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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문재인 대통령 "4차 남북정상회담 장소 형식 상관 없이 추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4차 남북정상회담을 장소와 형식에 상관 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두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북한이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또 한 번의 남북정상회담이 더 큰 기회와 결과를 만들어내는 디딤돌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지난 11일 열린 미-한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제기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미-북 간 대화의 동력을 되살린 긴밀한 전략대화의 자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 두 나라는 외교적 해법을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원칙을 재확인했고, 빠른 시일 내에 북-미 대화의 재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남-북-미 정상 간의 신뢰와 의지를 바탕으로 하는 `톱 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기대를 표명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결단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 두 나라는 남북대화와 미-북 대화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2일 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 대해서는, 북한도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된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안팎으로 거듭 천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미-북 대화 재개와 3차 미-북 정상회담 의사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남북이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점에서 남북이 다를 수 없다며, 한국 정부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 공동선언을 차근차근 이행하겠다는 분명하고도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불과 1년 전 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의 출발을 알렸다며, 두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까지 해낸 상황에서 미국과 남북이 흔들림 없는 대화 의지를 갖고 함께 지혜를 모은다면 앞으로 넘어서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대북 특사 파견 등 구체적인 남북정상회담 추진 방법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한국에 대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게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도 대화를 원하고 있다며 정상회담 제의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 3차 북미정상회담 하겠다고 그래놓고, 협상안을 만들자고 그래놓고 문 대통령이 워싱턴 갔다온 이야기를 안 들으면 어떻게 할 것에요? 그러니까 하겠지요.”

조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연말까지 협상 시한을 잡아 놓은 것은 그만큼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교수는 북한이 문 대통령이 추진할 남북정상회담에 어떻게 반응할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녹취:김현욱 교수]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원하는 미국 측의 입장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도 아직까지 남북정상회담의 확실한 개최 여부는 좀 더 두고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한국 정부의 촉진자 역할과 관련해 생각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남북 실무진 간의 접촉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최강 부원장도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최강 부원장] “여기서 한국과의 대화 마저 단절할 경우 북한의 고립이 더 심화될 수 있고 미국의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아직도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다...”

최 부원장은 앞으로 문 대통령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해 정상회담을 추진할지, 남북이 실무차원에서 대화를 재개할지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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