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주요 언론 “북-러 회담 큰 성과 없을 듯...경제 문제에 집중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하루 앞둔 23일,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통과할 예정인 러시아 하산 역에 두 나라 국기가 나란히 걸려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하루 앞둔 23일,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통과할 예정인 러시아 하산 역에 두 나라 국기가 나란히 걸려있다.

언론들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핵 협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모두 경제협력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했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25일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제재 완화에 대해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제재로 궁지에 몰린 김 위원장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제재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하면서 다른 경제적 유대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푸틴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강대국 입지를 확인하면서, 자신이 워싱턴의 영향력을 대체할 수 있다고 홍보하려는 야심에 도움이 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문은 또 “김정은 위원장은 계란을 모두 중국이라는 바구니에 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전하며, “모스크바와의 관계 개선은 북한에게 큰 형님 격인 중국에 대한 의존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회담이 북한과 러시아의 상호 필요에 의해 성사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그저 상징적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강대국과의 만남이 절실”했는데, 러시아는 아주 좋은 조건이라는 겁니다.

방송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지역의 안정화를 이루려고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중요한 합의는 도출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방송은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많은 것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만남은 트럼프 행정부와 한국에 보여주는 제스처”라고 회담의 성격을 규정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북-러 회담이 하노이 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얻어내지 못한 북한이 해외 지원을 구축하기 위해 펼치는 노력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워싱턴과 베이징, 서울에만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전했습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AP’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중심 접근법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며 “만약 러시아가 회담에서 북한의 손을 들어준다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제재에 집중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신은 또 “북한이 급작스럽게 붕괴될 경우 난민이 유입될 수 있고 지역 내 경제가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재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즉각적인 정책을 내놓지 않더라도 푸틴 대통령으로선 “북한과의 대화 자체가 동북아 지역 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의미 있는 합의는 없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습니다.

한편, 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제재에 따라 올해 말까지 해외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하는데, 북한의 입장에서는 수 백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역시 “북-러 회담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교착 상태에 빠진 핵 협상에 어떤 영향력을 끼칠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며, “경제적인 측면에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희귀 금속을 포함한 광물자원에 관심이 있고, 북한은 러시아의 전력 공급과 노후화된 산업단지와 철도,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원한다”는 겁니다.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는 실질적인 요구에 맞춰진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