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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 철수


천해성 한국 통일부 차관이 22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북한 정부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오늘(22일) 일방적으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유감을 표했고, 청와대는 긴급회의를 열어 후속 대응에 착수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천해성 한국 통일부 차관은 22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북한 정부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천해성 차관] “북측은 오늘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연락대표관 접촉을 통해서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통보하고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하였습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한국 측 소장을 겸하고 있는 천 차관은 이날 오전 9시 15분쯤 개성공동연락사무소에서 북한 측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정부는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면서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천해성 차관] “정부는 북측의 이번 철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북측이 조속히 복귀하여 남북 간 합의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되길 바랍니다.”

천 차관은 북한 당국이 통보 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전원 철수했다며, 이번 결정으로 이산가족 화상 상봉 등 남북 간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해성 차관] “현실적으로 북측 인원들이 철수했기때문에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 이런 부분들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하기가 조금 어려워진 게사실입니다. 이런 것들이 우선 연락사무소가 조기 정상화돼야 하고 또 이런 것들이 너무 늦어지지 않고 협의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천 차관은 이날 개성의 사무소와 지원 시설 등에 한국 관계자 69명이 있었다며, 북한 정부가 잔류해도 좋다고 했기 때문에 이번 주말에 25명이 개성에 남아 근무하고 월요일에도 평소처럼근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의 일방적인 철수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이 사실상 중단돼 남북관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됩니다.

지난해 9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 조명균 한국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난해 9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 조명균 한국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뒤 지난해 9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연락사무소는 남북 간 교섭과 연락, 회담 준비 협의, 민간교류 지원, 북한 내 철도·도로 연결과현대화 등 실무 등에 대한 논의가 주요 임무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전종수 소장과 소장대리를 모두 보내지 않아 사실상 남북 간 공식 협의는 이미 중단된 상황이었습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북측 철수 상황에 대해 협의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부의 이번 조치를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불발에 대해 한국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선택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결국 남한에 선택을 요구하는 거죠.미국과 하나가 돼서 자기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인가? 북한이 그랬죠. 대화와 제재는 양립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이 남북대화를 이어가기 원하고 관계 발전을 원한다면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하고 김정은이 그런 얘기했으니까. 그 선택을 요구하는 거죠.”

남북관계 발전을 원한다면 미국과의 공조를 과감하게 깨고 나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겁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이 이미 한국의 유해 발굴 명단 통보와 남북 군사 실무회담 요청에 침묵하고한국을 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말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의 임을출 교수는 한국 정부가 미국 설득에 좀 더 전향적인 역할을해야 한다는 압박 메시지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미국이 보다 합리적인 제안을 하도록우리 정부가 좀 더 전향적인 역할을 하라는 압박 메시지로 보여집니다. 당장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이럴 수는 없는 상황이고.”

남북 정상이 지난해 합의했던 선언들을 이행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려면 결국 제재 완화가필수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미국을 더 적극적으로 설득하라는 메시지라는 설명입니다.

임 교수는 또 남북관계가 크게 악화되고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면 그게 미국의 책임이란 것을부각시키려는 고도의 압박 메시지도 담겨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정원 북한실장을 지낸 김정봉 유원대 석좌교수는 이번 철수를 “대미 강경투쟁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봉 교수] “정세를 긴장시키면 미국이 고개를 숙이지 않겠나 하는 하나의 큰 틀에서 대미 투쟁의 노선에서 종속변수로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기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더 이상 얻을 게 없다는 판단 때문에 미국을 움직이기 위한 의도로 남북관계 경색을 시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 교수는 이런 차원에서 핵·미사일 시험 재개는 나라 안팎에 약속한 게 있어 명분이 적고 위험하기 때문에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도발이나 인공위성 발사 등으로 긴장을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한국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이자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했던‘새로운 길’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전성훈 전 원장] "지금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접고 중국과 러시아에 더 붙을 겁니다.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이미 그런 노선을 정했기 때문에 해외 대사들 불러 통보한 거죠."

전 원장은 그러면서 다음달 11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와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사이에 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선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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