취: 섀너핸 대행] “I don't think we're scaling back exercises. I think we're building capability. That's why we have General Abrams here, master of readiness, really as we do operational control and transfer, we want to make sure that there are no gaps or seams and that we continue to build on these exercises.”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훈련 축소라기 보다는 미국과 한국이 역량을 키우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4월 `맥스선더’를 대체한 미군과 한국 공군의 연합편대군 종합훈련을 `남북 간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했습니다.

이후에도 북한은 미국의 전략자산 동원 없이 크게 축소된 형태로 진행되는 두 나라 병력의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비난을 지속해 왔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다음달로 예정된 19-2 동맹 연습을 진행할 경우 미-북 실무 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북한 외무성의 담화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습니다.

아직 일정도 발표되지 않은 훈련을 정상 간 회동에서 합의한 실무 협상과 연계하며 중단을 압박하고 나선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로 실무 협상이 늦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실무 협상 재개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합의 사항인 만큼 일정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결국 열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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