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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대북 식량 지원 찬반 엇갈려 ... “고통 받는 북한 주민 도와야 vs 현 시점에 부적절”


지난 2007년 한국 전라북도 군산 항에서 인부들이 대북 지원 물자를 베트남 선박에 실고 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정치군사적 긴장 상태와는 별개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식량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과, 현 시점에서 대북 식량 지원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이상민 대변인] “이러한 것을 실시해 나가는 데 있어서 국민적 합의와 지지, 또 공감대 이런 것들이 필요한 만큼 국민 의견수렴들을 계속해서 해 나가겠다,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기본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실제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4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과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등 대북 지원 민간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식량 지원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또 15일에는 통일부 인도협력분과 정책자문위원들을 만나고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들었고, 앞으로 대형교회 관계자들과 만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화협의 김홍걸 대표상임의장은 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대북 식량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홍걸 대표상임의장] “북한의 식량 사정이 워낙 나쁘고 주민들의 고통이 심하기 때문에 북-미 관계가 풀리는 걸 기다려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란 걸 우리가 다 알고 있다…”

앞서, 민화협과 북민협 등 대북 지원 민간단체들은 14일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군사적 긴장 상태와는 별개로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식량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혜경 북민협 운영위원장은 1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기자회견에거 각 단체들이 대북 식량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혜경 위원장]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안 좋으니까 여러 가지 다각적인 방법들을 동원해서 북쪽에 식량 지원을 하겠다는 각 기관들의 의지를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최 위원장은 민간 차원에서 북한과 교류가 활발했던 2000년대 중반에서 2008~9년까지는 거의 매달 방북했지만 그 이후에는 북한과 긴밀한 협의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북한의 식량 사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WFP 보고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난이 10년 내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곧바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을 추진했지만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잇따라 단거리 발사체와 미사일을 발사하자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다며 의견수렴에 들어갔습니다.

세종연구소의 우정엽 미국연구센터장은 북한의 두 차례 발사 이후 한국 정부가 국내 여론의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우정엽 센터장] “식량 상황이 심각하다는 WFP의 보고서가 나온 뒤에는 우리 정부의 북한에 식량 지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이렇게 연이어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에서는 국내 여론의 지지를 받기가 쉽지 않겠죠.”

실제로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찬성 보다 반대가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YT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0일 실시한 북한 식량 지원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50.4%로 찬성이 46 % 보다 조금 많았습니다.

또한 인터넷 매체인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 간 조사한 결과에서도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반대가 40.9%로, 찬성 33.3% 보다 많았습니다.

또 다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13일과 14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반대가 55%, 찬성이 42%로 나왔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이재춘 이사장은 기본적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반대하지 않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재춘 이사장] “북한의 자세가 전혀 바뀌지 않았잖아요. 이것은 비핵화 할 뜻이 없다는 것이죠. 적어도 비핵화 할 때까지는 이런 문제도 심각하게 검토해야 되고...”

이 이사장은 대북 식량 지원이 북한 비핵화 동력을 떨어뜨리고 대북 제재를 무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과거 대북 식량 지원 과정에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식량이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모니터링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반도인권통일변호사모임의 김태훈 상임대표는 대북 지원 식량의 분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태훈 대표] “식량 지원을 하는 것은 서민들과는 전혀 관계 없고, 오히려 북한의 지배계층에 도움을 줄 뿐이고...”

김 대표는 그러면서 대북 식량 지원이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인권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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