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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 통일부, 개성공단 기업인들 방북 승인…“재산권 보호 차원”


지난해 4월 한국 최북단에 위치한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공단 일대.
지난해 4월 한국 최북단에 위치한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공단 일대.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 이후 처음으로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을 승인했습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방북 승인이 많이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 800만 달러 공여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17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을 승인했습니다.

[녹취: 이상민 대변인] “정부는 개성공단에 투자한 기업인들이 지난 4월 30일 신청한 자산 점검을 위한 방북을 승인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앞으로 기업들의 방북이 조기에 성사되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재산 보호 차원에서 이번 기업인들의 방북을 승인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자산 점검 방북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200여 명은 지난달 30일, 5월 중에 공장 점검을 위한 방북을 통일부에 신청했습니다.

한국 통일부가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한 것은 개성공단 폐쇄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이전의 8차례 방북 신청은 모두 유보되거나 불허됐습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유창근 부회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통일부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창근 부회장] “저희들이 애간장이 다 타다가 절망 끝에서 만난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간절했죠. 아주 환영합니다.”

유 부회장은 아직도 북측의 승인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그 이후에 구체적인 방북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약 20여 명의 기업인들이 방북 신청을 한 상태라며, 물리적으로 하루 만에 점검을 모두 마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 부회장은 기업인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설비 점검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창근 부회장] “아무래도 자식 같은 설비가 3년 동안 방치돼 있었으니까 설비를 보는 것이 가장 시급하죠.”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방북 승인이 늦은 감이 있지만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3년 동안 방치된 공장과 설비를 점검하고 보존대책을 세울 수 있는 실질적인 점검이 가능한 방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녹색섬유의 박용만 대표는 지난 달 30일 방북 신청 당시 VOA와의 인터뷰에서, 건물 상태와 기계 설비 상태가 어떤지가 가장 보고 싶다며, 하지만 낙관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용만 대표] “기계 장치 등 실제로 있는 물건들이 벌써 거의 4년째 관리가 안 되고 있기 때문에 궁금하기도 하고 우려도 많이 하고 있고 솔직히 말해서...”

2000년에 착공해 2005년부터 업체들의 입주가 시작된 개성공단은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2016년 2월 10일 전격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한국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2월 말 기준으로 125개 기업이 입주해 있었고, 북한 근로자 5만5천여 명이 일했습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국제기구에 800만 달러를 공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상민 대변인] “정부는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해 나간다는 입장 하에 우선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아동기금(UNICEF)의 북한 아동, 임산부 영양지원, 모자보건사업 등 국제기구의 대북사업에 자금 800만 불을 공여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대변인은 앞으로 대북 식량 지원 문제는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과 대북 직접 지원 등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식량 문제는 안보 상황과 관계없이 인도적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 원칙을 이미 확정했고, 이를 추진할 구체적인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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