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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첫날, 절충점 못 찾은 듯...유럽-이란 거래 특수목적법인 출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 미국 경제 핵심인사들이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왼쪽 첫 번째)를 단장으로한 중국 무역 대표단과 30일 백악관에서 만나 무역협상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첫날, 별다른 절충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이 이란과의 합법적 거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공식 출범할 예정입니다. 이어서, 미국이 조만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이행을 중단한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 소식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기자) 네, 미국과 중국 고위급 협상이 30일과 31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워싱턴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첫날 협상이 30일 오전 9시부터 워싱턴 백악관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시작됐는데요. 저녁 실무 만찬까지 하루종일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협상에 양측에서 누가 나서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쪽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단장으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등 미국의 경제 핵심인사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는 류허 부총리가 전면에 나서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류허 부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라고 불리는 인물인데요.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찾은 것은 지난해 5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중국 협상단에는 류허 부총리 외에, 이강 인민은행 총재, 닝지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의 시선이 미·중 무역협상으로 쏠리고 있는데, 첫날 협상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양측이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첫날 일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온종일 이어진 협상에서 핵심의제를 두고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측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문에서 이견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양측의 공식 반응은 나온 것이 없습니까?

기자) 네, 아직 첫날 일정을 마친 것이기 때문에 협상이 모두 끝나는 31일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날 오전 공개회의 후 '좋은 대화'였다고 짧게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가 전했습니다. 하지만 첫날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인물은 므누신 장관이 유일하고요. 래리 커들로 위원장은 논평을 거부하는 등 다른 관리들은 모두 함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양국 간의 핵심 의제라는 게 어떤 것들일까요?

기자) 현재 미국은 중국 기업들의 지식재산권 침해,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정보 수집과 기술 탈취 등에 있어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선안을 강제로 이행할 확실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요. 중국이 외국 기업들에 더 공정하고 자유롭게 시장을 개방하고, 정부의 개입 등 불공정한 무역행태를 개선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에서는 미국의 이런 요구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은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기술 탈취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를 강화하는 법률을 개정하고, 미국산 일부 농산물 수입을 재개하는 등 미국의 요구에 응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법률 개정만으로는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진행자) 워낙 쉽게 해결책을 찾기 힘든 난제들이 많은데요. 둘째 날 협상에서는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첫날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제 관심은 31일에 있을 둘째 날 일정으로 쏠리고 있는데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협상단을 이끌고 온 류허 부총리와 이날 오후 직접 면담할 계획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아침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양국 간 무역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최종 합의는 가까운 장래 자신과 시 주석과 만날 때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CNBC 방송 등은 2월 말에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협상에서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양국의 무역 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양국의 무역 전쟁을 90일간 중단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요. 이 기간 양국은 협상을 통해 서로 절충점을 찾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감 시한인 오는 3월 1일까지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부터),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해 5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EU-서발칸 국가 정상회의' 중 별도회담을 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부터),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해 5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EU-서발칸 국가 정상회의' 중 별도회담을 열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이 이란과의 거래를 위한 장치를 마련한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해 이란과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특수목적법인(SPV)을 곧 공식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 NDR 방송은 이 특수목적법인의 이름은 '무역거래 지원기구(INSTEX)'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특수목적법인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말 그대로 특수한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인데요. 영국과 독일, 프랑스 3개국은 미국이 지난해 5월 이란과의 핵 합의에서 탈퇴하자 이란과 합법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습니다. 이 SPV는 유럽과 이란의 교역을 유지하기 위한 거래 대금 결제를 전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SPV가 출범하면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닌 영역에서 유럽과 이란 기업들 간에 재정적인 흐름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이들 국가의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들 국가는 이란과의 핵 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3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6개국과 이란은 지난 2015년 핵 합의를 전격적으로 체결했는데요. 이란은 전에 했던 핵 활동에 대해 전면사찰을 받고 핵 활동을 줄여나가는 대신, 서방 세계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등 경제 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정부가 핵무기 개발을 하는 등 핵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탈퇴를 선언했고요. 나머지 다른 나라들은 이란과의 핵 합의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복원한 상태인데, 이 특수목적법인은 적용되지 않는 겁니까?

기자) 네, 이들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적용받지 않으면서, 유럽의 기업들이 이란과 합법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거래하는 품목은 식량이나 의약품, 인도적 목적의 물품부터 시작하고, 규모도 작을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특히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산 석유 관련 제품의 거래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한 유럽 고위 관계자는 SPV 설립이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란 측에 핵 합의를 살리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부터 유럽 국가들이 특수목적 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나왔었죠?

