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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의지 표명에도 협상 재개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났다.

미국과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협상 재개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하지만, 일부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다시 협상에 나서기까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지 이틀 만에 미국이 한국과의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발표한 건 다소 이례적이지 않은가요?

기자)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나면서 미국과 북한 모두 다음 단계 구상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결정은 이례적으로 신속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이미 포기했다”고 확인했던 만큼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은 이번 결정이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지요?

기자) 네.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미 국방부의 설명입니다. 북한은 미-한 연합훈련을 `북침전쟁 연습’으로 비난하면서 훈련 중단을 사실상 미-북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북한과의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면,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미국과 북한에서 나오는 신호들은 부정적이지 않은 것 같군요?

기자) 가장 중요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신뢰와 개인적 관계를 계속 강조하면서, 대화 재개와 협상 타결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적인 대북 제재에 부정적인 입장도 밝히고 있습니다. 하노이 회담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협상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들도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전할 뿐, 회담과 관련해 부정적인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튼 백악관 보좌관도 북한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게 눈에 띄던데요?

기자) 볼튼 보좌관은 어제(3일) `폭스 뉴스’와 `CNN’, “CBS’ 방송 등과의 잇따른 인터뷰에서 하노이 정상회담은 실패가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추가 정상회담에 “전적으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에 대한 외교의 창이 열려 있고, 유효기간도 없다고 했는데요,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의 발언 치고는 상당히 유화적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북 양측에서 긍정적인 발언들만 나오는 건 아니지요?

기자) 맞습니다. 우선 회담 결렬의 원인을 놓고 `진실게임’을 벌이듯, 크게 다른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특히 양측 모두 상대의 입장 변화를 협상 재개의 조건처럼 요구하고 있어 교착 상태가 장기화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핵심 쟁점인 제재 문제에 대한 견해차도 좀처럼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큽니다.

진행자) 어느 한 쪽이 먼저 대화를 제안하기가 쉽지 않겠네요?

기자) 네. 미국은 북한이 영변뿐 아니라 다른 핵 시설도 모두 폐기할 것을 요구하면서, 북한이 받아들여야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단계적 비핵화를 거듭 주장하고 있습니다. “완전한 비핵화에로의 여정에는 이런 공정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런 입장은 “앞으로 미국 측이 협상을 다시 제기해오는 경우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로에 대한 불신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드러났다고 할 수 있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상호 신뢰를 말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신뢰 부족이 비핵화의 진전에 걸림돌임이 확인됐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단계적, 동시적’ 행동 원칙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판단했지만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 방침을 고수했습니다. 또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신뢰의 문제는 짧은 시간에 해결이 어렵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계속 협상의 진전을 가로막는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이번에 미-북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분명하게 파악한 것이 앞으로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양측의 합의안이 이미 마련돼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추가 회담에 앞서 많은 사전 조율이 필요하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두 정상이 하노이 담판에서 드러난 입장차에 관해 결단을 내린다면, 머지 않아 더 높은 수준의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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