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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도 붙는 북한 노동자 송환…“외화 급감으로 제재 효과 극대화”


지난 2017년 10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인근 건설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몽골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이행 차원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노동자 전원을 송환해야 하는 시점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2만명 넘는 북한 노동자가 송환됐는데, 외화 수입이 크게 줄고 자국민이 대거 귀환화면서 북한의 사회적 부담과 대북 제재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의 송환 사실을 공개한 나라는 러시아입니다.

러시아는 최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 중간 이행보고서에서 3만23명에 이르던 북한 노동자가 최근 1만1천490명으로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관련 결의를 채택한 2017년 12월 이후 2만 명에 가까운 북한 노동자가 되돌아갔다는 겁니다.

중간 이행보고서를 통해 북한 노동자의 송환 사실을 알린 또 다른 나라는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폴란드, 말레이시아, 독일, 스페인 등입니다.

구체적인 숫자로만 놓고 보면 카타르가 2천541명이던 북한 노동자를 70명으로 줄였다고 밝혀 러시아 다음으로 감축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또 다른 중동 국가인 아랍에미리트가 1천600명에서 800명으로, 폴란드는 451명에서 37명으로 북한 노동자가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2017년까지만 해도 80명의 북한 국적자가 건설과 광산업 분야에 종사했던 말레이시아의 경우 2년이 지난 현 시점엔 단 한 명도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독일과 스페인은 현재 각각 46명과 1명의 북한 노동자가 자국에 남아 있으며, 이들이 이른 시일 내 본국으로 돌아가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면서 각국이 24개월 내, 즉 올해 12월까지 모든 북한 노동자를 돌려보내도록 했습니다.

유엔 결의 위반을 피하기 위해선 각 유엔 회원국들이 올해 말까지 남아 있는 모든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해야만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각국의 북한 노동자 송환 움직임은 남은 7개월 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동자와 관련한 안보리의 조치는 2017년 8월에 채택된 결의 2371호에 처음으로 담겼습니다.

2371호는 당시를 기준으로 신규 북한 노동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이후 북한이 핵 실험을 하면서 안보리는 결의 2375호를 통해 기존 노동자들의 비자를 갱신을 금지하는 추가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2397호를 통해 모든 북한 노동자를 2년 안에 송환시키도록 한 겁니다.

당시 2397호는 이와는 별도로 각 유엔 회원국들이 결의 채택 15개월이 되는 올해 3월까지 북한 노동자의 현황이 담긴 중간보고서를 내도록 했습니다. 북한 노동자가 실제로 송환됐는지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현재 러시아와 카타르 등을 포함한 20여개 나라들이 제출을 마친 상태입니다.

중간보고서를 통해 북한 노동자의 전후 숫자를 공개한 나라들만을 놓고 볼 때 2017년 12월 이후 북한에 송환된 노동자는 약 2만2천321명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에 아직 중간보고서를 내진 않았지만 과거 유엔을 통해 노동자 송환 사실이 알려진 나라들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건설분야 노동자들이 아프리카 등지에서 대거 귀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올해 3월 공개한 이행보고서에 따르면 알제리는 북한의 해외 건설회사인 ‘만수대 해외 프로젝트’가 지난해 1월 문을 닫았고, 관련인들도 출국했다고 전문가패널에 통보했습니다.

또 나미비아는 만수대 측이 2017년 6월 경매를 통해 모든 차량과 장비를 판매해 사실상 철수했다고 밝혔고, 마다가스카르와 짐바브웨, 보츠와나 등도 더 이상 만수대의 사업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알렸습니다.

아울러 또 다른 아프리카 나라인 세네갈은 과거 제출한 이행보고서에서 북한 노동자에 대한 비자 갱신을 체계적으로 거부해 만수대가 운영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만수대는 북한 노동자들을 대거 동원해 이들 나라들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지만, 2017년을 전후해 이들 노동자들이 모두 송환된 사실이 유엔 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겁니다.

그 밖에 우간다는 자국 내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북한 강사들과의 계약을 취소하고, 9명의 북한 의사와 14명의 북한 공군 교관의 입국허가도 내주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노동자와 관련한 조치가 취해졌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세계 각지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귀환 소식이 들려오면서, 북한의 외화 수익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도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과 송금액 감소’를 북한이 입을 주요한 타격으로 꼽았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The main impact is the loss of...”

뱁슨 전 고문은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노동자의 수익 상당부분은 송금을 통해 북한으로 유입됐으며, 이는 (해외 노동자 부문에) 제재가 가해진 첫 번째 이유이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노예와 같은 환경에서 일을 하면서도 임금의 상당 부분을 북한 정권에 지불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 북한 정권에 유입된 외화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무기 개발 자금 등으로 쓰인다고 밝혀왔습니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 노동자의 감소는 궁극적으로 북한 정권의 외화 수입을 끊는다는 게 뱁슨 전 고문의 설명입니다.

더 나아가 전 세계 북한 노동자가 줄어든 건 북한 정권의 외화 수입을 옥죄는 것 이상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So if they come back home...”

당장 자국으로 돌아온 노동자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거나 사업을 하는 등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제재로 인해 북한 내에서 이미 직장을 잃은 광산업 종사자들과 섬유 분야 노동자들에게도 해당된다며, 제재로 인한 북한의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뱁슨 전 고문은 내다봤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해외로 파견됐던 노동자들 중에는 이미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에 근무했던 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실업자와 본국으로 돌아온 해외 노동자, 석탄 등 제재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 종사자들이 모두 실업자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북한 노동자를 가장 많이 받아들인 중국의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노동자를 가장 많이 고용하는 나라는 중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Of course the other big one, or huge one is always China...”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북한 노동자와 관련해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브라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내 북한 노동자는 수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중국은 정식으로 노동 허가를 받는 북한 국적자 외에도 적법한 허가 없이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가 많다며, 이들에 대한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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