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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보이스카우트의 첫 여학생 단원들... 지역주민이 교사인 이민자 영어 교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교회에서 ‘스카우트BSA’ 여자 단원들이 매듭짓기를 배우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보이스카우트는 야외 활동 등을 통해 심신을 수련하는 국제 청소년 조직입니다. 특히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보이스카우트는 보이(boy) 즉 남자아이들이 단원으로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하지만 최근 보이스카우트는 동성애자와 성전환자의 가입을 허용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여자 단원들도 받아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연맹의 이름도 ‘보이(boy)’를 빼고 ‘스카우트BSA(Scouts BSA)’로 바뀌었습니다. 새로운 이름 아래, 여학생으로는 처음으로 보이스카우트의 문을 두드린 여학생들을 한번 만나볼까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보이스카우트의 첫 여학생 단원들... 지역주민이 교사인 이민자 영어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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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보이스카우트의 첫 여학생 단원들”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워싱턴 D.C. 의 한 공원에 여학생들이 모여있습니다. 캠프파이어 즉 모닥불 피우기를 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열심히 태우고 있는데요. 여학생 단원들도 기존의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똑같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소피 셸]

자신의 지도력을 키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스카우트에 가입했다는 소피 셸 양은 여학생들로만 구성된 ‘스카우트BSA’ 워싱턴 지역단 단원인데요. 11살에서 17살 사이 단원들은 여학생과 남학생이 분리돼 활동한다고 합니다.

스카우트 단장인 크레이그 버크하트 씨는 딸이 ‘스카우트BSA’에 가입하면서, 여학생 지역단을 지도하는 단장이 됐다고 했습니다.

[녹취: 크레이그 버크하트] “보이스카우트는 여학생들에게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때까지 오랫동안 보이스카우트 단장을 해왔지만, 여학생단처럼 이렇게 열정이 넘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올리비아 헐리 양은 보이스카우트로 활동하는 오빠를 보고 ‘스카우트BSA’에 가입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녹취: 올리비아 헐리] “스카우트 활동을 하면 살아가면서 필요한 기술을 많이 배우고 또 사람들을 도울 방법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에도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고요. 거기다 이렇게 여학생들이 팀을 이뤄 활동을 하니까 서로를 통해 배우는 것도 많고요. 서로 힘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여학생들이 보이스카우트에 가입하자, 여학생을 위한 훈련 조직인 ‘걸스카우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여학생들의 지도력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프로그램인 걸스카우트가 있는데 왜 보이스카우트가 여학생들을 받느냐는 주장인 거죠. 걸스카우트는 보이스카우트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스카우트BSA’ 센터]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한 교회에 ‘스카우트BSA’ 여자 단원들이 모였습니다. 스카우트 선서로 시작된 실내 훈련에선 응급처방과 매듭짓기 등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요.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접는 법도 배웠습니다.

여성 스카우트단장인 매건 토머스 씨는 여학생 단원들이 아주 열정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매건 토머스] “우리 단원들은 제일 처음 ‘스카우트BSA’에 가입한 여학생들입니다. 다들 자신들이 개척자라는 사실에 고무돼 있어요.”

토머스 씨의 딸인 소피 양은 걸스카우트보다 보이스카우트의 활동이 더 모험심이 넘친다고 했습니다.

[녹취: 소피 토머스] “보이스카우트가 야외 활동이 더 많더라고요. 여자라고 해서 자전거 여행이나 야영을 못 할 이유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소피양의 동생 코르벳 양은 보이스카우트와 걸스카우트 두 곳 다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녹취: 코르벳 토머스]

두 단체의 활동이 다르고 또 두 곳의 활동을 다 좋아하기 때문에 보이스카우트에 가입했다고 해서 원래 하던 걸스카우트 활동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는 겁니다.

마크 스프럴스 부단장은 자신의 세 딸이 모두 ‘스카우트BSA’에 가입했다며, 세 딸 모두 자신처럼 ‘이글스카우트(Eagle Scout)’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습니다. 이글스카우트는 보이스카우트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등급이죠.

[녹취: 마크 스프럴스] “저는 우리 딸들이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자신감이 넘치고, 어떠한 상황도 헤쳐나갈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학생들의 전유물이었던 보이스카우트. 이제 ‘스카우트BSA’라는 새로운 이름과 함께 여학생들도 미래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훈련받고 있습니다.