기자) 맞습니다. 이란은 미국이 핵 합의에서 탈퇴하자 이들 국가에 핵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핵 합의를 거부하겠다며 압박해왔는데요.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은 이란과의 핵 합의를 유지하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도 피할 방안을 강구해왔습니다. 이들 3개국과 유럽연합은 당초 지난해 11월에 이 SPV를 출범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에 대한 제재 위험을 최소한 줄이기 위해 출범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특수목적법인은 어느 나라에 있게 되나요?

기자) 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두고요. 독일 은행 출신의 인사가 운영을 맡을 전망입니다. 그리고 영국은 감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초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압박을 우려해 서로 본부를 두지 않으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국방부 23일 공개한 신형 미사일 9M729.
러시아 국방부 23일 공개한 신형 미사일 9M729.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에 중요한 움직임이 있군요?

기자) 네. 31일까지 이틀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핵무기 보유국 대표들이 회의를 열었는데요.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그리고 개최국 중국을 비롯한 ‘핵확산금지조약(NPT)’ 주도 5개국 사이에 군축과 핵확산 방지 현안을 다뤘습니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는 별도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쟁점인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준수 문제를 집중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의 회담 결과는 어떤가요?

기자) 대화가 잘 안 됐습니다. INF를 둘러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두 나라 대표들이 이날(31일) 동시에 밝혔는데요. 세르게이 랴프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INF 문제에 “불행히도 진전이 없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말했고요. 안드레아 톰슨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러시아 측이 INF 위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미국 정부는 며칠 내로 이 조약의 이행 중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INF가 뭔가요?

기자) ‘중거리핵전력조약’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지난 1987년 미국과 소련 사이에 체결했습니다. 이듬해부터 공식 발효됐으니까, 지금까지 30년 이상 지속됐는데요. 사거리 310mi(약 500km)에서 4천400mi(5천500km)까지 중거리 지상발사 미사일을 만들거나, 배치하거나, 운용하지 않기로 한 약속입니다.

진행자) 미사일을 통제하는 조약인데 왜 ‘핵전력’이라는 말이 들어가죠?

기자) 중거리 미사일이 핵탄두를 실어 나르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INF는 ‘The Intermediate-Range(중거리) Nuclear(핵) Forces(전력) Treaty(조약)’의 약자인데요. 미국이 대표하는 서방 자유 진영과, 소련이 이끄는 동구 공산 진영이 서로를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군축 약속과 냉전 해체의 핵심으로 평가됐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백악관에서 조약 문서에 서명하는 장면은 세계로 중계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미국과 러시아가 INF를 놓고 대화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앞서 미국이 INF 파기 계획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INF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약을 파기할 뜻을 공표했고요. 이에 따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초, 러시아가 이 조약을 준수할 시간을 60일 줬습니다. 그 시한이 오는 토요일, 2월 2일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INF를 위반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가 판단하는 근거가 뭐죠?

기자) 여러 가지가 있지만, 러시아군이 ‘9M729’ 미사일 배치를 확대하고 있는 게 가장 큽니다.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무기분류체계에서는 ‘SSC-8’이라고도 부르는 기종인데요. 기존 러시아 주력 미사일을 개량한 신형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이 미사일로 서방 국가들을 핵 공격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9M729는 방어용이 아니라, 핵탄두를 달고 먼 곳까지 날아 목표 지점을 타격하는 미사일입니다. 모스크바 인근에서 쏘면, 유럽 주요국가들을 핵 공격할 수 있는 기종으로, 미군은 파악하고 있는데요. 톰슨 미 국무부 차관은 지난달, 러시아가 이 미사일 운용을 멈추고 검증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지적에, 러시아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9M729’ 미사일은 INF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주, 이 미사일의 실제 모습과 구체적인 제원표를 공개하며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는데요. 사거리가 480km에 불과하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INF가 통제하는 ‘중거리 핵전력’의 범위가 500km에서 5천500km이기 때문에, 480km면 그 안에 안 들어간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이 러시아에 제시한 60일 시한이 2월 2일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톰슨 미 국무부 차관이 31일 밝힌 대로, 미국은 곧 INF 이행을 중단할 전망입니다. 조약 파기 절차에 들어가는 건데요. 시행 날짜는 2월 2일이 될 수 있다고 톰슨 차관이 로이터통신에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상황이 변할 가능성도 있는데요.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 정부와 대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31일 말했고요. 톰슨 미 국무부 차관도 "러시아 측과의 대화에 열려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INF가 깨지면, 핵전력 통제가 약해지는 것 아닌가요?

기가) 국제사회에서 그런 우려가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INF가 깨지는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 “핵전쟁 위험이 커졌다”고 지난해 송년 기자회견에서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우려와 주장에 대해, 미국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미국이 INF를 파기하더라도, 군축을 멈추는 것은 아니라고 존 헌츠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말했습니다. 평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등을 상대로 군축 교섭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인터넷 ‘트위터’ 등에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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