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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유족, 5억 달러 배상금 수령 방법 주목…“테러기금 신청, 북한 해외자산 회수 가능”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 신디 웜비어 씨

최근 미 법원이 오토 웜비어 사망의 책임을 물어 북한에 거액의 배상 판결을 내리면서 유족들이 실제로 배상금을 수령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에 테러피해자 기금을 신청하는 방안과 북한 해외자산을 회수하는 조치 등을 제시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오토 웜비어의 유족에게 지불 판결을 받은 배상금은 5억 달러가 넘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한 물품의 총액이 약 2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에겐 천문학적인 금액입니다.

여기에 북한이 웜비어의 죽음에 대한 책임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웜비어 가족은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이런 거액을 받아내기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웜비어의 소송이 진행되던 당시 VOA와 만난 관련 법조인은 이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배상금을 수령하는데 있어 여러 방법이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당장 이 방법들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과거 사례들을 볼 때 2~3가지 방안이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수월한 방법은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피해기금(USVSST Fund)’을 신청하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처럼 미국의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라로부터 피해를 입은 미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이라도 가족들이 미국 국적자인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보상금은 테러지원국 등과 불법 거래를 통해 수익을 거둔 기업들이 내는 벌금으로 충당되는데, 여기에는 북한과 불법거래 혐의로 미 법정에 섰던 중국의 통신기업 ‘ZTE’가 낸 기금도 포함돼 있습니다.

테러지원국 피해기금 웹사이트에 따르면 테러 피해를 입은 개인은 최대 2천만 달러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피해자와 직계 가족들이 함께 기금을 신청하는 경우의 보상금은 최대 3천500만 달러까지 늘어납니다.

기금은 1~2년 단위로 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지급이 되는데 가장 최근인 지난 2017년엔 2천24명에게 모두 10억4천90만 달러가 지급됐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법과대학원의 노정호 교수는 다른 나라로부터 배상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피해자를 위해 이 기금이 마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노정호 교수] “제일 좋은 방법은 테러 희생자 기금이죠. 결국 그걸 만든 이유가 사실은 보상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노 교수는 그 외에도 웜비어 가족들이 북한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거나, 제 3국에 있는 북한의 자산을 압류해 보상을 받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미국 내에 있는 북한 자산 일부를 동결시킨 상태입니다.

재무부는 지난해 발간한 2017년 테러지원국 자산 현황 보고서에서 북한 자금 6천340만 달러를 동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이 1차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되기 직전인 2008년에 집계된 3천400만 달러의 2배에 가까운 규모입니다.

다만 이 동결 금액이 어떤 계좌에 얼마나 분산돼 있는지 알아내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 될 전망입니다.

지난 2010년, 북한이 연루된 테러 사건 소송에서 약 3억 달러의 승소 판결을 받았던 루스 칼데론 카도나는 당시 곧바로 법원에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동결한 미국 내 북한 자산 현황을 공개하도록 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에 해외자산통제실은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며, 카도나의 변호인 등 일부 사람들에게만 열람을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해외자산통제실의 자료를 열람한 카도나 측은 곧바로 JP모건 체이스 은행을 비롯해 뉴욕멜론, HSBC, 스탠다드 차터, 도이치 미국 신용, 시티, 인테사 상파울루 은행과 중국은행 등을 상대로 북한 측 자산을 내놓으라는 소송을 제기합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이 압류한 북한 정권의 자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이들 은행에 관련 자산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이후 법정공방을 벌인 카도나는 일부 계좌에서 북한 자금을 찾았고, 이중 10만 달러 미만의 금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웜비어의 가족들도 미국 내 북한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선 동일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카도나 측이 숨어 있던 자금 상당 부분을 찾으면서 웜비어 가족들이 추가 자금을 회수하는 건 어려운 상황입니다.

카도나는 1972년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적군파 테러 희생자의 가족으로, 당시 북한이 이들 적군파 요원들에게 숙식과 통신장비 등을 제공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제 3국에 있는 북한 자산을 회수하기 위해선 더욱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과 거래가 활발했던 나라에서 북한 정권의 자금을 찾아낸다고 하더라도 해당 국가에서 법적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노정호 교수입니다.

[녹취: 노정호 교수] “제 3국의 법원에서 그걸 인정해서 집행을 시켜줘야 하는데, 그렇게 되는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절차상 그 나라까지 가서 확정된 판결을 받아야 하고... 사실은 제 3국에서 하는 건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이고...”

노 교수는 이런 사실은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호국들, 이를 테면 호주나 일본 법원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웜비어 가족들에게 내려진 배상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면서, 대부분의 나라들은 이 제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웜비어 가족들의 배상금 5억113만4천683달러 중 약 90%에 해당하는 4억5천만 달러가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부분입니다.

노 교수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판결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웜비어의 부모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목적에 대해 북한 정권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는 점을 분명히 했었습니다.

또 법원 증언 등을 통해 웜비어 측의 입장을 대변했던 이성윤 미 터프츠대 교수도 지난달 VOA와 만나 천문학적인 배상 액수는 북한 정권을 처벌하겠다는 일종의 메시지라고 설명했었습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 “북한으로 하여금 앞으로 미국 시민, 또는 다른 외국 시민, 어쩌면 먼 훗날에는 내국인까지 학대를 하고 고문을 하면 큰 경제적 손실이 따를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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