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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북한, WMD 자금 조달 위해 불법 금융 활동 지속”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미 재무부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자금 조달을 위한 불법 금융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로 해외에 있는 유령회사를 통해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수법을 이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금융 시스템 접근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재무부는 “북한 정부는 계속해서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만들어 이용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재무부는 20일 발표한 ‘국가 확산 금융 위험 평가 보고서’에서 미국과 국제적 제재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금융(PF) 사기를 크게 저하시켰다면서도, 북한의 이런 불법 행위는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많은 경우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도 만들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이런 PF 활동에 연관된 기관들은 북한 정부 소유 기관과 북한에 있는 금융 기관부터, 브로커와 대리인, 은행 대표, 심지어는 제3국에 있는 외교관까지 다양합니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이런 기관들은 일반적으로 북한 외부에 있는 유령회사의 복잡하고 오래된 네트워크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으며, 또는 실제 자금 목적이나 출처를 숨기기 위해 다른 별칭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수법을 통해 해외에 여러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국제 은행 시스템을 이용해 자금을 창출하며, 정권과 무기 프로그램에 이익이 되는 물자 거래를 돕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북한 정부가 이용하는 많은 유령회사나 은행,금융 대표, 그리고 기업 서비스 제공자들은 중국에 기반해 있다는 점도 명시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북한 정부를 대신해 중국 은행을 통해 불법 자금 이동을 촉진시킨다고 재무부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많은 기업 등록증이나 북한과 연계된 회사들의 비즈니스 주소는 중국 랴오닝 지역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다롄, 단둥, 진저우, 선양 등도 지목됐습니다.

재무부는 중국 랴오닝 지역은 "북한과 연계된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 활동의 중심지’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런 행위의 상당 부분은 해외 관할 구역에서 발생하며 미국인이 연루돼 있지 않지만, 미국과 미 금융 시스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런 금융 거래는 종종 미국 은행을 통해 처리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거래들은 은행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져, 가능한 정보만 가지고 근본적인 불법 행위자를 파악하는 것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주소지는 같지만 관계가 없어 보이는 회사를 통해 자금을 예금하는 방식을 주요 수법으로 들었습니다. 또 이런 회사들을 번갈아 사용하거나 해당 회사들의 폐업을 앞두고 단기간 이용한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선박, 수출입 사업은 종종 북한의 불법 활동을 촉진시키는데 이용되며, 섬유, 해산물, 어업 관련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재무부는 북한의 이런 PF 위협을 파악하는 데 주요 도전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은 북한 정권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속임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거치는 북한의 불법 금융 행위의 상당 부분은 돈세탁이나 밀수 사기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과의 명백한 연계성이 없어 보이는 것도 북한의 이런 위협을 식별하기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북한의 PF 네트워크를 적발한 많은 사례를 보면, 북한을 대신해 활동하고 있는 ‘금융 조력자’들은 무기 개발 목적에 활용될 수 있는 민감하거나 이중용도 품목을 직접 획득하기보다,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자금 조달을 위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는 정교한 사기에 관여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타이완의 ‘트랜스 멀티 미캐닉스’와 중국 홍샹그룹의 자회사인 ‘단둥홍샹실업발전’, 홍콩의 ‘밍정국제무역회사’가 미국과 관계 있는 북한의 PF 사기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됐습니다.

재무부는 이날 ‘2018년 국가 불법 금융 전략과 위험 보충 위험 평가’의 일환으로, 이 보고서 외에도 ‘테러리스트와 다른 불법 금융 방지를 위한 국가 전략’과 ‘돈세탁 위험 평가’, ‘테러리스트 금융 위험 평가’ 등 총 4개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테러리스트와 다른 불법 금융 방지를 위한 국가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을 포함해 중국, 이란, 파키스탄, 시리아의 대량살상무기와 운반 시스템, 관련 주요 기술 현대화와 개발, 획득 노력을 “미국과 해외주둔 미군, 그리고 동맹국들의 안보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규정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경우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직접적으로 진전시키는 미국산 물질이나 기술 획득을 추구해왔다며, 이런 무기를 제작하는 금속 공정에 사용되는 특화된 산업용 기계 부품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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