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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트럼프 이민개혁안에 부정적...하원 정보위, 법무부에 ‘집행 조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새로운 이민 개혁안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새로운 이민 개혁안을 공개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능력을 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 이민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공화당 의원들도 입법 가능성이 없는 안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 정보위원회가 특검 보고서와 관련해 법무부를 상대로 ‘집행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SAT에 ‘역경 점수’가 도입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 ‘아메리카 나우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 이민 개혁안을 발표했는데요. 반응이 별로 좋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는데요. 의회 통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건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이민 개혁안 내용을 들여다볼까요?

기자) 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메리트 베이스(Merit Based)’ 제도인데요. 가족 초청 이민을 줄이고, 고학력자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 이민을 확대하는 내용입니다. 능력과 학력에 따라 점수를 매겨서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목적에서 나온 정책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새 이민 정책에 대해 공정하고 현대적이며 합법적인 개혁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이민자,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이란 겁니다.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호하고 미국의 가치를 장려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제도란 건데요. 임의로 선정하는 방식은 미국 가치에 어긋나고, 미국 사회에 크게 이바지할 잠재성이 있는 능력자들의 이민을 가로막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임의로 선정하는 방식, ‘비자추첨제도 얘기하는 아닌가 싶은데요. 현재는 가족 이민뿐만 아니라, 무작위로 선정하는 추첨 제도도 시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나온 제도인데요. 미국에 이민 오는 사람이 적은 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추첨해서 영주권을 주는 방식입니다. 그동안 신원 조회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16일에 발표한 새 이민 정책에 따르면, 이 제도는 폐지됩니다.

진행자) 가족 초청 비율을 줄인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나 줄이는 겁니까?

기자) 네,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입니다. 미국은 연간 110만 명의 합법 이민자들 받아들이는데요. 현재는 가족 초청 이민 비율이 66%, 망명이나 난민 같은 인도주의 차원의 이민이 22%, 숙련 노동자 이민이 12%입니다. 하지만 새 계획에 따르면, 숙련 노동자 이민이 57%로 두 배 이상 크게 늘어납니다. 반면에 가족 이민과 인도주의 이민은 각각 33%와 10%로 줄입니다. 여기서 가족 초청 이민은 미국에 합법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 부모나 자녀 등 가족을 초청하는 제도를 말하고요. 숙련 노동자 이민은 특별한 기술을 갖추거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위한 취업 이민을 말합니다.

진행자) 이런 계획에 대해 연방 의회에서 입법 가능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16일,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앞서 가진 주례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가치, 장점이란 뜻의 ‘메리트(merit)’란 말을 이민 제도에 사용하는 데 대해 반감을 나타냈습니다.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는 표현이란 건데요. 가족은 장점이 없다는 얘기냐, 그동안 미국 역사에서 이민 온 사람들은 공학 학위가 없으니 장점이 없다는 뜻이냐고 펠로시 의장은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민 개혁안은 합법 이민만 다룬 것이죠?

기자) 맞습니다. 약 1천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민주당 소속인 프라밀라 자야팔 연방 하원의원은 이 점을 지적하면서 계획이라고 할 수도 없는 계획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살고 있는 이른바 ‘드리머(Dreamers)’ 문제와 불법 이민자들에게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방안 등이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는 건데요. 또 미국은 고숙련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기술 수준의 노동자들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드리머구제 방안이 들어가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기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다카(DACA)’ 문제는 “분열적”이기 때문에 이번 안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과거 비슷한 이민 개혁안이 ‘다카’ 때문에 결렬됐다는 겁니다. 이번 개혁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또 이민 문제에 강경한 입장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담당 보좌관이 주도했습니다.

진행자) ‘다카라면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도입한 정책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불법 청소년들의 추방을 미뤄주는 제도인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방 의회에서 이민 개혁 논의에 진전이 없자, 행정명령으로 드리머 구제에 나섰습니다. 불법 청소년들이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면서 취업할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에 ‘다카’ 폐지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해 소송이 제기됐고요. 현재 ‘다카’는 법원 명령으로 유지되는 상태입니다.

진행자) 이번 이민 개혁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로부터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역시 반응이 좋지 않습니다. 민주당의 지지를 얻기 힘든 방안이란 건데요. 공화당 중진 의원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까지 백악관 계획은 법으로 제정될 수 있는 안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현재 그레이엄 의원은 좀 더 온건한 내용의 이민개혁안을 추진 중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백악관에서는 이렇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예상 했습니까?

기자)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내부에서도 입법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고 합니다. 이번 이민 개혁안은 실제로 시행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란 지적도 있는데요. 내년에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지지자들을 단합하기 위해 나온 조처란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개혁안이 보수층의 지지를 받기에 충분히 강경하지도 않고,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내용도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16일 의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16일 의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하원 정보위원회가 법무부를 상대로 집행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무슨 내용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민주당 소속인 애덤 쉬프 정보위원장은 16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나 법무부를 상대로 다음 주에 ‘집행 조처’를 위한 표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원 정보위원회는 법무부에 15일까지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한 뮬러 특검 보고서 원본과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요. 법무부가 이를 따르지 않은 데 대한 조처입니다. 법무부는 앞서 기밀을 가린 편집본만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 2016 미국 대통령 선거 러시아와 트럼프 선거 캠프 인사들이 공모했다는 의혹을 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가 러시아 공모 의혹과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조사했는데요. 뮬러 특검은 거의 2년 동안에 걸친 수사 끝에, 지난 3월 법무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공모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사법 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바 장관이 특검 보고서를 토대로 무혐의 결정을 내렸는데요. 민주당은 특검 보고서 원본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집행 조처라면 어떤 조처를 의미하나요?

