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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웜비어 5억 달러 배상 판결문 반송시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를 소개하자 청중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북한이 오토 웜비어 소송의 판결문을 되돌려 보냈습니다. 거액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미 법원 판결문을 반송시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법원이 북한에게 약 5억 달러의 배상을 명령한 판결문은 금요일인 25일 북한 평양의 우편물 보관시설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배송을 담당한 국제우편서비스 'DHL'은28일 오전 10시20분 평양 소재 북한 외무성에 배송을 시도했지만, 곧바로 반송(Returned to shipper)됐습니다.

이 우편물은 지난 16일 미 워싱턴 DC를 출발해 볼티모어와 오하이오, 홍콩을 거친 뒤 평양까지 도달했지만, 최종 도착지점에서 다시 되돌아오게 된 겁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웜비어 가족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벤자민 해치 변호사는 지난 8일 워싱턴 DC 법원 사무처에 서한을 보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수신인으로 하는 우편물 발송을 신청했습니다.

해당 우편물에는 웜비어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문과 판사의 의견서 그리고 해당 문서들에 대한 한글 번역본이 포함됐고, 법원 사무처는 이들 문서를 평양으로 송달했습니다.

웜비어 판결문이 담긴 우편물의 배송 추적 화면. 1월28일 반송됐다는 문구가 붙었다.
웜비어 판결문이 담긴 우편물의 배송 추적 화면. 1월28일 반송됐다는 문구가 붙었다.

앞서 웜비어의 부모인 신디와 프레드 웜비어 씨는 지난해 4월 북한 정권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후 약 8개월 만인 지난달24일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소송을 맡았던 워싱턴 DC 연방법원장 베럴 하월 판사는 최종 판결문을 통해 “고문과 인질극, 비사법적 살인과 함께 웜비어의 가족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북한에 책임이 있다”며 5억113만4천683 달러를 배상하라고 명령한 바 있습니다.

특히 약 5억 달러의 배상금 중 북한의 징벌적 손해배상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90%로, 하월 판사는 웜비어와 웜비어의 부모에게 각각1억5천만 달러씩 총 4억5천만 달러가 지급돼야 한다고 판결했었습니다.

지난 2015년 북한 관광에 나섰다 북한 당국에 체포됐던 오토 웜비어는 15년의 노동 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던 중 혼수상태에 빠진 뒤 2017년 6월 미국으로 송환됐지만 며칠 뒤 숨졌습니다.

북한은 웜비어가 식중독의 일종인 ‘보툴리누스균’에 감염돼 이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지만, 웜비어의 주치의 등은 이를 부인했었습니다.

북한은 소송 과정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법원은 ‘궐석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DHL’을 통해 외무성으로 배달된 미 법원 문서를 돌려보낸 적이 있습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북한에 납북돼 사망한 김동식 목사의 가족들의 판결문은 지난 2016년 법원 측에 최종 판결문을 북한 평양 소재 외무성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 우편물은 외무성의 연락처가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송됐습니다.

얼마 후 법원 측은 변호인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같은 판결문을 외무성과 더불어 뉴욕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와 영국 런던과 중국 베이징의 북한 대사관에 보냈지만, 우편물이 되돌아왔다는 사실을 또 다시 통보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지난해 6월 웜비어 소송의 소장을 'DHL'을 통해 수신했었습니다. 당시 평양 소재 북한 외무성의 '김'이라는 인물이 우편물을 받은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또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푸에블로호 승선원들의 북한 정권에 대한 소장을 비롯해 과거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소장들 역시 ‘DHL’을 통해 평양 외무성에 배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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