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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와일더 전 백악관 보좌관] 시진핑 방북 결산…“협상 재개 동력∙중재 역할 부각”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이틀 일정으로 진행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이번 방북은 비핵화 협상 재개 동력을 불어넣고 중국의 중재 역할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평가했습니다. 국가안보회의 중국 담당 국장과 중앙정보국(CIA) 동아태 부국장보를 지낸 와일더 전 보좌관은 21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이 중국의 개입없이 양자 간 접촉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시진핑 주석의 방북 결과에 대한 와일더 전 보좌관의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미-북 협상의 교착 상황을 깰 수 있겠느냐 여부 때문에 더 주목받는 방북이었습니다. 그런 방향에 기여했다고 보십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2005년 이래 중국 지도자의 첫 방북이라는 점에서 그가 미-북 대화의 중재 역할을 하길 원하거나, 적어도 그럴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같습니다. 저는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기자) 곧 열릴 G-20 정상회담을 고려할 때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메시지를 시 주석 손에 쥐어 줬을 가능성도 있겠죠?

와일더 전 보좌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이미 제시한 단계적 접근법과 다른 메시지일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김정은이 시 주석의 방문을 메시지 전달의 기회로 이용했을 겁니다.

기자) 반면 그저 거창한 의식 뿐이었다, 이런 평가도 있습니다. 기존의 북-중 우호협력 수사만 되풀이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에 동의하시는지요?

와일더 전 보좌관) 거창한 의식이 있었던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중국에 든든한 친구가 있다는 걸 과시하려는 김정은으로서는 자국민에게 보여줄 이런 의식이 필요했습니다. 제재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 희망이 있다는 걸 보여주길 원한 만큼 그런 거창한 의식은 국내용 입니다.

기자) 북-중 관계에서 ‘상징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 실례 같기도 하네요.

와일더 전 보좌관) 그렇습니다. 따라서 부정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김정은이 이번 방문을 통해 얻고자 하는 현실이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자신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기자) 이렇게 두 나라가 뭔가 조율하는 모습이 트럼프 대통령에겐 어떻게 비쳐질까요?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반길만한 이유도 있지 않겠습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시 주석의 방북 방식에 달린 문제입니다. 일단 평양 체류 기간이 매우 짧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불안하게 만들진 않았을 겁니다. 북-중 정상이 모종의 음모를 꾸미기엔 부족한 시간이죠. 다시 말해서 짧은 체류 기간, 그리고 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를 보여주는 선언 같은 게 없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북을 환영할 겁니다.

기자) 김정은이 3차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일부 핵시설의 폐기를 약속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는데요.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전망하시나요?

와일더 전 보좌관) 그렇습니다. 김정은은 하노이 회담 때도 영변 핵 폐기 카드를 제시했으니까요. 따라서 김정은이 하노이 때보다 더 내놓을 용의가 있느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김정은은 이미 뭔가 포기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미국은 더 많은 걸 원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기자) 시진핑 주석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만, 비핵화 정의에도 일치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그런 역할이 실제로 가능할까요?

와일더 전 보좌관) 모두들 ‘비핵화의 정의’에 자꾸 초점을 맞추는데, 저는 핵심에서 벗어난 논의로 봅니다. 문제는 비핵화로 향하는 길을 시작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비핵화의 종착점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한반도 비핵화’라고 하지만 미국의 핵무기는 거기에 없으므로 한국을 비핵화하자는 게 아닙니다. 물론 미국의 핵우산까지 한반도 비핵화 범주에 포함시키면 다른 얘기가 되지만요.

기자)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측면은 없습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김정은에게 북한의 입장을 보다 잘 설명할 ‘시작점’을 제공했고, 중국에게는 보다 무게 있는 중재 역할을 부여한 방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제재에 일부 누수가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유엔 제재를 엄수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이 바뀌지 않는 한 김정은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볼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자) 해법 모색을 위해 미국과 북한이 중간(halfway)에서 만나야 한다는 김정은의 발언이 중국 언론을 통해 소개됐는데요. 어떤 의미로 읽으십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단계적 조치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협상 테이블에 보다 더 많은 핵시설을 올려놓겠지만 시작부터 모든걸 올려놓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다시 말해 하노이 때 제시했던 것 보다 더 많은 걸 하겠다는 제안일 수 있습니다. 좋은 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자) 근본적인 질문입니다만 북한의 비핵화가 과연 중국의 이익에 부합할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이 핵을 사용하지만 않는다면 핵보유가 중국에게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지렛대를 주는 것 아닐까요?

와일더 전 보좌관)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고 저도 종종 같은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가시 같은 존재로 남아있는 게 중국 관점에서는 유용한 지렛대가 됩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한반도 통일에 완강히 반대한다고 저는 늘 느껴왔습니다. 북한이 그대로 있는 게 더 쓸모가 있는 만큼 북한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어떤 것에도 중국은 반대해 왔고요. 북한이 어느 정도의 핵역량을 갖는 것은 중국에게 별 문제가 안됩니다. 핵을 중국에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중국은 북한이 미국에 문제로 남아있는 것을 유용한 지렛대로 여긴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기자)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핵협상이 미-북 간 양자구도로 진행되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다자 형태로 확대됐다고 봐야 하나요? 문 대통령이 자처했던 중재자 역을 시 주석이 가져갔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와일더 전 보좌관) 한반도 비핵화의 어떤 과정에서도 중국이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 정부가 생각했다면 그건 순진한 기대입니다. 북한 경제와 생계의 90%를 공급하는 중국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 협상이 중국의 묵인 하에 어떻게든 남북한 양측에 의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그 동안의 역사에 배치됩니다. 남북한 간 혹은 미-북 간 협상에 개입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은 중국에게는 위험한 일입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으로부터 시 주석의 방북이 무엇을 남겼는지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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