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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국군 장비부 제재...쩐다이꽝 베트남 주석 별세


지난 2016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2차대전 승전 71주년 기념 열병식에 S-400 방공 미사일이 등장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6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2차대전 승전 71주년 기념 열병식에 S-400 방공 미사일이 등장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중국 중앙군사위 산하기관에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중국은 즉각 철회하라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사정 살펴보겠습니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병환으로 별세했고요. 미국 항공사들이 중국에서 철수를 검토하는 이야기,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중국군 관련 기관을 제재했다고요?

기자) 네. 미 국무부는 “재무부와 협의를 거쳐, 중국 장비발전부와 그 책임자인 리샹푸 부장에 제재를 부과한다”고 어제(20일) 발표했습니다. 이 기관이 최근 러시아에서 무기를 도입하면서, 미국의 통합제재법(CAATSA)을 위반했다고 제재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장비발전부’가 어떤 기관입니까?

기자) 인민해방군이 쓰는 무기와 장비 구매를 담당하고, 질을 향상시키는 업무를 담당하는 곳인데요. 중국 중앙군사위원회의 핵심 기구입니다. 국무부에 따르면 러시아 방위산업체 ‘로소보론엑스포트(Rosoboronexport)’를 통해 막대한 물량의 무기를 사들였는데요. 특히, 얼마 전 수호이 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미사일 체계를 구매 계약한 것을 국무부가 문제 삼았습니다.

진행자) 제제 대상이 되면 어떤 불이익을 받는 겁니까?

기자) 다른 제재 조치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됩니다. 그리고 장비개발부는 미국에서 수출입 면장을 받을 수 없고요. 앞으로 미국이 관할하는 금융체계에서도 배제됩니다. 또 미국인과 거래할 수 없도록, 재무부의 특별지정인 목록에도 추가되는데요. 리 부장은 여기에 더해, 비자 발급이 정지돼 미국에 올 수 없습니다.

진행자) 미 국무부가 제재 근거로 삼은 ‘통합제제법’은 어떤 겁니까?

기자) ‘미국의 적대세력에 대한 통합제제법(CAATSA)’을 가리킵니다. 러시아· 이란· 북한, 세 나라에 대한 제재를 일괄 규정하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2016년 미국 대선 개입과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때문에 이 법에 포함됐습니다.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으로 발효됐는데요. 미국이 이 법을 근거로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3국을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이번 조치에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제재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행위는 국제관계 기본 규칙을 심각히 위반한 것”이라면서, “즉시 잘못을 바로잡고, 조치를 거둬들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는데, 미국 정부는 어떻게 봅니까?

기자) 이번 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제재의 궁극적 목표는 러시아가 손해를 보게 하려는 것”이고, “특정국가(중국)의 방위 능력을 약화시키려는 게 아니”라고 전화브리핑에서 밝혔는데요. 국무부는 이번 제재 조치 대상으로 중국 장비발전부와 리샹푸 부장 외에, 러시아 정보 분야 33개 개인과 단체도 포함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와 무기를 거래한 나라가 중국만은 아니잖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로코나 알제리, 이집트 같은 나라들도 러시아와 군사 거래를 하지만, 이들 나라는 미국의 대테러 활동에 협력하고 있다고 'CNN'을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설명했는데요. 중국이 제재 대상이 된 것은, 미국과 무역 대치에 대한 압박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설했습니다. 또한 터키에 대한 경고로도 풀이할 수 있는데요. 중국이 구매한 러시아 S-400 미사일 체계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최초로 터키가 도입하기로 추진중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무기를 파는 당사자인 러시아도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네. 이번 조치는 중국과 이미 체결한 계약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러시아 상원 국방위원회 프란츠 클린트세비치 의원이 말했습니다. "수호이 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미사일 거래가 계획대로 진행될 걸 확신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장비들은 중국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베트남 국가주석이 별세했군요?

기자) 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오늘(21일) 오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쩐 주석은 “국내외 의료진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심각한 질환’으로 108 군사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베트남 중앙의료보건부가 발표했는데요. 베트남 의회는 다음달 쩐 주석의 후임을 선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심각한 질환이라면 어떤 건가요?

기자)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인터넷 사회연결망(SNS) 등에 쩐 주석의 건강 이상설이 돌았는데요. 한동안 공식석상에 나오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직접 만나는 등 얼마 전까지 외부 활동을 했는데요. 당시 안색이 좋지 않은 모습이 취재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별세한 쩐 주석,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베트남의 ‘2인자’였습니다. 베트남은 중국이나 북한과 마찬가지로 ‘선당체제’, 당을 우선으로 삼는 나라라, 공산당의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이 권력서열 1위이고요. 쩐 국가주석이 그 다음이었습니다. 외교·국방을 담당하면서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했는데요. 2016년 4월에 국가주석으로 공식 선출됐습니다. 61세였는데요. 임기는 2021년까지로, 아직 절반 정도가 남은 상태였습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관계는 어땠습니까?

기자) 쩐 주석 재임 중 미-베트남 관계는 어느 때보다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 받습니다. 취임 직후인 2016년 5월에 바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는데요. 40년 넘게 이어진 무기금수를 해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쩐 주석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 소식을 알렸는데요. 미국과 베트남 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들어가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풀이됐습니다.

