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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KAL기 납북자 아들 유엔에 진정서…“북한, 분명한 답변 안하면 국제사회 비난 받을 것”


1969년 북한의 대한항공 납치 피해자 황원 씨의 아들인 황인철 씨가 지난해 5월 기자회견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1969년 북한으로 납치된 대한항공(KAL) 여객기 탑승자의 아들이 유엔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아버지와 한국에 있는 가족 간 자유로운 연락을 허용하도록 북한에 촉구하고, 독립적인 제3자를 통해 아버지의 자유 의지를 확인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50년 전 발생한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북 사건의 피해자인 황원 씨의 아들이 아버지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유엔에 제출했습니다.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의 황인철 대표는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버지의 납북을 ‘자의적 구금’으로 판정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대북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을 통해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에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인철 대표] “현재 저희 아버지가 사리원시, 평양으로 들어가는 길목 근처에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에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에 저희가 신청을 하게 됐습니다.”

황 대표는 북한에 있는 아버지와 한국에 있는 가족 간 자유로운 연락을 허용하도록 북한에 촉구하고, 독립적인 제3자를 통해 아버지의 자유 의지를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의적 구금이란 개인이 범죄를 자행했다는 증거나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구금되는 것을 의미하며,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은 피해 당사자와 가족, 인권단체들의 청원을 받아 자의적 구금 여부를 판단한 뒤 필요한 권고를 제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아버지가 2013년에 평양에서 100km 떨어진 곳에서 탈북을 시도하다가 불발된 후 연락이 끊겼다가, 2016년과 2017년에 아버지가 계속 그 곳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에 아버지의 현재 상태에 관한 모든 정보를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공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유엔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늦어도 8월 중순까지는 유엔 인권 메커니즘을 통해 답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황 대표를 대신해 진정서를 실무그룹에 제출한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는 황 대표의 아버지가 감옥에 수감된 상태는 아니지만 이동의 자유가 없는 가택연금 상태이기 때문에 자의적 구금에 해당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집이나 일정한 곳 아니고는 다닐 수 없게 자유가 속박돼 있는 상황인데, 그것도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에서 다루는 상황입니다.”

KAL기 납북 사건은 1969년 12월 11일 강릉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 10여 분 만에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돼 북한으로 끌려간 사건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이듬해인 1970년 2월 14일 승객과 승무원 50명 가운데 39명을 송환했지만 황원 씨를 포함한 11명은 돌려보내지 않았습니다.

황인철 대표는 앞서 2010년에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에 국내 납북자 중 처음으로 아버지 사건에 관한 진정서를 제출했었다며, 하지만 북한의 답변은 너무나 무성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인철 대표] “ 저희 아버지는 강제실종에 해당되지 않는다, 강제실종 실무그룹에서 다룰 인도적 사안이 아니다, 그리고 적대세력에 의한 대결책동의 산물이다라고 하는 답변으로...”

황 대표는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북한 인권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아이슬랜드가 아버지의 실명을 거론하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권고안을 제시한 상황이라며, 북한이 또 다시 명백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의 사건이기 때문에 해결의 방도가 없다는 일각의 주장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인철 대표] “아직도 내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았는데 이 사건이 끝났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거였었고요, 내 아버지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는데 과거의 사건이라고 마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내모는 것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황 대표는 KAL기 납치 사건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명백한 역사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묵인하고 사건 자체를 축소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는 최근 UPR에서 우루과이와 아이슬랜드가 KAL기 납치 문제와 황원 씨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것을 보고 지금이 문제를 제기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에 제출된 진정서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할 방법을 찾으려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메시지 전달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 밖에서 이렇게 애타게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황원 씨, 황인철 씨 아버지에게 전달이 될 것이고요, 아들이 여전히 찾고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실 것이고요...”

아울러 황원 씨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면 북한 당국이 황 씨를 박해나 위험한 상태로 몰고 가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외교부와 통일부는 황인철 대표가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한 `VOA' 논평 요청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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