콜로라도주 롱몬트 ‘인터캄비오 센터’에서 디파 매컬리 씨가 이민자들을 상대로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콜로라도주 롱몬트 ‘인터캄비오 센터’에서 디파 매컬리 씨가 이민자들을 상대로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지역 주민이 교사가 되는 이민자 영어교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라는 별명답게 전 세계 곳곳에서 온 이민자들이 어울려 살아갑니다. 그런데 일부 이민자들 가운데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런 사람들은 언어가 통하지 않다 보니 미국 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기도 하죠. 바로 이런 이민자들을 위해 지역 사회 주민들이 나서서 영어를 가르쳐주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요. 미 서부 콜로라도주의 ‘인터캄비오(Intercambio)’라는 단체를 찾아가 보죠.

[현장음: 인터캄비오 수업]

콜로라도주 롱몬트에 위치한 ‘인터캄비오 센터’에서 디파 매컬리 씨가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건강입니다.

[녹취: 디파 매컬리] “‘running a fever’는 러닝 그러니까 뛴다는 뜻이 아닙니다. 열이 난다는 뜻인데요. 온도가 움직이는 거예요.”

매컬리 씨의 설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은 세계 각지에서 온 이민자들입니다. 매컬리 씨는 교사 경력은 없지만, 인터캄비오 센터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인터캄비오의 리 셰이너스 대표는 지역 주민이 직접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리 셰이너스] “우리는 자체 영어 교재를 갖고 있습니다. 시중에 관련 자료가 많긴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이 가르치기에 적합한 건 없더라고요. 18년 전 우리 센터를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5천 명이 영어 강사로 자원봉사를 했는데요. 다들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있지만, 이들이 수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이면서도 이민자들에게 적절한 교재가 필요했고요. 그래서 우리가 직접 교재를 제작했습니다.”

매컬리 씨의 수업 현장, 이번엔 우울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우울한 기분이 드는 이유가 차별 때문이라는 대답은 이민자인 학생들과 이민자의 딸인 영어 강사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녹취: 디파 매컬리] “맞아요. 차별로 인해 우울증이 올 수 있어요. 우리 아버지는 인도에서 오셨는데요. 인도에서 기술자로 일하시다 미국에선 슈퍼에서 손님들이 밀고 다니는 카트를 모으는 일을 하셨죠. 당시 우리 아버지도 우울해하셨습니다.”

매컬리 씨의 설명에 학생들은 다들 공감했습니다.

[녹취: 리 셰이너스] “매컬리 씨는 학생들을 정말 잘 가르칩니다. 매컬리 씨 역시 가르치는 일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으세요. 우리 센터에 와서 처음으로 영어 강사 훈련을 받았는데 실력이 크게 늘었습니다. 수업내용도 좋지만, 학생들과 교감하는 부분에서도 정말 최고예요.”

[녹취: 디파 매컬리] “제가 이렇게 영어 강사로 나선 이유는 바로 우리 부모님 때문입니다. 부모님은 영어를 못하는 이민 1세대이셨어요. 말이 안 통해서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는데 만약 우리 부모님 때도 ‘인터캄비오’ 같은 곳이 있었더라면 그렇게 고생하지 않으셨겠죠.”

부모님을 생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매컬리 씨, 좋은 강사가 될 수밖에 없겠죠? 매컬리 씨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도 매컬리씨의 경험과 비슷한 사연을 가진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녹취: 실비아 곤잘레스 씨와 손자 대화]

미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도 영어를 전혀 못 했다는 실비아 곤잘레스 씨. 하지만 손자인 키론은 스페인어를 못 알아듣는 탓에 곤잘레스 씨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손자와 대화를 하기 위해 영어를 배웠다는 곤잘레스 씨는 센터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영어가 늘었다고 했는데요. 키론은 할머니 영어가 아주 많이 늘었다며 기뻐했습니다.

단순한 강사와 학생이 아닌 이웃과 친구로서 영어를 배우는 인터콤비오 센터에서는 이처럼 더 나은 지역 사회를 만드는 끈끈한 정이 오가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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