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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브리핑 받은 상원의원들 “북한 최후 제안은 ‘범위 모호한’ 영변 핵시설 폐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5일 상원 외교위원회 의원들에게 비공개 브리핑을 하기 위해 도착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5일 상원 외교위원회 의원들에게 비공개 브리핑을 하기 위해 도착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부터 2차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브리핑 받은 미 상원 외교위원들이 회담 결렬 이유에 대한 추가 해석을 내놨습니다. 북한이 회담 결렬 직전, 모호한 범위의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했다는 설명입니다. 상원의원들을 이조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뜨기 전 들어온 북한의 마지막 제안은 영변 핵시설 폐기였다고 확인했습니다.

[녹취:메넨데즈 의원] “I think that they were shocked because somehow they thought that their offer of Yongbyon was sufficient and it rightfully was not. I think they are now trying to recast what they offered in a different light…”

메넨데즈 의원은 7일 VOA 기자와 만나 하노이 회담 불발과 관련해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이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아 충격을 받았고, 그 제안은 마땅히 충분치 않았다”며 “북한은 지금 자신들이 제안했던 것을 고쳐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영변 핵시설 폐기는 북한의 “마지막 제안”이었지만 “심지어 영변의 모든 것을 의미하는지조차 그 범위가 충분히 정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6일) CNN 방송이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하노이 회담이 결렬 위기에 놓이자 북한이 합의 성사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는 보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메넨데즈 의원을 비롯한 상원 외교위원들은 지난 5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부터 하노이 회담 결과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바 있습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은 북한이 협상 결렬을 막으려고 했는지에 대해선 들은 바 없지만 “북한은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 앞에 그런 제안을 내놓으면 미국이 이런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어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I have not heard that. I think with the offer that Kim Jong Un put on the table to President Trump and it should have been very clear to them that would be the decision that we would make…”

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정상회담 직전 막바지 조율을 위해 북한 측 카운터파트와 만나길 희망했으나 거절당했다는 후문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지만 “폼페오 장관과 비건 대표가 김정은 아래서 일하는 누군가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유일한 결정권자는 김정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아직까지 약속을 지킬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지금 행동은 몇 년 전과 다른 게 없다”며 “비핵화 전까지 정상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압박을 추구하고 무거운 제재를 재가동하는 등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의 탐 우달 상원 외교위원은 북한 측에 대한 이해 없이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하노이 회담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녹취:우달 의원] “If I have any criticism of this President, it is he doesn't go in prepared. He doesn't understand what's happening on the other side…”

이어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보 당국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분명히 정보 당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용의가 없고 비핵화할 의지가 없다고 평가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평가를 무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미국의) 전통을 버리는 것”이라며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은 비건 대표의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직후 하노이 회담 불발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모두 실수했다”며 “북한은 정상회담만 기다리며 미국 측과 협상을 하지 않은 게 실수”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을 만나 완전한 비핵화 약속과 같은 포괄적 거래를 즉각 받아낼 수 있을 거라 착각한 것은 실수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뜬 것이 다행인 이유는 “정상회담에 기대지 말고 협상가들에게 일을 맡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상원 외교위원들은 하노이 회담 불발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외교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 외교위원은 이제 북한과의 외교가 어느 지점에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김정은은 미국을 괴롭혀 진정한 양보도 하지 않고 제재 해제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착각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줘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크루즈 의원] “Kim wrongfully believed he could bully the United States and the lifting sanctions without making real concessions. And I'm glad President Trump proved him wrong…”

그러면서 “이제 미국은 김정은과 그의 억압적 정권에 대한 최대 압박을 계속 벌여야 한다”며 “완전하고 총체적인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 외교위원은 미국의 대북 전략을 모르겠다며 북한과의 외교에 자신은 늘 회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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