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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헬스캐니언 협곡을 지키는 사람들...스타워즈 자원봉사단


헬스캐니언 협곡의 커크우드 산장에서 한 달간 공원 관리를 하는 제인 매크럼 부부.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입니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국립공원에서 한 달간 지내기. 멋진 휴가 계획처럼 들리지만, 실은 미국 연방 산림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입니다. 미국 서북부 아이다호에 위치한 ‘헬스캐니언’, 일명 죽음의 협곡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경관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국립공원 가운데 하나인데요. 바로 이곳의 산장에서 한 달간 지내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네요. 손전화도 없이, 자연 속에서 어떤 봉사를 하는 건지, 헬스캐니언의 한 산장을 직접 찾아 알아보죠.

헬스캐니언 협곡을 지키는 사람들...스타워즈 자원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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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헬스캐니언 협곡을 지키는 사람들”

‘헬스캐니언’을 관통하는 ‘스테이크리버(Snake River)’은 ‘뱀의 강’이라는 이름처럼 거대한 뱀 한 마리가 협곡을 가르는 듯 멋진 장관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바로 이곳에 위치한 ‘커크우드’ 사적지는 미연방 산림국 소속으로 국가가 관리하는 보호지역이죠. 그런데 이곳에선 누구나 한 달간 관리인으로 지낼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장음: 헬스캐니언 산장]

찰리, 제인 매크럼 부부는 현재 커크우드 산장에서 공원 관리를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입니다.

[녹취: 제인 매크럼] “우리 부부는 늘 이런 자연 속에서의 삶을 원해왔거든요. 그런데 산림국에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거예요. 산림국 직원도 아니고, 산림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도 할 수 있다고 해서 바로 지원했습니다.”

매크럼 씨 부부가 한 달간 집으로 지내는 산장은 고요한 자연 속에 있는 자그마한 이층집이었습니다.

[녹취: 제인 매크럼] “여기가 우리 부엌입니다. 단출하지만 있을 건 다 있어요. 이건 나무를 떼는 난로인데요. 며칠 전부터 날씨가 쌀쌀하길래 이용하기 시작했어요.”

매크럼 씨 부부는 공원 관리인 봉사를 하기 위해 산장으로 들어오면서 음식도 한가득 싸지고 왔습니다.

[녹취: 제인 매크럼] “집안에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데요. 버릴 게 없더라고요. 음식이 남으면 보관을 해 뒀다가 다음에 또 먹곤 합니다.”

부부가 잠을 자는 침실은 2층에 있습니다. 매크럼 씨는 유리 창문이 아닌 방충망 창으로 생활한다고 했는데요.

[녹취: 제인 매크럼] “밤에 여기서 잠들 때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신선한 산들바람이 불어오니까요. 마치 나무 위에서 잠이 드는 기분이에요.”

산장에서는 손전화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작은 무선기와 우편뿐 인데요. 매크럼씨는 매주 수요일마다 집배원으로부터 우편물을 받는다고 하네요.

[녹취: 제인 매크럼] “집배원이 배를 타고 산장으로 오는데요. 만약 우리가 보낼 우편물이 있으면 수요일에 우편함 옆에 빨간 깃대를 꼽아 놓습니다. 그럼 우편함에서 우리 우편물을 가지고 가죠.”

이렇게 자연인의 삶을 사는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일은 우선,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고요. 또 산장을 깨끗하게 잘 관리하고 산장 앞 잔디에 물을 주는 것이라고 찰리 매크럼 씨는 설명했습니다.

[녹취: 찰리 매크럼] “바쁜 현대인들은 자연과 동떨어져 살아가다 보니 위대한 자연을 잊고 살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산장에서 지내다 보면 내가 자연 생태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미연방 산림국은 이런 종류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몇 가지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은 공원 관리인들을 접촉해 신청서를 제출한 후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고 하는데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대자연 속에 살며 자연을 지키는 일. 그 어떤 휴가보다 멋지고 또한 보람도 있는 자원봉사 활동이라고 하겠습니다.

버지니아 리즈버그 고등학교에서 열린 한 자선행사에 ‘스톰트루퍼’라고 하는 흰색 갑옷 군인 복장을 한 데이먼 데그너 씨와 R2-D2 로봇이 참가했다.
버지니아 리즈버그 고등학교에서 열린 한 자선행사에 ‘스톰트루퍼’라고 하는 흰색 갑옷 군인 복장을 한 데이먼 데그너 씨와 R2-D2 로봇이 참가했다.

