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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대북 인도적 지원 요구…“북 시스템 개선이 진정한 지원” 지적도


대북 인도주의 지원 사업을 펼쳐온 미국의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의 하이디 린튼 씨와 롭 로빈슨 씨가 지난해 8월 국무부의 북한여행금지조치에 따라 북한을 출국해 베이징에 도착했다.

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와 북한 여행 금지 조치가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구호 단체들의 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다뤄야 한다는 건데요, 하지만 물리적 지원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며 북한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진정한 지원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미국의 대북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CFK)은 “11월 방북 계획을 여러 가지 이유로 취소하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이디 린튼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대표] “Regrettably, we had to cancel the November visit to DPRK for a variety of reasons. We hope to go back in 2019, but as of now the schedule is uncertain.”

CFK의 하이디 린튼 대표는 19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내년에 다시 방북하기를 희망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확정된 일정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 16일 발간한 소식지를 통해서도 대북 제재와 미 정부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로 대북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결핵과 간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제재 때문에 치료약이 북한에 들어가기까지 6개월이 넘게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발효된 지난 해에는 네 차례 북한을 방문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 지원 단체의 같은 불만은 지난 달 말 워싱턴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서도 제기됐습니다.

당시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샤넬 홀 부총재는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때문에, 북한에 대한 물품 공급 등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샤넬 홀 UNICEF 부총재]” We had the first rejection of some of the items that we submitted to the sanctions committee ever, also know that the sanctions committee process takes longer. So it takes us between 6 to 18 months to bring supplies in.”

처음으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유니세프가 제출한 대북 반입 물품 일부가 거절됐고, 관련 절차가 더 길어지면서 물자가 반입되는 데 6개월에서 1년 반이 걸린다는 겁니다.

20년 가까이 북한에 의료 지원을 해 온 박기범 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 담당국장은 VOA에 국무부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로 인해 현재 북한에서의 의료 활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기범 국장] “As you know, there’s a travel ban and we were issued special validation passport in May. Three Korean American doctors went in including myself, and then we applied to go again in August and we were denied.”

북한 여행 금지 조치에 따라 자신을 포함한 한국계 미국인 의사 3명이 지난 5월, 특별 여권을 발급받아 북한을 방문할 수 있었지만, 8월 재신청은 거부됐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재미한인의사협회는 스웨덴, 파키스탄, 영국,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 의사들과 함께 북한에서 활동하는데, 주축이 돼 온 미국 의료진의 방북이 막히면서 다른 나라 출신 동료들의 의료 방북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달 26일에는 미국친우봉사단 (AFSC)와 굿프렌즈 USA, JTS 아메리카, 평화와 정의재단 등 35개 미국 비정부 단체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에게 대북 인도주의 상황을 개선시켜 달라는 공개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대북 인도주의 문제를 핵 협상과 분리시켜달라며, 북 핵 협상의 ‘채찍’으로 인도주의 지원 중단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반면 북한 문제의 특성상 이런 요구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무부 대북지원 감시단 등으로 활동했던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정치적 사안은 결국 인권 문제와 결부돼 있어 두 사안을 별개로 다룰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 think the most of the issues we all know that is that North Korean government hasn’t do a good job on supporting its own people. And that covers wide range of issues from their poverty, their medical, and basically of human rights.”

브라운 교수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빈곤, 의료 등 광범위한 인권 문제에 있어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을 이웃 나라들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자국민을 배려하는 정상적인 나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인데, 이는 북한의 군사, 정치, 경제와 연계돼 있는 만큼 이들을 분리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인도주의 단체들의 임무는 단순히 북한에 물자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 organizations need to try hard to change the horrific system in place in North Korea. North Korea easily could improve the health of its people by opening up its system.”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 의료·보건을 포함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이며, 이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은 북한 정권의 책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대북 인도주의 활동의 가장 바람직한 결과는 비핵화와 개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쉽게 달성할 수 없는 결과인 만큼 훨씬 더 많은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국제적 기준에 맞춰 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그 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9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악용할 소지가 있다며 지원이 가장 취약한 계층에 돌아가도록 보장하는 시스템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North Korea diverted, not to the basic needs to the population, but to nuclear weapons expenses, and luxury items.”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주민을 위해 사용하는 대신 핵무기 개발과 사치품 구입에 전용하며, 공정한 분배와 엄격한 감독이 이뤄지지 않는 인도적 대북 지원은 오히려 북한 정권과 핵심 계층의 잇속만 채운다는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대북 식량 지원 등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도왔다며 지원에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국무부는 지난 13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윈회가 최근 인도주의 물품의 대북제재 유예 요청을 허가한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북한의 취약계층이 필요로 하는 ‘생명 유지’ 지원을 계속 지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유엔 안보리1718위원회(대북제재위원회)를 통해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최근 제안을 포함한 많은 제재 예외 요청을 지지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대북 제재위원회는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 예방접종 활동을 위한 유니세프의 제재 유예 요청 사례 가운데 승인된 35건을 지난달 24일 공개했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가 반입을 허용한 인도주의 물품은 엑스레이와 저온유지장비 등으로 총 비용은 250만 달러 수준입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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