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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탈북 난민 6개월 간 1명 입국"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 난민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6개월 동안 2019회계연도에 입국한 난민이 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입국한 전체 탈북 난민 218명 중 과반은 20~30대였고, 가장 많이 정착한 지역은 서부 캘리포니아주로 나타났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은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무부 인구·난민·이주국이 최근 갱신한 난민 현황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을 기점으로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은 2017년 1월에 1명, 2018 회계연도에 5명, 2019회계연도에 1명뿐이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시작된 2019 회계연도에 입국한 탈북 난민은 6개월 간 1명에 불과해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사상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 정부는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지난 2006년 탈북 난민을 처음으로 수용했으며, 지난 3월 말 현재 모두 218명이 미국에 정착했습니다.

탈북 난민이 가장 많이 입국한 해는 2008 회계연도로 37명에 달했고, 가장 적은 해는 2018회계연도로 5명이었습니다.

미국이 수용하는 전 세계 난민 규모가 2018회계연도에 4만 5천 명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수 만 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탈북 난민 규모는 매우 적습니다.

그러나 국무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탈북 난민들의 미국 입국 규모가 최근 더 감소한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관여정책이나 난민정책과는 관련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최근 `VOA’에 미 정부는 난민 심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취약한 상황에 처한 난민 보호를 계속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북한 정권과 핵 협상을 진행 중인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탈북 난민 입국 감소는 연관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The US’s debriefing process is more complicate and takes long…”

미국의 난민 심사 절차가 더욱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대다수 탈북민이 입국 절차가 훨씬 간단하고 정착 지원도 풍부한 한국을 행선지로 선택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미국 내 탈북 난민이 가장 많이 정착한 지역은 서부 캘리포니아주 였습니다.

국무부는 총 31명이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했으며 중서부 켄터키주에 28명, 일리노이주에 21명이 정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218명 가운데 여성은 134명, 남성은 84명이며 입국 당시 나이는 20~30대가 114명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 입니다.

미국에 난민으로 정착해 세탁소를 운영하는 탈북자 김 모 씨가 자신의 업소 입구에 한반도기를 걸어놓았다. (자료사진)
미국에 난민으로 정착해 세탁소를 운영하는 탈북자 김 모 씨가 자신의 업소 입구에 한반도기를 걸어놓았다. (자료사진)

진행자) 그럼 김영권 기자와 함께 탈북 난민들의 미국 내 입국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탈북 난민1 명만 미국에 입국했다면, 이제 거의 입국이 정체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전해드렸듯이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제3국 내 긴 대기 기간입니다. 한국은 대개 2주에서 한 달 안에 갈 수 있지만, 미국은 가족이 미국에 없는 한 적어도1년 이상 대기해야 합니다. 이는 미국에 오려는 모든 전 세계 난민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탈북민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게 미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북-중 국경 지역 감시 강화로 탈북민들이 더 줄었다는 지적도 있지요?

기자) 대북 소식통과 일부 언론 보도를 보면 중국과 북한 정부가 모두 북-중 경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까지 검문소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순찰대가 야간 감시 모니터와 무인기 등을 5G로 연결해 국경 지역을 24시간 광범위하게 감시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 스스로 탈북하는 것은 힘들어졌고 중개 비용도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들은 2017년에 1천 127명으로 전년보다 300명가량 줄었고, 지난해에도 1천 137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진행자) 탈북 난민들의 미국 내 정착 지역 분포도 흥미롭네요.

기자)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탈북민이 초기 정착한 곳은 모두 18개 주입니다. 그 가운데 31명이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했습니다. 그 뒤를 켄터키 28명, 일리노이 21명, 뉴욕 20명, 유타 20명, 콜로라도 19명, 애리조나 17명, 동부의 버지니아 15명, 남부 텍사스 8명 순이었습니다. 도시는 켄터키주의 루이빌이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가 20명, 캘리포니아주 산호제이가 19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특정 주에 몰린 게 아니라 여러 주에 다양하게 분산됐군요.

기자) 난민들은 미국에 가족이 없는 한 도시 인구와 지역 안배, 본인의 희망 등을 고려해 거주지가 결정됩니다. 이 때문에 주거비가 비싼 대도시 중심가는 거의 없고, 도시 근교 혹은 인구 50만 명 이하의 중·소 도시가 대개 행선지가 됩니다. 하지만 미국은 개인의 이동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 본인이 원하면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탈북 난민이 가장 많이 정착한 루이빌에서는 절반 이상이 이미 다른 도시로 이주했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 난민들의 연령대는 무척 젊지요?

기자) 30대가 59명으로 27.06%, 20대가 55명으로 25.23%, 14세~20세가 35명으로 16.6%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51세 이상은 11명으로 5%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미국 내 탈북민 정착 지원 관계자들은 언어와 문화 차이 때문에 젊은이들이 훨씬 적응이 빠르고 직업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어떤가요?

기자) 여성이 218명 중 134명으로 61%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홈페이지에서 지난 3월 말까지 입국한 탈북민 3만 2천705명 가운데 여성이 2만 3천 506명으로 72%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이동이 쉽고 중국에 인신매매 등으로 팔려 가는 여성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란 게 탈북 지원활동가들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종교 현황도 나왔지요?

기자) 218명 가운데 기독교인(개신교)이 12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중국 등 제3국에서 탈북민들을 돕는 기독교단체와 선교사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밖에 종교가 없다는 응답이 54명, 타종교 9명, 불교 3명, 가톨릭 2명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우리가 표현하기 쉽게 ‘난민’이란 말을 쓰고 있지만, 미국 입국 난민들의 상당수가 이미 미국 시민권자가 됐지요?

기자) 네, 난민은 미국에 정착한 뒤 1년 뒤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고 5년 뒤면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탈북민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이미 절반 이상이 시민권을 취득해 다양한 직장에서 일하거나 자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연방 공무원이 된 사람, 고아로 입국해 대학을 졸업한 뒤 최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부시센터에 취업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난민들에 비해 규모가 워낙 적기 때문에 2백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한인들처럼 조직적인 활동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미국 내 탈북 난민 현황과 정착 실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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