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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3D 프린터로 다리를 만드는 미군들...동네 서점의 부활


미국 펜들턴 해병대 기지에 놓여있는 3D프린터로 만들어진 다리.
미국 펜들턴 해병대 기지에 놓여있는 3D프린터로 만들어진 다리.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3차원 입체 물건을 찍어내는 3D프린터. 요즘은 이 3D 프린팅 기술이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기계 부품은 물론 인공 팔다리인 의수와 의족까지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 3D프린팅 기술은 군대에서도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데요. 미군은 이제 3D 프린터로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는 다리까지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펜들턴 해병대 기지로 가서 3D 프린팅 기술로 탄생한 인공 다리를 만나 보시죠.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3D 프린터로 다리를 만드는 미군들...동네 서점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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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3D 프린터로 다리를 만드는 미군들”

펜들턴 해병대 기지에 놓여있는 한 콘크리트 도보교. 겉으로 보기엔 특별한 게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다리엔 놀라운 비밀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3D프린터로 만들어진 다리라는 겁니다.

미 제 1해병대 군수지원단은 콘크리트와 자갈 등을 소재로 다리를 찍어내고 있는데요. 에릭 새터스웨이트 대위의 설명을 들어보죠.

[녹취: 에릭 새터스웨이트] “다리를 만드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우선 다리 모양을 인쇄하는데 사흘이 걸리고요. 이후 세부 조각들을 완성하는 데 또 사흘이 걸립니다. 이후 다리를 옮겨서 필요한 곳에 설치하는데 또 이틀이 걸립니다.”

보통 열흘 정도면 다리 하나를 뚝딱 세운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이게 가능한 일인지 제 7해병대 기술지원부대 소속, 벤자민 사포나로 일병으로부터 들어봤습니다.

[녹취: 벤자민 사포나로] “이 기계는 ES-6라는 기계입니다. 완전 자동화돼 있기 때문에 사람 손으로 조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기계가 돌아가면서 전체 길이를 다 측정하고요. 또 표면을 정밀하게 읽어서 디자인을 완성합니다.”

원격 조정이 가능한 이 기기를 통해 측정한 수치들을 다 모은 후 컴퓨터에 입력시켜 다리의 청사진을 만들어 냅니다.

일부 조정 과정을 거쳐 거대한 3D 프린터로 보내면 여러 겹의 콘크리트 층을 쌓아가며 다리를 만들어 냅니다.

다리를 만드는 프린터인 만큼 인쇄 소재는 콘크리트와 자갈, 다른 중량감 있는 재료들이 사용되고요. 또 종이 인쇄기에서 잉크를 담는 플라스틱 통도 여기선 철로 만든 관이 대신합니다.

3D 다리는 아직 완전히 자동화가 되진 않았습니다. 군인들이 옆에서 공정을 지켜보며 필요할 경우 일부 조정도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전통적인 공법으로 다리를 건설할 때보다 훨씬 적은 인력과 비용이 든다는 게 새터스웨이트 대위의 설명입니다.

[녹취: 에릭 새터스웨이트] “이 다리는 부피가 총 6.5 세제곱미터 정도 되는데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콘크리트로 이 정도 다리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1천 달러도 안 됩니다. 만약 아프가니스탄 같은 해외 파병지에서, 같은 규모의 다리를 세우려면 7만5천 달러 정도 드는데요. 그러니까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다리 하나를 세울 수 있는 겁니다.”

이같은 기술은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녹취: 에릭 새터스웨이트] “군사 작전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예를 들어 길이 끊어진 지역으로 사람들을 이동시켜야 할 경우 3D 프린터로 도보교를 만들어 설치할 수 있겠죠. 또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펼칠 때도 다리를 세울 수 있겠고요. 이후 지역 주민들이 계속 사용하도록 다리를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고 올 수도 있을 겁니다.”

이처럼 3D 프린팅 다리는 적은 비용은 물론 훨씬 적은 인력과 자재로, 다양한 목적을 위해 활용될 수 있는데요. 해병대 측은 지상은 물론 해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곧 도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서점 ‘원 모어 페이지 북스(One More Page Books)’.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서점 ‘원 모어 페이지 북스(One More Page Books)’.

“두 번째 이야기, 미국 동네 서점의 부활”

책도 사고 동네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동네 서점. 하지만 20년 전 대형 서점들이 들어서고 또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동네 서점은 자취를 거의 감추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한 10년 전부터 개인이 소유한 동네 서점들이 다시 번성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원 모어 페이지 북스 서점]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서점 ‘원 모어 페이지 북스(One More Page Books)’.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예쁜 서점 안엔 각종 책과 문구류로 가득한데요. 책의 종류도 연애소설부터 요리책, 유명인사들의 자서전까지 무척 다양합니다.

이 서점은 개인이 소유한 독립 서점으로 8년 전, 비교적 생활 수준이 높은 알링턴 지역에 문을 열었는데요. 이 서점의 책 구매 담당자인 릴리아 네버커 씨는 서점을 찾는 고객들과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릴리아 네버커] “저는 서점이야말로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곳이자, 이웃과 친구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특별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점을 찾은 셰릴 무어 씨는 이런 동네 서점은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딱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좋다고 했습니다.

[녹취: 셰릴 무어] “여기 서점 직원들은 손님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늘 관심을 가집니다.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 모임’도 운영하죠. 저는 서점이 단순히 책을 사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지역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바로 이런 점 때문일까요? 거의 사라질 뻔했던 동네 서점들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에서 2015년 사이, 개인이 운영하는 서점이 35%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 미국 서점협회는 미 전역의 2천400개 동네 서점들의 매출이 지난해 5%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위치한 어린이 전문 서점, ‘허레이 포 북스(Hooray for Books)’는 11년 전에 문을 열었는데요. 서점 주인인 엘렌 클라인 씨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지역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책을 제공한 것이 성공 요인이었고 밝혔습니다.

[녹취: 엘렌 클라인] “우리 동네엔 다른 인종끼리 결혼한 가정이 참 많습니다. 이런 손님들이 좋아할 만한 책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최근 들어 다양한 인종이 골고루 등장하는 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이런 변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참 멋진 일이죠.”

동네 서점에 오면 또 인터넷에서 책을 구입하는 것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다는 손님들도 있었습니다.

[녹취: 새라 리들] “인터넷 쇼핑을 하면 사실 책을 하나하나 훑어보지는 못하잖아요. 하지만 이렇게 서점에 오면 책을 직접 다 훑어볼 수 있고요. 또 내 눈에 쏙 들어오는 책도 찾을 수 있어서 좋아요.”

인터넷 상점 등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네 서점들은 책 이외에 다른 것도 많이 취급합니다. ‘원 모어 페이지 북스(One More Page Books)’ 서점은 책을 읽으며 곁들일 수 있는 포도주나 초콜릿도 판다고 하고요.

[녹취: 릴리아 네버커] “또 우리는 다양한 행사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저자와의 만남 같은 행사에 오면 저자의 사인도 직접 받을 수 있죠.”

지역 작가인 에드 에이마마르 씨는 자신의 신작을 소개하는 저자와의 만남 행사에 가수를 초청해 독특한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에드 에이마르] “이런 저자와의 만남 행사는 책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해줍니다. 또 독자들에게 단순히 책을 눈으로 읽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주죠.”

독자들도 서점에서 이런 행사를 보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런 행사들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는데요. 이처럼 동네 서점은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 집과 같은 편안함을 주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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