“두 번째 이야기, 스타워즈 자원봉사단”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5월 4일을 ‘스타워즈의 날’로 공식 지정했습니다. 스타워즈는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공상과학영화로 1977년 첫 편이 선보인 이후 40년이 넘도록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스타워즈는 미국인의 역사이자 문화이자 신화라고 불릴 정도로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미국인 중엔 스타워즈 모형을 수집하는가 하면, 스타워즈를 주제로 하는 파티를 열기도 하는데요. 스타워즈를 통해 자선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름하며 ‘개리슨 타이라노스(Garrison Tyranus)’라고 부르는 스타워즈 봉사단을 만나보죠.

[녹취: 버지니아 리즈버그 고등학교]

버지니아 리즈버그 고등학교에서 열린 한 자선행사에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군인이 나타났습니다. ‘스톰트루퍼’라고 하는 흰색 갑옷 군인 복장을 한 데이먼 데그너 씨는 수십 년 전부터 스타워즈에 푹 빠져서 시간이 날 때마다 스타워즈 복장이나 소품을 만드는 것이 취미라고 하는데요. 영화에 나오는 R2-D2라는 로봇의 모형도 직접 만들어 이날 행사에서 선보였습니다.

[녹취: 데이먼 데그너] “저는 스타워즈의 열광적인 팬입니다. 그렇다 보니 영화에 나오는 R2-D2 로봇을 반려견처럼 갖고 싶더라고요. 배변훈련을 시킬 필요도 없고, 시끄럽게 짖거나, 사료도 필요 없는 훌륭한 반려견인이 되겠다고 생각했죠. 로봇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었고요. 일부 부속품은 3D 복사기를 이용해 제작했습니다.”

데그너 씨를 비롯한 ‘개리슨 타이라노스’ 회원들은 스타워즈라면 사족을 못 씁니다. 영화 소품이나 복장을 직접 제작하는 건 기본인데요. 서점에서 사람들에게 홍보 활동을 하는 크리스토퍼 브라운 씨는 극 중 인물인 ‘다스베이더’의 검은 망토 복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퍼 브라운] “처음에 제국 장교 역을 할 때는 천으로 옷을 만들면 됐어요. 갑옷이 아니니까 쉽게 만들 수 있었죠. 하지만 ‘스톰트루퍼’ 같은 의상은 전체가 거의 다 딱딱한 갑옷이니까요. 제작하기가 훨씬 힘듭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보람이 있어요.”

‘개리슨 타이라노스’는 국제적인 스타워즈 자원봉사단인 ‘501군단(501st Legion)’의 북 버지니아 지부의 이름입니다. 1997년 시작된 501군단 봉사단은 현재 60여 개 나라에서 1만4천 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의 목적은 스타워즈 복장을 하고 다님으로써 사람들에게 스타워즈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스타워즈의 이름으로 자선행사와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주된 임무라고 하네요. 데그너 씨 역시 다른 회원들과 함께 병원과 학교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데이먼 데그너] “처음 아동 병실을 찾아갔던 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아이는 아파서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항암치료로 머리카락도 빠져 있었죠. 그 아이를 바라보고 저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개리슨 타이라노스가 제일 바쁜 날은 5월 4일, 스타워즈의 날입니다.
스타워즈의 명대사 “힘이 함께하기를(May the force be with you)”의 영어 발음이 5월(May), 4일(fourth)과 유사하다 보니, 캘리포니아주가 이날을 스타워즈의 날로 공식 지정하기 이전부터 전 세계 스타워즈 팬들은 매년 5월 4일에 맞춰 '스타워즈의 날'을 기념해왔는데요. 조셉 슈 씨 역시 영화 등장인물을 한 채 서점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녹취: 조셉 슈] “제가 이렇게 영화 복장을 하고 나온 이유는 지역 사회를 향한 열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늘 자선 행사에 최대한 많이 참여하려고 노력하거든요. 또 평소에 사람들한테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요. 제가 조금 고생을 해도 사람들이 기뻐하니까 보람을 느낍니다.”

많은 스타워즈 팬들은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그저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가 주는 즐거움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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