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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법원, 국경장벽 건설 예산 전용에 제동...캘리포니아, 탄환 구매자 신원조회 의무화


멕시코 접경에 세워진 장벽 (자료사진)
멕시코 접경에 세워진 장벽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경장벽 건설에 다른 부처 예산을 전용하는 것에 연방 법원이 다시 제동을 걸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방 정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방 보건후생부가 낙태 시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규정의 시행을 연기했습니다. 서부 캘리포니아주가 7월 1일부터 탄환을 사는 사람의 신원조회를 의무화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이 시간에 남부 국경 관련 소식을 자주 전해드리는데, 지난주 연방 법원에서 국경 장벽과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지난 6월 28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시에 있는 연방 지법에서 나온 판결입니다. 이 법원 헤이우드 길리엄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경장벽 건설에 국방부 예산을 전용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다시 판결했습니다. 참고로 길리엄 판사는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했습니다.

진행자) 길리엄 판사는 전에도 비슷한 판결을 내리지 않았습니까?

진행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 24일 예비 판결로 뉴멕시코주 쪽 74km 구간, 그리고 애리조나주 유마 지역 8km 구간 장벽 공사를 이미 중단시킨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당시 판결을 확정했고요. 또 별도 소송에서는 예비 판결로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에서도 장벽 건설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관련 소송이 한 건이 아니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네.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환경단체 시에라클럽, 그리고 남부 지역사회 연합이 함께 낸 소송이 하나가 있고요. 또 캘리포니아주가 20개 주를 대표해서 낸 소송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지난 5월에 길리엄 판사가 장벽 건설을 중단시킨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당시 길리엄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을 짓는데 필요한 돈을 다른 항목 예산에서 끌어옴으로써 연방 의회 권한을 무시했다는 원고 쪽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이번에는 당시 판결이 잘못됐다는 증거나 설명을 연방 정부가 제시하지 못했고 예산 전용이 원고 측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건설에 다른 부처 예산을 쓰려는 이유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의회가 필요한 예산을 주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방부와 재무부 예산 일부를 장벽 건설 예산으로 전용했는데요. 이 액수가 67억 달러에 달합니다. 거기에 이번 회계연도 연방 의회가 책정해준 예산이 약 14억 달러니까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까지 국경장벽 건설 예산으로 약 81억 달러를 확보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예산 책정은 연방 의회 권한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 예산 전용을 두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연방 의회가 허락하지 않은 예산을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대로 만들어서 쓰려고 한다는 비판인데요. 길리엄 판사는 지난 5월 예비 판결에서 대통령이 어떤 정책이 중요하다고 간주할지라도 연방 정부 지출에 대한 연방 의회의 절대적인 권위는 미국 헌정 체제에 있어 ‘문제(bug)’가 아닌 특징이자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무리 국경장벽 건설이 중요하다고 해도 관련 예산 편성 권한은 연방 의회에만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길리엄 판사는 당시 판결에서 의회가 행정부가 요청한 예산을 주지 않을 때 행정부가 연방 의회 없이 다른 방법으로 원하는 예산을 찾을 수 있다는 정부 쪽 주장은 건국 초기에 연원을 둔 ‘권력분립’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 권력분립 원칙이란 뭘 말합니까?

기자) 네. 행정부, 입법부, 그리고 사법부의 권력을 나누어서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원칙입니다. 그러니까 연방 의회에 예산 편성 권한을 줘서 이걸로 행정부를 견제하게 만드는 거죠.

진행자) 최근에 연방 의회가 46억 달러에 달하는 긴급 국경지원 기금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여기에 장벽 건설 예산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 기금 법안에 장벽 건설 관련 예산은 전혀 없습니다. 해당 기금은 주로 국경에서 잡힌 사람들의 수용 환경을 개선하는 데 투입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전용하려는 예산이 어느 부처 예산이었나요?

기자) 네. 국방부 대마약 예산에서 25억 달러, 그리고 건설 예산에서 36억 달러가 있고요. 또 재무부가 보유한 몰수자산 6억 달러입니다.

진행자) 그럼 길리엄 판사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전용한 예산이 모두 집행이 정지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국방부 대마약 예산 25억 달러만 해당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상태 선포를 겨냥한 소송이 더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맞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국경장벽 건설을 중단해달라면서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워싱턴 연방 지법에 낸 소송도 있는데, 하지만, 법원은 민주당 의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소송을 낸 주체 가운데 하나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측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세금을 쓸 수 없다는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논평했습니다. 또 별도로 소송을 냈던 캘리포니아주도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2심 법원에 항소할 것이라면서 항소심에서는 이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편 연방 정부를 대리하는 법무부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연방 순회항소법원에 항소했습니다.