진행자) 무기금수 해제가 상징적 사건이라는 건, 왜죠?

기자) 베트남 전쟁에서 맞서 싸웠던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조치였기 때문입니다. 그해 10월, 베트남 정부는 종전 후 처음으로 미 군함이 기항하도록 허용했고요. 곧바로 미 해군 7함대 미사일 구축함 '존 맥케인'함이, 베트남전 당시 미군 핵심 기지였던 깜라인만을 방문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평화봉사단(Peace Corps) 베트남 파견도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어떤가요?

기자) 관계 발전 양상은 계속됐습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방문했는데요. 쩐 주석과 회담에서 120억 달러가 넘는 신규 교역·투자에 합의했습니다. 또, 미국산 미사일과 주요 무기체계를 상당 규모 베트남에 판매하기로 한 것으로 현지 언론이 보도했는데요. 특히 지난달, 베트남전 전쟁포로였던 존 맥케인 미 상원의원이 별세했을 때는, 당시 적국 장교였음에도, 응우옌 꾸옥 끄엉 전 주미 대사를 비롯한 베트남 주요 인사들이 추모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미국과 베트남 관계가 가까워지는 배경,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대내적으로는 베트남의 경제개발 요구, 대외적으로는 중국을 견제하는 문제가 큽니다. 베트남은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경제발전이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인데요. 제조업 육성을 통한 수출, 또 관광· 문화 사업으로 외화 수입을 늘이는 두 갈래로 경제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양쪽 모두에서 미국의 투자가 상당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투자, 어떻게 진행 중입니까?

기자) 상당수 미국 의류· 소비재 업체들의 공장이 베트남에 있습니다. 미국에서 파는 웬만한 기성복 옷깃을 들춰보면 '메이드 인 베트남'이라고 써있는데요. 또한 ‘MGM’을 비롯한 미국계 호텔과 리조트(휴양시설)가 베트남에서 활발히 운영 중이거나, 새로 건설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미-중 통상 마찰 때문에, 중국에서 돌리던 생산설비를 베트남과 동남아시아로 옮기려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을 견제하는 문제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중국의 군사적 확장에 미국·베트남 두 나라가 함께 대응하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쩐 주석은 올해 2월 전화 회담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에 공조하기로 뜻을 모았는데요. 미국은 곧장 핵 항공모함 ‘칼빈슨’함 전단을 보내 베트남 중부 다낭 항에 기항하도록 했습니다. 베트남 통신은 “양국 군사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 문제를 이야기할 때도 베트남이 자주 거론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산국가이자 전쟁 상대였던 베트남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은 북한이 따라야할 사례로도 꼽히는데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의 개방과 개발을 지원해 베트남처럼 만들자는 이른바 ‘베트남 모델’이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됐습니다.

지난 7월 중국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의 아메리칸 탑승 수속 카운터 주위에 여행객들이 모여있다.
지난 7월 중국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의 아메리칸 탑승 수속 카운터 주위에 여행객들이 모여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요즘 중국 항공사들이 항공기 증편에 매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 최대 항공사인 '남방항공'이 오는 2035년까지 보유 항공기 수를 지금보다 2배 더 많은 2천 대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탄왕응 최고경영자가 이번 주 초 광저우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앞으로 3년 안에 남미 노선을 열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는데요. 중국 남방항공은 아시아 최대, 세계 6위의 항공사입니다.

진행자) 현재 남방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가 몇 대나 됩니까?

기자) 지난 8월 기준, 여객기와 화물기를 포함해 786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탄왕응 최고경영자는 오는 2020년까지는 항공기 1천 대, 2035년까지는 2천 대를 보유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20년이면 해외로 나가는 중국인 관광객이 2천만 명이 될 것이며 이는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중국 항공사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남방항공의 경쟁사인 ‘에어 차이나’는 약 720 대, ‘중국동방항공’은 남방항공에 조금 못 미치는 750여 대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 두 항공사 모두 중국 관광업계의 호황에 힘입어 그동안 매우 공격적으로 항공기 증편과 신규 노선 확보에 나서왔습니다. 미국 보잉사는 향후 20년 간 중국 항공사들이 구매할 비행기가 약 8천 대, 1조2천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미국의 항공사들은 중국 항공시장 철수를 검토 중이라고요.

기자) 네,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델타' 등 미국의 대형 항공사들이 중국 항공사들의 항공기 증편을 계기로 2020년에는 중국 항공시장에서 완전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델타와 유나이티드는 이미 중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을 줄인 상황이고요. 아메리칸 항공도 10월부터 미국 시카고와 중국 상하이를 오가는 직항편 운항을 중단합니다. 대형 항공사는 아니지만 '하와이항공'도 10월 초,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가 끝나는 시점부터 호놀룰루와 베이징 직항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항공사들이 노선을 줄이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항공유의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수익성은 떨어지면서 이윤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하와이항공의 베이징-호놀룰루 노선 탑승률은 50%에 그치는 등 미국 항공사들의 중국행 노선의 수익성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중국 당국의 타이완 표기 수정 요구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중국 민항총국은 지난 4월, 미국 항공사들을 포함해 40여개 외국 항공사들에 대해 타이완을 국가로 표기하지 말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들 3대 항공사들은 지난 7월, 중국의 요구를 수용했습니다.

진행자)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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