기자) 쉬프 의원이 확실히 밝히지 않았는데요. 지난주 법사위원회가 한 것처럼 바 장관에 대해 의회 모독죄를 적용하거나, 민사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법무부에 막대한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쉬프 의원은 다음 주 표결이 실시되기 전에 법무부가 정보위 요청에 응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백악관은 뮬러 특검 보고서가 나왔으니, 더는 협조할 없다는 자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팻 시폴로니 백악관 법률 고문이 15일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에게 12쪽에 이르는 장문의 편지를 보냈는데요. 의회 조사 노력은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히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현직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의 의회 증언이나 자료 제출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방 의회에도 조사 권한이 있지 않나요?

기자) 네, 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의회가 법 집행 기관이 아니라 입법 기관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입법 목적, 법을 제정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면, 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여기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내들러 위원장이 16일, 시폴로니 고문에게 답장을 보냈는데요. 백악관이 의회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매우 놀랍고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법무부 방침 때문에 의회가 조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펠로시 하원 의장 역시 시폴로니 고문의 편지는 터무니없는 것이고, 미국 대통령의 품위에 못 미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한 학원에서 수강생들이 SAT 강의를 듣고 있다.
미국의 한 학원에서 수강생들이 SAT 강의를 듣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마지막 소식입니다. SAT라고 하면 대학 진학을 위한 수학 능력 평가 시험을 말하는데요. SAT 새로운 점수가 도입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SAT를 관장하는 ‘대학위원회(The College Board)’가 지원자들의 환경을 고려하는 ‘역경 점수(Adversity Score)’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처음 보도한 내용인데요. 수학과 영어 능력을 보는 것 외에, 지원자의 사회적, 경제적 배경에도 점수를 매겨서 각 대학이 참고하도록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역경 점수’, 어떻게 산출하는 겁니까?

기자) 50점을 평균으로 1에서 100까지 점수를 매기는데요. 점수가 높을수록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는 걸 의미합니다. 미국 인구조사 자료를 토대로 응시 학생이 거주하는 동네의 빈곤율과 범죄율, 다니는 고등학교 수준 등 15가지 요소를 고려한다고 하는데요. 인종은 고려 요소에서 빠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영어와 수학 점수에 ‘역경 점수’를 더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시험 점수와는 별개인데요. 각 대학에 따로 보내서 입학 사정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이 몇 점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고 하네요. 참고로 지난 2018년 영어와 수학을 합친 SAT 평균 점수는 1천68점이었는데요. 세계 최고 명문 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대학교 지난해 신입생들의 SAT 평균 점수는 2천237점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역경 점수’를 도입하기로 겁니까?

기자) SAT 관장 기관인 ‘대학위원회’는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넉넉한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의 경우,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는 등 부모의 지원을 통해 점수를 올릴 수 있는데요. 시험 점수는 그렇게 높지 않아도 주어진 것보다 훨씬 더 큰 성취를 이룬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대학이 입학 사정 과정에서 시험 점수만 보는 아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스포츠나 봉사 활동, 교사 추천서, 학생 본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 등을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결정을 내리는데요. 다양성을 위해 인종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인종 고려 정책은 논란이 많은 거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흑인이나 중남미계보다 비교적 성적이 높은 아시아계나 백인 학생들이 역차별 받는다는 건데요. 현재 하버드대학교를 상대로 아시아계 학생들이 제기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고 측은 아시아계 학생들이 학교 성적이나 SAT 점수가 더 좋은데도 호감도와 용기, 친절 등 개인적 특성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합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 미국에서는 대학 입학 부정 사례가 발각돼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유명 배우와 기업인 등이 부정한 방법을 써서 자녀를 일류 대학에 보낸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대학 운동부 감독에게 뇌물을 주고 자녀를 운동 특기자로 입학시키거나, 학력 평가 시험을 다른 사람이 대신 치르는 방법, 또 시험 관리자를 매수해 성적을 조작하는 방식을 동원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스탠퍼드나 조지타운 등 명문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이 있어서 큰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학위원회가 SAT 새로 ‘역경 점수’를 도입한다는 소식이 나왔는데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단지 넉넉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학업 점수가 폄하돼서는 안 된다, 역차별이다, 이런 반발이 나오고 있고요. 그동안 각 대학이 임의로 지원 학생들의 배경을 고려해온 걸 생각하면, 훨씬 더 객관적이라며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진행자) 공개와 동시에 논란이 일고 있는 SAT ‘역경 점수’, 언제부터 도입됩니까?

기자)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이미 시범 도입에 들어갔습니다. ‘대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예일대학교와 플로리다주립대학, 트리니티대학 등이 참여했는데, 올해는 150개 대학으로 확대하고, 계속 참여 대학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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