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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베네수엘라 결의안 잇단 부결...폼페오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수호"


2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열었다.
2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열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제출한 베네수엘라 결의안을 잇따라 부결시켰습니다. 미국은 남중국해의 자유로운 항행을 수호할 것이라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말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부패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하면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정국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인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한 결의안이 모두 부결됐군요.

기자) 네, 유엔 안보리가 28일,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제출한 베네수엘라 사태 관련 결의안을 모두 부결시켰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이같은 결과는 베네수엘라 사태 해법을 놓고 국제사회의 깊은 분열을 드러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낸 결의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미국은 결의안에서 베네수엘라 야권을 이끌고 있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혼란스러운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베네수엘라가 자유롭고 공정하며 신뢰할만한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하며 베네수엘라의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구호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결의안 내용도 볼까요?

기자) 러시아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밝혔는데요. 베네수엘라 내정 간섭과 어떠한 군사적 개입도 반대하며 평화적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과 러시아 결의안 모두 부결됐군요?

기자) 네, 미국이 낸 결의안은 안보리 15개 이사국 표결에서 채택에 필요한 9표를 간신히 얻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결의안에 대한 투표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지지를 나타낸 나라는 결의안 제출 당사국인 러시아와 중국, 남아공, 적도기니 4개국에 불과했고요. 7개국이 반대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엘리엇 에이브럼스 베네수엘라 특사는 러시아 결의안이 9표를 얻어 통과됐더라도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진행자) 에이브럼스 베네수엘라 특사가 결의안이 부결된 후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에이브럼스 특사는 표결 직후 "이제는 베네수엘라 민주화를 향해 평화적으로 전환할 시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결의안이 부결돼,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계속 고통받고, 마두로와 그의 추종자들을 비호하게 됐다고 결의안을 반대한 나라들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표결 직전에 행한 연설에서 미국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했습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목표로 부끄러운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안보리 회의장이 베네수엘라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개입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용될 것을 우려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사태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극명한 대립 관계를 보여주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캐나다와 중남미 국가 등 약 50개국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 쿠바, 니카라과 등은 미국이 다른 나라 내정을 간섭하고 있다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면서 국제사회의 분열상을 또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후안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유일한 합법 기관은 국회이기 때문에 과이도 의장을 지지한다는 겁니다. 지난해 5월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주요 야권 후보들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투표 결과를 조작하는 등 불공정한 선거였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은 각국 감시단이 참여한 가운데 재선거를 치르자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지금 마두로 정권은 원조물자 반입을 거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인도적 위기사태도 없고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을 교체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두로 정권은 베네수엘라와 접경한 콜롬비아와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국경을 폐쇄했는데요. 이 때문에 그동안 콜롬비아 국경을 넘어가 식료품 등을 조달해왔던 접경 지역 사람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후안 과이도 의장, 지금 남미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과이도 의장은 지난 23일, 구호품 국내반입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콜롬비아 국경을 넘었습니다. 콜롬비아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도 만났는데요. 28일 브라질을 방문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만나 지지를 요청했습니다. 과이도 의장은 1일에는 파라과이를 방문하고 4일까지는 베네수엘라로 귀국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는 과이도 의장이 출국금지령을 무시한 채 국경을 넘었다며 과이도 의장이 귀국하면 체포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마두로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재무부가 1일, 베네수엘라 전·현직 보안 관리 6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재무부는 성명에서 이들은 국제사회 구호품 반입을 막고 있는 조직들을 관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5일에도 마두로를 지지하는 베네수엘라 주지사 4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필리핀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1일 마닐라의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필리핀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1일 마닐라의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자유로운 항해를 보장하고, 필리핀군이 남중국해에서 군사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방어할 것"이라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말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베트남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1일 필리핀을 방문했는데요.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은 지금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지금 베트남과 필리핀, 타이완, 말레이시아 등 6개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지난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소재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필리핀이 제소한 재판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근거 없다며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후에도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조성하고 군사기지화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은 타이완해협을 둘러싸고도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에도 미 해군 함정 2척이 타이완해협을 통과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2018년 중순 이래 확인된 4번째 출동이었는데요. 이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미국의 함정들이 타이완해협을 통과하는 건 국제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요. 하지만 특별한 임무 없이 타이완해협을 통과하다보니, 늘 중국에 대한 정치적 신호로 읽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해군 함정의 타이완 해협 통과 사실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미 태평양사령부가 성명을 내고, 유도미사일 장착 구축함인 'USS 스테셈(Stethem)'함과 화물 수송함 '시저차베스(Cesar Chavez)'호가 타이완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며 '항행의 자유 작전'의 일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해협,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 있는 해협이죠?

기자) 맞습니다. 폭이 160km에 불과한 좁고 긴 해협인데요. 하지만 중국과 타이완을 사이에 두고 있는 데다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이기 때문에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타이완은 세계 제3위의 군사 강국인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국의 더 강력한 군사적 지원을 원하고 있다고 타이완의 대중국 고위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과 타이완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1979년 중국을 공식 승인하고 외교 관계를 수립하면서, 타이완과는 외교 관계가 단절됐는데요. 하지만 같은해 '타이완관계법'을 제정해 타이완과 제한적인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미국 정부는 타이완을 동아시아의 주요 우방의 하나로 여기고 있는데요. 특히 트럼프 행정부 들어와 타이완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더 조성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타이완과 미국 고위급 관리들의 상호 방문을 적극 장려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요. 또 지난 2017년에는 미 해군 함정의 타이완 방문을 허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은 타이완을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면서 언젠가는 통일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1월, 연설에서 양안 통일에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는 등 타이완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에 대한 무력시위도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지난 2월 말에도 타이완해협을 통과했는데요. 이는 타이완에 대한 경고로 읽혀지고 있습니다. 한 타이완 전문가는 중국이 2015년 이래 적어도 15차례 이상, 타이완 영공으로 군용기를 출동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중국이 앞으로도 계속 타이완과 가까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에서 무력을 과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 이러한 군사 행동이 미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더 악화시키게 될지 조심스럽게 계산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 예루살렘의 총리관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 예루살렘의 총리관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곧 기소될 위기에 처해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검찰이 28일 저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사기와 배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다음 달 있을 총선에서 5선을 노리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행보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검찰 당국이 꽤 오랫동안 수사를 해왔다고요.

기자) 네,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검찰총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불법 행위에 대해 2년 이상 금융당국의 조사와 경찰, 검찰 수사를 한 결과, 기소를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의 혐의,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네타냐후 총리는 수년간 사업가들로부터 샴페인과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또 일간지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내게 하고, 그 대가로 특혜를 준 혐의도 받고 있다고 AP 등 주요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 검찰의 기소 방침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검찰의 발표 후 텔레비전에 출연했는데요. 이러한 혐의들을 일축하면서 오는 4월 9일에 있을 총선에서 자신을 낙선시키려는 정치적 반대파들에 의한 '전례 없는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발표가 나온 시점이 어처구니없다면서 검사들이 좌파에 굴복했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검찰이 공식 기소하기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기소하기까지 청문회가 열리는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이 청문 기간 자신을 변호할 수 있습니다. 언론들은 이 기간이 수개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공식 기소되면 사임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이스라엘 법상 총리가 기소돼도 사임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 직전 총리였던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의 경우, 부패 혐의를 받았는데요. 검찰의 수사가 완료되기 몇 달 전에 사임한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 야당 의원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청문회에 나가는 바람에 국정에 전념할 수 없을 것이라며 "파트타임 총리는 필요 없다"고 사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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