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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중대 고비 맞은 비핵화 협상과 북한의 선택


15일 한국 서울역의 대합실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 장면이 보도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았습니다. 양측의 `강 대 강’ 주장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협상의 판이 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최선희 부상이 오늘(15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 부상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직후에도 현지에서 이번 기자회견 내용과 거의 비슷한 발언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나온 미국의 요구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미국과 회담을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 부상이 하노이 정상회담이 끝난 지 보름 만에 다시 기자회견을 연 배경이 뭔가요?

기자) 북한 측의 입장 정리가 끝났다는 의미입니다. 무엇보다, 미국이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통해 비핵화와 관련한 입장을 분명히 밝힌 데 대해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 부상은 “하노이 회담 이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 고위 참모들의 발언들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 부상은 김정은 위원장이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는데요, 어떤 결정이 예상되나요?

기자) 북한이 아직 최종적인 입장을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반응 등을 검토한 뒤에 입장을 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 부상의 오늘 기자회견은 김정은 위원장의 성명 발표에 앞서 미국 측의 입장 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과 핵. 미사일 시험 유예를 계속 유지할지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는 것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국 비핵화와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최대 고비를 맞았는데요. 지난해 3월, 비핵화를 전제로 한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지 1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선희 부상이 협상의 여지를 아예 남기지 않은 건가요?

기자) 최 부상의 기자회견에서 주목할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기대와 신뢰입니다. 최 부상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폼페오 국무장관의 3차 평양 방문 직후에도 이번과 똑 같은 반응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며 대화의 끈을 이어가려 했습니다.

진행자) 최 부상의 오늘 발언에 대해 미국의 반응이 나왔지요?

기자) 폼페오 장관이 오늘 오전 국무부에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혔습니다. 상당히 절제된 반응이었는데요, 핵심은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재개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몇 차례에 걸쳐 시험 중단을 계속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비건 대표도 어제 뉴욕에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과 만나, 북한과의 외교는 넓게 열려있다며, 북한이 다른 길을 가지 않도록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반응으로 미뤄볼 때, 비핵화 협상의 판이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계속할 의지를 확인하면, 북한이 다시 대화에 복귀한다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핵이나 미사일 시험을 재개해 아예 판을 깨거나, 협상 중단을 선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 해도, 비핵화 상응 조치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북한이 대화에 다시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놓고 타합할 가능성은 어떤가요?

기자) 현재로서는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북한은 특히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등 자신들이 이미 취한 조치들에 대한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변 핵 시설 폐기에서 더 나아가 모든 핵 물질과 핵무기, 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의 해체까지 `일괄 해결’을 강조하는 미국과의 거리가 더욱 멀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느 한 쪽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판이 깨지지는 않더라도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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