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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미-한, 비핵화 진전 방법론 달라…단절 가능성 우려도”


지난달 서울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청와대에서 문제인 한국 대통령과 만났다.
지난달 서울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청와대에서 문제인 한국 대통령과 만났다.

미국 언론은 남북관계 진전과 북한 비핵화가 함께 가야 한다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동맹국인 한국과의 단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비핵화 진전에 관한 다른 방법론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다섯 달이 된 지금, '퇴보'를 보여주는 걱정스러운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폼페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뉴욕 회담이 막판에 취소된 것, 소규모의 미-한 공동훈련이 재개된 것, 그리고 북한 매체가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한 것 등을 그런 신호로 제시했습니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끈 요인이 무엇이냐를 놓고, 미국과 한국 간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즉 미국은 '최대압박'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공동 노력의 결과라고 믿는다는 겁니다.

또 이런 상반된 인식이 추가 진전을 위한 방법론에 대한 불일치로 이어진다고 신문은 진단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최근 북한의 핵 신고와 폐기, 사찰을 위한 "검증 가능한 계획"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한국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신뢰 구축 조치가 먼저 필요하다고 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워싱턴으로서는 북한에 대한 신뢰를 주저하게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선 김정은이 관계 개선과 경제 발전의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됐는지 시험해볼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대북특사를 인용해, 수천 명의 미국 사찰단이 북한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도록 북한이 허용할 것이란 기대는 비현실적이며, 미국도 지나간 일을 자꾸 되새기며 야단치는 것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미국은 대통령과 행정부 관리들이 서로 엇갈리는 많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너무 타협하지 않고 단호한 게 문제라며, 북한이 폼페오 국무장관과 비건 특별대표를 상대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실무회담을 개최하지 않고, 정상회담에서 모든 것을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조셉 윤 전 특별대표는 미국이 북한 연락사무소 개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결국엔 북한과 제재 완화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AP 통신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한국에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남북관계 확대에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미국이 가까운 동맹국인 한국과의 단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몇 달 동안 미-북 협상이 답보 상태를 보인다며, 특히 미국과 북한이 제재 문제로 대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당장 제재 완화를 압박하고 있지만, 미국은 비핵화 때까지 경제 제재를 강화할 것이란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는 동안 한국 정부는 전방 감시초소 철수 등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문은 미국 정부가 한국의 이런 조치를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우리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독자제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미-북 간 군사적 대치에 대한 공포는 누그러졌지만, 북한의 핵 포기 약속에 대한 의심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 관리들은 70년 된 미-한 동맹에 균열을 내려는 북한의 어떤 시도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폼페오 장관이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것은 미국이 한국 정부의 '과속'을 우려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폼페오 장관이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에게 남북 군사 합의서에 대한 '불쾌함'을 표시한 것은 양국 간 이견이 이례적으로 표출된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남북한의 빠른 해빙 분위기가 비핵화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은 지난 10월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난 6월 미-북 정상은 비핵화를 향한 노력과 한반도 평화,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등을 약속했지만, 협상은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이 제재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에 화가 났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신은 지난주 조명균 한국 통일부 장관이 워싱턴에서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실질적인 진전을 볼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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