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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미 대북협상가들 “한국, 남북관계에 지나치게 치중…미한 관계 균열 위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과거 대북 협상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던 미국의 전직 외교당국자들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관계에 속도조절을 주문했습니다. 한국이 북한과의 관계에 지나치게 치중한다는 인상을 준다며 남북 간의 진전이 미-한 관계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남북한이 따로 만나 북한이 뭔가 새로운 것을 내놓은 것처럼 전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함께 회동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유감스럽게도 한국 정부는 지나치게 한반도 관계를 발전 시키고 싶어 하는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think South Korea has unfortunately given the impression that they want to go very far on the peninsula relations, I think it’s time for them to make some adjustments to that impression.”

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 겸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
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 겸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

힐 전 차관보는 지난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은 이제 그런 인상을 바꿔야 할 시기가 왔다면서, 다음 주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이 그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South Koreans need to put down a marker to indicate that there’s limit how they can go peninsula relations until there’s a tractions, until there’s progress on the nuclear talks.”

비핵화를 견인하고 관련 대화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남북 관계 진전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한국 정부가 분명히 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 핵 특사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미국이 바라는 속도보다 더 빨리 북한 당국과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 핵 특사.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 핵 특사.

[녹취: 갈루치 전 특사]”We worry that the President Moon is under pressure to proceed quickly with Pyongyang than US would liking. They try to step away from the sanctions and increase the level of engagement with North, but the danger is, the progress that’s been made by North and South would lead something into fracture in the alliance between Seoul and Washington.”

한국은 제재에서 후퇴해 북한과의 관여를 늘리려고 하지만, 남북한이 이룬 진전은 미-한 관계에 균열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동맹 유지에 필요한 요건을 준수하는 데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갈루치 전 특사는 지적했습니다.

전직 관리들은 특히 남북 정상회담이 대북 경제지원의 계기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입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They have to be very careful about agreeing to economic cooperation in ways that would be contrary to the UN security Council sanctions, there are very few steps that South Koreans can take.”

한국정부는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에 어긋나는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합의하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대북제제 틀 안에서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대북 경협 사업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북한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실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신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에 비핵화를 분명히 정의하고 국제적인 검증을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They need to press North Korea to define denuclearization and to accept the international verification for any further steps that North takes…”

앞서 이뤄진 풍계리 핵 실험장 터널 폭파와 서해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 등 북한이 비핵화 조치라고 주장하는 일련의 조치들은 외부의 검증이 없어 진정성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또 한 번의 미-북 정상회담을 요청한 데 주목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When President Moon Jae In meets with Kim Jong Un, he can encourage Kim Jong Un to accept the American Proposal as a condition for holding for next Trump and Kim summit.]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원한다면 핵 신고서 제출 등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설득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 힐 전 차관보는 북한과의 양자회담 보다는 다자회담이 더 유리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think it would be better if US and South Korea, if they are going to meet again with North Korea, they should meet together rather than have South Koreans come back and say that North Koreans said something new, in fact they really didn’t.”

힐 전 차관보는 한국이 남북 정상회담을 끝낸 뒤 북한이 뭔가 새로운 것을 내놓은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지 못하게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만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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