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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일본, 대북 대화서 소외 우려…북-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불확실”


유엔총회 참석 차 뉴욕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이 북한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것은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북한 역시 경제적 혜택을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현재로선 정상회담 개최에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회 유엔총회 연설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 볼 용의가 있다”며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대북 압박 강화를 강조했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입니다. 과거 “올바른 조건 하에”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만날 것이라고 밝혀왔던 것과도 확연히 다릅니다.

미국의 일본 전문가들은 주변국들의 대북 대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이 소외됐다는 우려가 일본의 태도 변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제임스 줌왈트 전 국무부 일본.한국 담당 부차관보는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소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줌왈트 전 부차관보] “I think perhaps he feels a little more pressure because KJU has met with his Chinese, South Korean, and American counterpart.”

일본이 줄곧 문제를 제기해온 납북자 문제를 제쳐두고도 일본은 북 핵, 미사일 프로그램에 상당히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는데, 남북, 미-북, 북-중 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일본은 전체 논의에서 다소 배제된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납북자 문제에 덜 집중하거나, 잠시 제쳐둘 필요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아베 총리는 3연임이 이미 확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납북자 문제를 강조하는 자민당의 시선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좀 더 실용적인 대북 접근법을 추구할 수 있게 됐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부회장도 아베 총리는 일본이 배제되는 이른바 ‘재팬 패싱’ 우려 때문에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노퍼 부회장] “For Japan, it’s a catch up and inclusion in the process that is primarily involved in two Koreas, China and the United States…”

북한과 한국, 중국, 그리고 미국이 주로 참여하는 대화에서 일본은 북 핵 6자회담 당사국인데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더불어 배제됐기 때문에 발 빠르게 움직여 이 과정에 참여하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노퍼 부회장은 또 일본이 한국과 더불어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이라는 측면에서 일본의 참여는 이점이 있을 수 있으며 3자 협력에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을 내놨습니다. 현재까지 북한은 일본과 만나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윌슨센터의 고토 시호코 동북아시아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고토 선임연구원] “Right now I think North Korea has a lot of what it already wanted. It has continued to engage with the United States as well as South Korea, China…”

북한은 한국과 중국, 미국과의 계속적인 관여를 통해 이미 원하는 것을 많이 얻었기 때문에 북-일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반면 일본은 안보, 외교적 측면에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고토 선임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고토 선임연구원] “Whatever scenario that the United States might be willing to have accommodate to ensure that NK remains in dialogue…”

미국이 북한을 대화에 머무르도록 하기 위한 시나리오는 어떤 것이 됐든 일본을 취약한 상황에 남겨둘 것이라는 큰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That would seem less likely because North Korea has sort of repeatedly criticized Japan and just today they were talking about Japan should sort of get another apology…”

북한은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등 일본을 줄곧 비판하고 있으며, 납북자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데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해왔다는 겁니다.

반면, 노퍼 부회장은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있지만 시기가 문제라며, 미-북 2차 정상회담 이후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노퍼 부회장] “It’s likely in terms of being a summit between PM Abe and KJU, but the timing is the issue…”

북한은 제재의 영향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해 동북아시아에 걸친 지지를 이끌어내려 하기 때문에 북-일 정상회담 개최는 북한에 상당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일본이 수교할 경우 일본 정부가 북한에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금 명목으로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은 또 북한의 비핵화 이후 사회간접자본 개발에도 적극 참여할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줌왈트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비핵화 과정에서 일본으로부터 원조를 얻고 싶어하기 때문에 북-일 정상회담에 나설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줌왈트 전 부차관보] “From the North Korean perspectives, of course, they would like to see some Japanese assistance which would accompany any kind of denuclearization progress. So, they are reasons why both sides would want to have conversation.”

줌왈트 전 차관보는 북-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일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외에 당연히 납북자 문제를 의제로 올릴 가능성이 크지만 해법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납북자 문제에 대한 합동조사를 추진할 수 있겠지만, 북한은 여기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또 북한의 바람대로 일본의 대북 경제 지원이 의제로 다뤄질 수 있지만 납북자 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이 상당한 경제 지원을 약속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납북자 문제와 대북 경제 지원, 안보와 평화체제 세 가지를 동시에 논의하기로 일본과 북한이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줌왈트 전 차관보는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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