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산불 진압 전문 소방대 ‘스모크점퍼’...장애인의 좋은 친구, 보조견


스모크점퍼가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 산불이 나면 그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상당한 피해를 보곤 합니다. 특히 매년 여름철이 되면 서부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요. 몇 주씩 불길이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에선 이렇게 산불로 인한 피해가 커지면서 '스모크점퍼(Smokejumper)' 라는 산불진압 소방대가 조직돼 활동하는데요. 화재 지역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가 불을 끄는 ‘삼림소방대원’, 일명 스모크점퍼 들을 만나러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주를 찾아가 보죠.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산불 진압 전문 소방대 ‘스모크점퍼’...장애인의 좋은 친구, 보조견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10:10 0:00

“첫 번째 이야기, 산불 진압 전문 소방대 ‘스모크점퍼’”

아이다호 그랜즈빌의 한 소방서. 이곳은 스모크점퍼, 그러니까 삼림소방대원들의 본부이기도 합니다. 15년 전, 크리스 영 소방관이 처음 이 소방서에 왔을 때만 해도 스모크점퍼는 본인을 포함해 단 두 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30명이 넘는 삼림소방대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요. 다들 소방관인 동시에 고공낙하 전문가들이기도 합니다.

[녹취: 크리스 영] “우리는 산불이 발생하면 헬리콥터나 비행기를 이용해 신속하게 산불이 발생한 지역으로 출동합니다. 주로 육로로 가기 힘든, 먼 거리에 있는 지역에서 화재 진압 활동을 하는데요. ‘스모크점퍼’가 되기 위해선 최소한 5주간의 특별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스모크점퍼 소방대는 산불 진압을 위한 장비를 휴대한 상태에서 낙하산을 메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불길의 진행 방향을 판단해 그쪽에 있는 나무들을 미리 절단하는 작업을 하고요. 또 산불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사전에 진압하는 일을 하고 있죠.

[현장음: 소방서 알람]

산불이 발생했다는 경고음이 울리면 삼림소방대원들은 곧장 출동 준비에 들어갑니다. 대원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단 3분. 이 짧은 시간 안에 무겁고 복잡한 장비를 다 갖춰야 하는데요. 따라서 꼭 2명씩 짝을 지어 출동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녹취: 크리스 영] “출동을 하기에 앞서 소방복장을 제대로 입는 게 중요합니다. 방화복에 달려 있는 낙하산도 확인해야 하죠. 우리 방화복은 아무 데서나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고강도 섬유인 ‘케블러’로 만들어졌는데요. 절대로 구멍이 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낙하산을 타고 나무 위에 떨어지다 보면 나뭇가지가 방화복을 관통할 수도 있겠죠. 그런 일이 없도록 아주 질긴 섬유로 돼 있습니다.”

방화복뿐 아니라 소방대가 신는 신발도 내구성이 크고요. 물통을 담는 가방과 특수 장갑, 안전모, 화재대피용 천막, 여분의 낙하산까지…산악 소방대원들은 출동할 때 챙겨야 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스모크점퍼인 라일리 씨는 이렇게 무겁고 복잡한 방화복을 입는 것이 즐거움의 시작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라일리] “사실 방화복이 편하진 않습니다. 몸을 꽉 조이고요. 또 입고 있으면 아주 더워요. 하지만 저는 이 방화복을 입는 순간 흥분됩니다. 이후에 정말 신나는 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라일리 씨는 스모크점퍼가 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5차례나 현장에 출동에 산불 진압작업에 동참했다고 했는데요. 산림소방대원이 천직인 듯했습니다.

[녹취: 라일리]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부터 제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 오르면 그때부터 실감이 나죠. 공중에서 산불 지역을 바라보며 어디에 뛰어내릴지 확인하는데요. 정찰대원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후 바로 비행기에서 고공낙하를 합니다.”

스모크점퍼는 낙하산을 타고 산불의 진원지에서 조금 떨어진, 안전한 지대에 착륙합니다. 이후 산불 진압 장비를 담은 상자가 떨어지길 기다리는데요. 장비 상자엔 특수 도끼와 톱 등이 들어있다고 하네요. 산불 진압작업이 끝난 후엔 또 다른 여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신을 태우고 갈 교통수단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야 하는데요. 때론 수 킬로미터를 걸을 때도 있다고 합니다.

