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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중 단속으로 탈북민 감소 우려...미·한 정부 문제 제기해야”


지난해 8월 중국 지린성 지안과 접한 북한 지역에서 주민들이 철책을 보강하고 있다.

탈북민이 크게 줄고 있는 현상에 대해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 정권과 중국이 조직적으로 국경 지역과 탈북민 단속·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과 한국 정부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13일 VOA에 탈북민 수가 감소하는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Quiet clearly, there is significant decrease in the number of defectors leaving North Korea….”

김정은 정권이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탈북민들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강화하면서 최근 한국과 미국 등 자유 세계에 정착하는 탈북민 수가 크게 줄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한국 통일부가 최근 갱신한 탈북민 입국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1~6월)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488명으로 작년보다 100명 이상 줄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17년 만에 1천 명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 난민도 지난 2016 회계연도에 19명을 기록한 뒤 2017회계연도에 1명, 올해는 지난 6월 말 현재 3명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과 탈북 지원가들은 탈북민이 감소하는 이유로 북-중 국경의 경비와 북한 정권의 처벌 강화, 탈북 중개인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집중적인 단속 등을 지적합니다.

한국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는 중국에서 북송된 탈북민들은 대개 3~5년, 한국행을 기도한 경우는 최근에 한 탈북민이 8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한국에 가려다 중간에 중국에서 붙잡혀 북송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이 굉장히 심합니다. 공포정치가 더 가혹해 지는 거죠. 장성택 등 고위 관리들을 고사총으로 죽이고 이렇게 탈북자 처벌도 강화하니까 주민들이 두려움에 가지 못하죠.”

워싱턴에 있는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탈북민에 대한 김정은 정권의 처벌이 더욱 가혹해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Actually, the punishment is becoming more severe……”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외적으로 선의의 변화 움직임을 보인다는 평가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거의 변화가 없고 국경 지역의 탈북민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김성은 목사 등 탈북민을 돕는 복수의 관계자는 VOA에 북한 보위 당국이 휴대전화를 감청한 뒤 나중에 일괄적으로 체포하는 등 단속도 더 조직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로버트슨 부국장은 이 때문에 지난 1~2년 사이 북한에서 중국으로 가는 도강비가 2~3배로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That’s two to three times more than it was just couple of years ago…”

탈북 경비가 이렇게 치솟은 게 탈북민 감소에도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탈북 중개인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중국의 연변까지 가는 비용은 현재 적어도 2~3만 달러로 올랐습니다.

김성은 목사는 과거 북한의 가족을 탈출시키기 위해 문의하는 탈북민들의 전화가 한 달에 적어도 서너 번은 됐지만, 지금은 두 세 달에 한 번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핵심 탈북 중개인들을 여러 명 체포하면서 중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기회들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헤리티지 재단의 올리비아 이노스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이런 현상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이노스 연구원] “The US and certainly, South Korea need to monitor it more closely.”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와 할아버지보다 더 잔인하다는 보고들이 있고 북-중 국경 지역에 대해 더 가혹한 정책을 펴는 것도 그 일환이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이 보다 면밀히 이를 주시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겁니다.

이노스 연구원은 또 트럼프 행정부가 테러 방지 등 미국인들의 안전을 이유로 난민 수용 규모를 줄이는 현상을 지적하며 탈북 난민의 입국에도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국무부가 최근 갱신한 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최대치를 4만 5천 명으로 편성했지만, 지난 6월 말까지 입국한 전체 난민은 1만 6천 230명에 불과합니다.

이노스 연구원은 미국이 탈북 난민을 더 수용하는 것은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미국의 가치를 김정은 정권의 잔인함과 대조적으로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 사안에 더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미국이 2004년 북한인권법을 채택한 뒤 지금까지 수용한 탈북민이 215명이란 것은 아주 낮은 수준이라며 더 많은 북한인이 미국에 정착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I would personally like to see more North Koreans resettle in the United States…”

미국은 여전히 이민자와 망명자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많은 사람이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찾아 미국에 정착하고 있고, 출신과 배경을 크게 가리지 않는 등 한국 문화와는 다소 차이가 있어 탈북 난민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에 난민 지위를 받아 입국하려는 외국인들은 가족이 미국에 없는 한 국적에 관계없이 적어도 1~2년 이상을 난민 신청을 한 국가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탈북민이 미국보다 훨씬 빠르게 갈 수 있고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국행을 선호해 왔습니다.

미 전문가들도 이런 한국의 강점에 동의하면서도 탈북민들이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갖고 정착지를 선택하고 북한의 잔인한 상황과 비교할 수 있도록 대북 정보를 더 많이 유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거짓 반미 교육으로 미국에 잘못된 인식을 가진 북한인들에게 진실을 알려줄 수 있고 미국의 난민 제도도 소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노스 연구원은 특히 이런 정보 유입이 북한인들의 선택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노스 연구원] “We need to be encouraging and even ramping up effort to increase information access because I think the..”

이노스 연구원은 북한에 남아 변화를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북한 정권의 압제에서 탈출해 외부에서 북한의 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인지 바른 선택을 하도록 주민들에게 정보를 계속 보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로버트슨 부국장은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을 국제사회가 계속 압박하는 동시에 한국 정부가 탈북민 보호 등 북한 인권에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Unfortunately, Moon Jae-in and his administration are pursuing the wrong policy when it comes to…”

로버트슨 부국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북한 정권이 분노할 것을 우려해 인권에 관해 언급하지 않고 탈북민 감소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언급을 꺼리는 등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강조했듯이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서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침해 문제를 분명히 지적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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