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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문재인, 2차 미북 정상회담 견인 위해 방북...쉽지 않은 상황"


임종석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남북 정상회담 세부 일정과 주요 진행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종석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남북 정상회담 세부 일정과 주요 진행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이번 평양 방문에서 미-북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을 타개해야 하는 중대한 시험에 직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성공한다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이어질 수 있겠지만, 실패한다면 한반도 위기가 다시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AP' 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와 남북 교류·협력 구상을 가속화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핵과 관련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불투명한 의도와 신속하고 분명한 비핵화 진전을 바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증가하면서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문 대통령의 '도박'은 비핵화·평화협정 등과 같은 굵직한 사안과 함께 도로·철도 등 남북 협력 사업을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접근은 남북 관계 개선이 긴장을 완화하고, 열악한 북한 기반시설 개선이 장기적으로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투자라는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핵 무력을 충분히 구축했고, 이제는 경제 발전에 집중할 때라며 문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트럼프 대통령 등과 잇따라 회동하는 등 대외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AP는 이런 구상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미국일지도 모른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군사령부가 지난달 남북의 북측 철도 공동조사 계획을 불허한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또 미국 관리들은 한국이 남북관계에 너무 속도를 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미국의 손길이 식어가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극적인 외교적 진전을 꾀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상봉, 문화·스포츠 교류, 남북연락사무소 개소 등 남북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 내에 동요를 일으키고 최대 압박 전략에 혼선을 초래하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이 되돌이킬 수 없고, 검증 가능한 양보도 없이 미한 연합군사훈련 일시 중단과 같은 '사탕'만 챙겼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오래된 전략적 목표는 미-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김 위원장이 한국 특사단에 말한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 비핵화 완료' 약속을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직접 확인시켜 준다면 의미 있는 진전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수석협상가' 역할을 요청한 것을 언급하며, 이번 방북을 통해 미-북 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한다면 2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다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연내 종전선언을 채택하는 방안을 모색하겠지만, 서둘러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집중하지 않은 채 종전선언을 유엔 연합사 해체와 미-한 동맹 훼손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한국의 전직 외교 고위 관리의 우려를 소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뉴욕타임스는 또 다른 보도를 통해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평가되는 파키스탄을 모방해 '조용한 핵개발'로 전략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여전히 핵연료와 무기를 활발히 제조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나오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핵 전력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이런 전략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고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된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의 전략에서 배운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불안한 두 지도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가교 능력을 다시 시험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은 높은 지지율을 누리는 가운데 진행됐던 4월 판문점 정상회담과는 달리 부동산 가격과 실업률 상승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이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양에서의 상황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연내 종전선언 전망을 높이면서 비틀거리는 미-북 비핵화 협상을 살려내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통신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인용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흔하지 않고, 대담하며, 창의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한국 대통령의 방북단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수십 명이 포함됐다며, 남북 화해 분위기가 상호 경제 협력 강화에 대한 희망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북한이 값싼 노동력과 유리한 지리적 입지, 풍부한 자원 등으로 해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있지만, 현재 미국 등 국제 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인해 대북 사업에는 큰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인들에게 이번 방북은 미래 대북 사업의 기회를 모색하는 차원이라기보다는, 한국 정부에 대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는 경제 분석가의 분석을 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문재인 대통령이 위기에 빠진 1차 미-북 정상회담을 중재한 바 있다며, 이번에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길을 닦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상응 조치로 김 위원장에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도록 설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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