지난해 1월 워싱턴 DC 네셔널 몰에서 낙태 반대 집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지난해 1월 워싱턴 DC 네셔널 몰에서 낙태 반대 집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들어 낙태 시술을 거부할 권리를 인정하는 규정을 만들었는데, 이 규정의 시행이 연기됐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연방 정부와 이 규정에 반대해 소송을 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 측이 지난주에 합의한 내용입니다. 법정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연방 보건후생부가 해당 규정의 시행을 연기하기로 했고, 법원도 이 합의를 승인했습니다. 애초 해당 규정의 시행 시점은 오는 7월 22일이었는데, 합의에 따라 11월 22일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시행이 연기됐습니다.

진행자) 이 규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명칭은 ‘보건의료에서 법적인 양심상 권리의 보호(Protecting Statutory Conscience Rights in Health Care)’입니다. 핵심은 보건 분야 종사자가 본인의 도덕적・종교적 신념에 어긋나는 시술이나 돌봄을 제공하는 걸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입니다. 낙태, 불임 시술이나 관련 연구 활동, 그리고 조력 자살이나 안락사 같은 행위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연방 기금을 받는 의료기관은 직원들이 이런 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더라도 보호해야 하고, 기존 연방 법들을 지킨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진행자) 의료기관이 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해당 기관에 연방 기금 제공이 중단됩니다. 소송을 낸 샌프란시스코 같은 경우 해당 규정이 시행되면 연방 기금 약 10억 달러를 잃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 가족계획협회(Planned Parenthood) 등도 새 규정이 실행되면 의료 기관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규정 적용 대상인 의료 시술이나 돌봄을 거부하는 것을 보장하는 근거가 뭔가요?

기자) 네. 해당 규정 이름에도 나와 있듯이 양심이나 종교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에섭니다. 이 규정은 낙태나 안락사를 반대하는 보수 진영에서 꾸준하게 요구해온 항목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도 그간 이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자주 강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1월 연방 보건후생부 민권국 아래 ‘양심·종교의 자유 부서(Conscience and Religious Freedom Division)’를 신설했습니다. 이 부서는 보건 분야에서 종교적, 양심적 저항을 보장하고 낙태 시술이나 다른 형태의 돌봄을 양심과 종교적 사유로 거부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보호하고 이들의 권리를 찾아 주려고 설립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를 이를 위해서 관련 부서뿐만 아니라 새로운 규정도 만들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보건후생부는 새 부서를 만든 다음 날 관련 규정을 발표했고요. 지난 5월에 최종안을 확정하고 오는 7월 22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 규정의 시행을 막으려는 소송이 나왔던 모양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가 지난 5월 새 규정이 확정된 직후에 소송을 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소장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새 규정을 통해 여성이나 성 소수자, 그리고 여타 취약 계층에게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한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는 개인의 신념이 환자를 돌보는 것에 우선할 수 없다고 샌프란시스코시는 주장했습니다. 그밖에 캘리포니아주나 뉴욕주 같은 몇몇 지역 정부도 별도로 연방 법원에 비슷한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소송을 낸 이들 지역 정부는 어떤 주장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소송에 참여한 뉴욕주 정부는 이 소송이 연방정부가 의사에게 환자를 공개적으로 차별하고 거부할 수 있는 면허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문제가 된 규정은 종교 자유에 대한 중대한 오해이며, 미국 전역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판매대에 진열된 총기류들.
판매대에 진열된 총기류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1일부터 새로운 총기 규제 규정이 발효됐다는 소식이군요?

진행자) 네. 캘리포니아주가 7월 1일부로 탄환을 사려는 사람들에 대한 신원조회를 의무화했습니다. 이 규정은 지난 2016년 주민발의안으로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총뿐만 아니라 총알을 사려는 사람도 신원조회를 통과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탄환 구매자는 연방 법무부 전산망에 본인 정보가 없으면 20달러를 내고 별도 신원조회를 거쳐야 하고요. 이후에도 탄환을 살 때마다 매번 1달러를 내고 신원조회를 거쳐야 합니다. 총포상은 구매자가 총기 매매 금지자 명단에 올라가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야 탄환을 팔 수 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안에서 총기를 강력하게 규제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죠?

기자) 네. 대부분의 공격형 소총 판매를 금지했고요. 대용량 탄창 판매와 소유도 규제하고 있습니다. 또 총기 판매나 이전 시 10일간 유예기간을 두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총 외에 탄환 구매까지 신원조회를 의무화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총기뿐만 아니라 총알이 위험한 사람들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서 공공안전을 지키겠다는 겁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탄환 판매가 총기 규제에서 일종의 ‘구멍(loopholes)’이었는데 새 규정으로 이 구멍을 메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총기 권리 옹호 진영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새 규정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습니다. 총알을 사는 데 시간뿐만 아니라 비용이 더 들 것이라면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캘리포니아에 있는 총포상에는 새 규정이 발효되기 전에 탄환을 충분하게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고 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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