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웜비어 5억 달러 배상 판결문 북한에 공식 전달…반송 거쳐 한 달 만에 외무성 도착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가 지난해 12월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증거청문 심리를 마친 후 법원 건물을 나서고 있다.

오토 웜비어 소송의 판결문이 북한에 공식 전달됐습니다. 지난달 말 반송 처리된 뒤 재배송된 건데, 이번엔 북한 외무성이 우편물을 수령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웜비어에게 5억 달러를 배상하라는 내용의 미국 법원 판결문이 북한 외무성에 전달된 건 현지시간으로 14일 오후 1시26분입니다.

국제 특송 업체 ‘DHL’의 배송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이 우편물은 이날 오전 10시10분 평양 우편물 보관시설을 출발해 오후 1시26분 최종 배송지에 도착했으며, ‘김성원(Kim Sung Won)’이라는 인물이 ‘수신 확인’ 서명을 했습니다.

지난달 16일 미 워싱턴 DC를 출발한 지 약 한 달만입니다.

웜비어 판결문이 담긴 우편물의 배송 추적 화면. 2월14일 배송이 완료됐다는 사실이 표기됐다.
웜비어 판결문이 담긴 우편물의 배송 추적 화면. 2월14일 배송이 완료됐다는 사실이 표기됐다.

앞서 미 워싱턴 DC 연방법원 사무처는 북한에게 웜비어 죽음의 책임을 묻는 최종 판결문과 판사의 의견서 그리고 해당 문서들에 대한 한글 번역본을 북한으로 보냈습니다.

최종 배송처는 평양 외무성, 수신인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었습니다.

우편물은 오하이오 신시네티와 홍콩을 거친 뒤 지난달 28일 평양 외무성에 도착했지만, 곧바로 반송 처리(Returned to shipper)됐었습니다.

이후 ‘DHL’은 이 우편물이 이달 1일 평양을 떠나 홍콩에 도착했으며, 나흘 뒤인 5일 다시 홍콩을 떠났다는 기록만을 남긴 채 일주일 넘게 아무런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13일 평양 우편물 보관시설에 도착했다는 내용이 게시됐고, 다음날 송달이 완료된 겁니다.

웜비어의 부모인 신디와 프레드 웜비어 씨는 지난해 4월 북한 정권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후 약 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최종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소송을 맡았던 워싱턴 DC 연방법원장 베럴 하월 판사는 최종 판결문을 통해 “고문과 인질극, 비사법적 살인과 함께 웜비어의 가족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북한에 책임이 있다”며 5억113만4천683 달러를 배상하라고 명령했었습니다.

이런 내용이 북한에게 공식 전달된 만큼 앞으로 북한 당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됩니다.

아울러 북한의 판결문 전달을 마친 웜비어 측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웜비어 측은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피해기금(USVSST Fund)’ 신청과 미국 내 북한 자산 동결, 제 3국의 북한 자산 압류 등을 통해 배상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의 기금 외에 다른 방법들은 북한의 자금을 찾아내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지난 2015년 북한 관광에 나섰다 북한 당국에 체포됐던 오토 웜비어는 15년의 노동 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던 중 혼수상태에 빠진 뒤 2017년 6월 미국으로 송환됐지만 며칠 뒤 숨졌습니다.

북한은 웜비어가 식중독의 일종인 ‘보툴리누스균’에 감염돼 이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지만, 웜비어의 주치의 등은 이를 부인했었습니다.

북한은 소송 과정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법원은 ‘궐석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다만 법원 기록에 따르면 웜비어 가족들은 지난해 6월19일 ‘DHL’을 통해 외무성으로 소장을 보냈으며, 당시에도 ‘김’이라는 인물이 우편물을 받았습니다.

‘DHL’은 북한에도 배송망을 갖춘 국제우편서비스 업체입니다.

‘DHL’ 대변인은 12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DHL은 북한에서 1명의 대리인(agent)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며 “해당 대리점(agency)은 구호단체와 병원, 외교 공관과 같은 국제기관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