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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일본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작성 불참으로 관심 모으는 북-일 물밑접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올해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작성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일본 정부의 결정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물밑접촉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북한인권 결의안 작성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일본인 납북자 문제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납치 피해자 가족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만큼, 이 문제의 빠른 해결을 위해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와 납치 문제 등을 둘러싼 모든 정세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지난 11년 동안 매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주도적으로 북한인권 결의안을 작성해 상정했는데요. 올해는 뭐가 달라진 건가요?

기자)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으로 주변정세가 달라지고 있는 점입니다. 북한은 근래 들어 소원했던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고, 한국과의 관계도 크게 개선한 데서 더 나아가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런 정세 변화를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찾을 기회로 판단한 겁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신조 총리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실현하기 위해 북한의 태도를 누그러뜨리려 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와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가능성이 있는 일인가요?

기자) 현재의 북-일 관계에서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지난해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줄곧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표명해 왔습니다. 올해 시정연설에서는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깨고,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며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특히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올해 국정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와 스가 장관 모두 `과단성 있는 행동’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일본 정부는 오랫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대응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에 대한 강력한 규탄과 제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납북자 문제 해결의 기회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1년 넘게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면서 지금은 정세가 크게 완화된 상태입니다. 이런 때, 유엔 인권결의안 문제를 비롯한 대북 유화 조치를 통해 북-일 정상회담의 길을 열어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이 일본의 움직임에 호응할까요?

기자) 일본 정부에 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당장, 북한인권 결의안 불참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들의 입국을 허용키로 했습니다. 납북자 문제 해결을 북한 선수단 참가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데서 입장이 바뀐 겁니다. 일본이 유엔 안보리와는 별도로 취하고 있는 다양한 대북 독자 제재를 완화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과 일본 사이에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물밑접촉이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지난해부터 두 나라 고위 당국자들이 몽골과 중국 등지에서 비밀리에 만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도쿄에서 일본 정부 당국자가 친북단체인 조총련 측 인사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와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도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관심을 기울일 이유가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전돼 제재가 완화될 경우 일본의 경제적 지원과 협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북한은 또 일본과의 국교를 정상화 할 경우 받게 될 막대한 액수의 식민지배 배상금에도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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