산림소방대원들은 산불이 잦은 5월부터 9월까지 가장 바쁘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스모크점퍼들이 가을부터 초봄까진 일반 소방서에서 근무하고요. 더위가 찾아올 때쯤, 도끼와 톱 그리고 용감함으로 무장한 채 삼림소방대 본부로 다시 돌아온다고 합니다.

마이클 캐러스킬로 씨가 보조견 오하이와 함게 걷고 있다.
마이클 캐러스킬로 씨가 보조견 오하이와 함게 걷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장애인의 좋은 친구 보조견”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거동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개를 ‘서비스독(service dog)’, 보조견이라고 부릅니다. 보조견은 장애인들의 눈과 귀가 되기도 하지만 때론 삶의 의욕을 가져다주는 좋은 친구가 되기도 하죠. 특히 몸의 장애뿐 아니라 감정적으로 어려움이 겪는 사람들, PTSD라고 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겐 보조견이 친구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현장음: 마이클 캐러스킬로 씨 집]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 참전 군인인 마이클 캐러스킬로 씨는 파병지에서 돌아온 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갖게 됐습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혼자 집 밖을 나서지도 못했는데요. 공공장소에 있는 것이 불편하고 불안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보조견이 ‘오하이’를 만난 후 마이클 씨의 삶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녹취: 마이클 캐러스킬로] “아내가 없으면 전 완전 폐인이었습니다. 외출도 할 수 없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심지어 혼자 있지도 못했는데요. 극심한 공포와 스트레스를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하이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외출도 할 수 있게 됐고요. 모든 걸 아내에게 의지하던 일상에서 탈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보조견 오하이는 ‘자립을 위한 반려견’이라는 민간단체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이 단체는 장애인을 위한 보조견 훈련을 제공하는데요. 이곳에서 혼련받은 개들은 주인이 떨어트린 물건을 줍는 건 물론이고요. 문을 여닫을 수도 있고, 40가지가 넘는 명령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자립을 위한 반려견’의 로라 앤 더버키 씨의 설명을 들어볼까요?

[녹취: 로라 앤 더버키] “우리는 주로 ‘래브라도’와 ‘골든리트리버’를 훈련합니다. 보조견이 되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췄어요. 개 가운데 제일 다재다능하고 또 불을 켜거나 휠체어를 끄는 등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덩치도 되고요. 그렇다고 또 너무 크진 않아서, 주인과 함께 비행기나 기차를 타기에도 적당합니다.”

‘자립을 위한 반려견’에선 강아지 때부터 훈련을 시작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은 18개월 동안 사회화 훈련과 기본 명령들을 가르치고요. 이후 훈련 센터로 옮겨서 전문 보조견 강사와 함께 6개월간 또 훈련합니다. 이런 훈련 과정을 다 마친 후 절반가량이 훌륭한 자질을 갖춘 보조견으로 졸업하게 된다고 하네요.

[녹취: 로라 앤 더버키] “훈련을 마친 개들은 2주간 공동 기숙사에 머무르는데요. 일반 가정집에서 지내는 것 같은 환경을 미리 적응해 보는 겁니다. 우리는 개들이 목줄이 없이 지내면서 여러 가지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고 또 대응하는지를 점검합니다.”

이렇게 훈련을 다 마친 개들은 새로운 주인을 찾아갑니다. 마이클 캐러스킬로 씨도 바로 이런 훈련 과정을 거친 오하이를 만난 건데요. 주인들은 보조견을 무료로 데려갈 수 있지만, 대여의 개념이기 때문에 주인이 보조견을 소유할 수는 없고요. 보조견은 활동을 마칠 때까지 ‘자립을 위한 반려견’ 소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마이클 씨는 오하이를 가족 그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마이클 캐러스킬로] “저와 오하이는 한 팀입니다. 제가 뭘 하든 오하이가 함께 하고 오하이가 하는 건 또 제가 함께하죠. 우리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기도 하는데요. 서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큰 도움이자, 좋은 친구 그리고 헌신적인 동반자가 되어주는 오하이는 이렇게 고통 속에 있던 재향군인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