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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비건 발언으로 공식화 된 미국의 비핵화 협상 원칙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오른쪽)가 11일 워싱턴 DC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국제 핵 정책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관한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의 어제(11일) 발언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강경해진 미국의 대북 원칙을 공식화 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비건 특별대표의 어제 발언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나온 볼튼 백악관 보좌관의 견해와 일치하는 것이지요?

기자) 네. 단계적인 비핵화 해법에 반대하고, 북한이 핵무기 외에 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해야 하며, 대북 제재는 비핵화 완료 이후에 해제될 수 있다는 발언은 볼튼 보좌관이 그동안 밝혀온 입장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미국 언론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핵화 협상을 놓고 볼튼 보좌관과 비건 대표의 입장이 다르다고 보도했었습니다. 비건 대표의 어제 발언은 이런 관측이 틀렸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비건 대표가 지난 1월 말 공개 연설에서 밝혔던 입장은 볼튼 보좌관의 견해와는 분명 다르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비건 대표는 당시 스탠포드대학 연설에서 `단계적, 동시적’ 행동 방침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습니다. 또 제재 문제에 대해서도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에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정확하지만, 상대방이 모든 걸 하기 전까지 미국이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선 비핵화, 후 보상’이라는 미국의 원칙이 유연하게 바뀌었다는 관측이 나왔었습니다.

진행자) 이 무렵에 미국 언론들은 볼튼 보좌관이 비건 대표가 진행하는 대북 협상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던 것으로 압니다.

기자) 네. 여러 언론매체들이 다양한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특히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볼튼 보좌관 등 강경파들이 제재를 통한 최대 압박을 강조하면서 '단계적 접근'에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또 비건 대표가 북한과의 협상에 주력하면서 폼페오 국무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데 대해 볼튼 보좌관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비건 대표에 대해서는 ‘열성적인 협상파’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 비건 대표가 볼튼 보좌관의 견해에 따르게 된 배경이 뭔가요?

기자) 볼튼 보좌관의 견해라기 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따르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을 전후해 대북 협상 원칙을 확립하고 `교통정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완전히 단결돼 있다”는 비건 대표의 어제 발언은 이런 관측을 뒷받침합니다.

진행자) 지금 상황은 볼튼 보좌관이 주도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볼튼 보좌관은 이달 들어 잇따른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메시지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하노이 협상을 책임졌던 폼페오 장관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등 우려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강경 메시지를 전하는 데 볼튼 보좌관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앞으로도 계속 상황을 주도하게 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해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서기까지는 볼튼 보좌관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큽니다. 볼튼 보좌관을 통해 한편으로는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압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가 순조로울 때는 볼튼 보좌관을 열외로 두었지요?

기자) 가장 최근 사례가 바로 하노이 정상회담입니다. 볼튼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첫 날 친교만찬 참석자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둘째 날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도 처음에는 참석자 명단에 없었지만 예정에 없이 배석했던 겁니다. 국가안보보좌관이 외교안보 문제에 관한 주요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못하는 건 분명 이례적인 일입니다. 볼튼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백악관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을 면담할 때도 배석자에서 제외됐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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