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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고위급회담 연기로 비핵화 협상 상당 기간 답보 전망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회담을 하기위해 백화원 영빈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늘(8일)로 예정됐던 미-북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건 제재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가 주요 배경인 것으로 보입니다. 비핵화 협상 답보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국무부는 이번 회담이 일정 문제로 연기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는 회담이 연기된 데 대해 “일정을 잡는 것의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계획 중인 해외방문 일정” 때문이라고 연기 이유를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9일 프랑스로 떠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북 고위급 회담과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방문 일정이 무슨 연관이 있는 건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일부 한국 언론들의 보도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이 제재 문제 해결을 위해 김영철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미국 측의 확답을 받지 못하자 회담 연기를 요청했다는 겁니다. 한국의 강경화 외교장관도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이번 회담이 북한 측 요청으로 연기됐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이 왜 트럼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을까요?

기자) 이는 북한이 그동안 미국 정부 내 대북 기류에 대해 발표했던 성명과 논평 등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북한은 추가 정상회담을 비롯한 쟁점 현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만이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기회 있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던 배경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 5월 말 뉴욕에서 폼페오 장관과 회담한 데 이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고, 취소됐던 미-북 정상회담이 면담 직후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회담이 연기된 건 일정 문제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는 건가요?

기자) 미국 측 설명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8일 회담 일정이 갑자기 잡힌 게 아닌 것을 감안하면, 미 국무부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은 폼페오 장관과의 회담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미-북 대화의 동력마저 잃게 되는 상황 보다는 차라리 회담을 연기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현 시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가장 큰 견해차를 보이는 현안이 뭔가요?

기자) 대북 제재 문제입니다. 북한은 풍계리와 동창리 시설의 사찰에 앞서 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입장은 완강합니다. 폼페오 장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어떠한 경제적 완화도 없을 것”임을 거듭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제재 해제뿐 아니라 완화도 비핵화 완료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톤이 강합니다.

진행자)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 제재에 대해 `악랄한 책동’이라고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쉽게 물러서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 때문에 양측의 비핵화 협상은 앞으로 상당 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은 제재와 미-북 관계 개선은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이고, 미국은 대북 제재가 비핵화 협상을 지탱하고 있다고 보는 상황에서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도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반복해서 강조하던데요?

기자) 네, 어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협상과 관련해 “급할 것 없다”는 말을 7차례나 반복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했고, 비록 진전은 더뎌도 회담이 계속되고 있으니 `급한 불은 껐다’는 겁니다. 이런 인식의 기저에는 급한 쪽은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제재 문제를 해결하기 원하면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고위급 회담이 연기되면서, 미-북 간 2차 정상회담 개최도 불투명해진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이 “내년 초 언제쯤” 열릴 것이라고 했지만, 시기를 단언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국무부 공히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확인하고 있는 만큼, 고위급 회담 재개를 위한 양측의 물밑대화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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